野 부울경 의원들 "호남 반도체 투자 근거 밝혀야... 명백한 지역 차별"
"국가전략산업에 정치가 개입" 반발
입지 평가표, 전력·용수 계획 공개해야

정부의 서남권 반도체 투자 발표에 국민의힘 부산·울산·경남(부울경) 지역 국회의원들이 "국가전략산업에 정치가 개입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들은 정부 투자 관련 입지 평가표와 전력·용수 대책을 즉각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부울경 지역 의원 일동은 30일 국회에서 "균형발전이라는 명분 아래 국가 명운이 걸린 전략산업의 입지가 정치적 일정과 표심에 의해 왜곡되어서는 안 된다"며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호남의 발전이나 특정 지역의 성장을 반대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라면서도 "반도체 생산거점은 부지, 전력망, 용수, 소부장 생태계 등 장기적인 산업적 검토가 필수적임에도 이번 발표는 대통령의 발언 이후 졸속으로 기획된 '포퓰리즘' 의혹이 짙다"고 지적했다.
특히 의원들은 반도체 공장의 핵심 인프라인 전력 안정성 문제를 집중 제기했다. 이들은 "24시간 가동돼야 하는 첨단 반도체 공장에 재생에너지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하다"며 "고리·신고리·새울 원전 등 세계적 수준의 원전 시스템과 원전 제조 생태계를 갖춘 부울경을 배제하고 호남을 선택한 구체적인 근거가 무엇인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를 향해 △입지 평가표 즉각 공개 △하루 소요 취수원 및 관로 등 용수 확보 계획 공개 △대기업 이사회 및 주주 보고 여부 확인 등을 요구했다. 의원들은 "정부는 기업이 자발적으로 판단했다고 하지만 부울경을 비롯한 타 지역과의 비교 검토 데이터를 국민 앞에 공개해야 할 것"이라며 "그렇지 않다면 이는 행정독재이자 기업 팔 비틀기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지역 정치권을 향한 비판도 이어졌다. 의원들은 "정부와 여당의 눈치를 보며 지역의 백년대계가 걸린 국책 프로젝트에 단 한마디도 못 하고 있는 신임 부산·울산 광역단체장들의 행태는 무능하다"며 "전임 시장의 업적 지우기에만 혈안이 될 것이 아니라 지역 경제의 돌파구 마련에 실적으로 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이재명 정부가 호남에는 수백조 원의 투자를, 충청에는 데이터센터를 약속하면서도 부울경에는 '피지컬 AI'라는 알맹이 없는 구호만 던지며 지역을 차별하고 있다"며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과 부울경의 미래 경제 권리를 지키기 위해 국회 차원의 검증과 대안 마련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동렬 기자 d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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