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권 반도체 전력·용수 총력전…원전 수명 늘리고 하수 재처리까지 총동원 [Pick코노미]

주재현 기자 2026. 6. 30. 0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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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2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 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이제는 반도체와 전기가 국가 전략의 핵심이 되는 시대"라며 "전기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해서 태양광·풍력·원전과 소형모듈원전(SMR), 그리고 액화천연가스(LNG)의 수소 전환과 같은 모든 에너지원을 총동원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원전과 햇빛과 바람으로 만드는 전기국가 시대가 오고 있다"며 "깨끗하고 안정적인 전기로 반도체 팹과 AI 데이터센터, 피지컬 AI로 움직이는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서남권 반도체 거점이 들어설 광주·전남 지역의 경우 원전과 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전력이 풍부한 것은 사실이다.

서남권 반도체 거점이 들어설 나주평야 일대는 이미 생활·공업 용수 수요의 73%를 섬진강 유역 주암댐과 동복댐 등에서 끌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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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메가 프로젝트 국민보고회]
AI 에너지 인프라 방안 발표
재생에너지 고삐, 한빛원전 수명연장
“12차 전기본에 원전 신설” 의사도
지역별 차등요금제로 기업 비용 완화
발전·다목적댐에 하수 재처리도 활용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후보지로 거론되는 광주 첨단3지구 일대 전경. 광주일보 제공

정부의 ‘3대 메가 프로젝트’에 필요한 전력과 물을 공급하기 위한 기후에너지환경부의 대책은 ‘총력전;으로 요약된다. 900조 원을 넘게 쏟아붓는 호남 반도체 생산 거점과 세계 최대 수준이 될 18.4GW(기가와트) 규모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모두 전기와 물을 막대하게 소비하는 인프라다. 정부는 기존 원전과 재생에너지 등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은 물론 신규 원전 건설에도 속도를 내기로 했다. 수자원 역시 다목적댐·발전용댐의 용수는 물론 하수까지 재활용해 미래 산업을 뒷받침할 계획이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2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 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이제는 반도체와 전기가 국가 전략의 핵심이 되는 시대”라며 “전기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해서 태양광·풍력·원전과 소형모듈원전(SMR), 그리고 액화천연가스(LNG)의 수소 전환과 같은 모든 에너지원을 총동원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원전과 햇빛과 바람으로 만드는 전기국가 시대가 오고 있다”며 “깨끗하고 안정적인 전기로 반도체 팹과 AI 데이터센터, 피지컬 AI로 움직이는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서남권 반도체 거점이 들어설 광주·전남 지역의 경우 원전과 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전력이 풍부한 것은 사실이다. 한국전력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광주·전남 지역의 총 발전량은 72.8TWh(테라와트시)로 소비량(43TWh)의 1.7배에 달했다. 정부는 2035년까지 전남 지역에 보급할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는 총 37.8GW여서 서남권 반도체 거점의 팹 4기를 운영하는 데 필요한 발전 설비(6.3GW)를 상당 수준 상회하고 있다. 또 전남 신안군에만 11GW까지 들어설 해상풍력은 낮보다 밤의 발전량이 높아 태양광발전의 단점을 보완한다.

기후부는 태양광발전소의 간헐성 문제는 원전으로 보완할 방침이다. 전남 영광군에는 총 6기의 원전을 운영하고 있는 한빛원자력본부(총 6GW)가 있다. 1980년대부터 상업운전을 시작한 한빛원전은 지난해 1호기를 시작으로 올해는 2호기의 설계수명이 만료돼 계속운전을 신청할 예정이다. 2035년부터는 한빛 3~6호기도 순서대로 설계수명을 다하게 된다. 기후부는 이와 같이 설계수명이 다된 원전의 계속운전을 허가해 기존 설비를 최대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뿐만 아니라 정부는 원전을 추가로 더 건설하겠다는 의사도 내비쳤다. 강훈식 청와대 비서실장은 이날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원전 내용이 포함될 것”이라며 “9년에서 10년 정도 걸리는 원전 건설을 앞당기는 것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11차 전기본에서 2038년까지 신규 대형 원전 2기와 SMR 1기를 신설하기로 한 데 이어 2040년까지의 계획이 담기는 12차 전기본에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이 추가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렇게 원전을 재생에너지와 함께 쓰면 전력망 품질 악화의 우려도 잠재울 수 있다. 재생에너지만 활용하면 주파수와 전압이 불안정할 수 있지만 거대한 터빈을 돌리는 원전이 전력망에 기저 전원 역할을 하면 안정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계획대로 하반기에 지역별 차등 요금제가 시행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와 함께 지방에 입주하는 기업들은 전기요금 혜택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문가들은 정부가 짠 계획대로 발전 설비를 공급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라고 경고했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재생에너지를 산업 설비에 활용하려면 에너지저장장치(ESS)를 대규모로 구축해야 하는데 비용이 막대해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또 지산지소형 분산형 전력망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354㎸(킬로볼트)급 변전소를 확충하거나 설비를 개선해야 하는데 이미 글로벌 변압기 시장은 수요 과잉 상태로 진입해 새로 주문해도 제품을 받는 데 수년이 소요되는 형편이다. 해상풍력 역시 전용 항만과 설치선 등 인프라 보급이 관건인데 제시간에 보급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우려다.

하루 65만 톤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되는 용수 공급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는 게 정부의 분석이다. 윤석대 수자원공사 사장은 이날 보고회에서 “저희가 서남권에 확보한 댐의 여유량이 하루 40~50만 톤 가량 된다”며 “여기에 각 지방 정부가 운영하는 댐, 농업용 댐, 한국수력원자력의 발전용 댐 등을 활용하면 하루 30만 톤 이상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남권 반도체 거점의 하루 공업용수 수요량이 하루 65만 톤인데 그 이상을 공급할 자신이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하수처리장의 물을 재활용 하는 방식까지 동원할 수 있다는 것이 수공의 입장이다. 앞서 김 장관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영산강·섬진강 유역에는 7개 댐에 15억 톤의 물을 저장할 수 있고 여기서 나오는 용수는 하루 337만 톤에 달한다”며 용수 부족 논란을 일축한 바 있다.

한편 이 과정에서 지역 간 갈등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서남권 반도체 거점이 들어설 나주평야 일대는 이미 생활·공업 용수 수요의 73%를 섬진강 유역 주암댐과 동복댐 등에서 끌어오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반도체 설비에는 초순수라고 불리는 깨끗한 물이 필요해 하수 재이용 등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영산강·섬진강 유역은 한강 유역에 비해 좁아 국지적 가뭄에 취약하다는 점도 문제다. 실제 2023년 봄, 광주·전남 지역에 유난히 예년에 비해 적은 비가 내리자 핵심 식수원인 주암댐과 동복댐의 호수가 바닥을 드러낸 바 있다. 당시 두 댐의 저수율은 20%를 밑돌아 광주시는 시민에게 제한 급수까지 검토해야 했다.

용수 문제는 이미 반도체 팹이 들어서고 있는 경기 용인 지역이나 정부가 AI 데이터센터 건설을 공언한 지자체도 고민해야 할 문제다. 경기 남부는 한강 수계에서 다소 동떨어져 있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도 팔당댐으로부터 47㎞에 달하는 통합용수 관로를 설치해 물을 끌어온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이날 보고회에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용수가 아슬아슬하다”며 “예측하지 못할 장기 가뭄이 발생하면 어떻게 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AI 데이터센터 부지로 거론된 울산과 강원도 동해의 경우 5대 강 유역에서 벗어나있어 별도의 용수 공급 대책이 필요하다. 울산은 지역 하천 상류에 설치된 사연댐·대곡댐·대암댐·선암댐의 물에 차적으로 생활·공업 용수 공급을 의존해왔으나 온산 공단 지역에 공업용수가 부족해지자 39㎞의 관로를 설치해 낙동강 물을 끌어 쓰는 형편이다. 강원도 동해안의 지자체 역시 지역 하천의 물을 우선적으로 쓰고 있어 국지적 가뭄이 발생할 경우 물 부족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 지난해 강릉 지역은 한여름에도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아 시민들에게 제한 급수를 실시한 바 있다.

주재현 기자 jooj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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