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무한 크로스’에 일본 선수비 롱볼 대응, 이게 월드컵의 전술 싸움 [월드컵 와치]


[뉴스엔 김재민 기자]
'상황 불문, 목적 불문 전술이 똑같은 게 말이 됩니까'
브라질과 일본의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전 경기가 6월 3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브라질이 후반 추가시간 가브리엘 마르티넬리의 추가골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두 팀 감독이 후반전 전술 변화와 교체 카드로 가져간 머리싸움이 흥미를 끄는 경기였다.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과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은 상대 변화에 맞추는 전술 변화를 보여줬다.
전반전이 일본의 1-0 리드로 끝났다. 일본은 미들 블록에서 종횡 간격을 좁힌 수비 대형을 형성해 브라질의 중앙 침투 루트를 봉쇄했다. 중앙에서 상대 실수가 나오면 역습으로 매끄럽게 전개했고, 이 패턴으로 사노 가이슈가 선제골을 넣었다.
브라질을 이끄는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은 AC 밀란, 첼시, 레알 마드리드 등 세계적인 구단을 지도하며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만 5회 우승을 달성한 현역 최고의 명장. 그는 전반전 종료 후 곧바로 해법을 찾았다.
후반 시작을 앞두고 교체 카드가 나왔다. 안첼로티 감독은 전반전 도중 근육 통증을 호소했던 미드필더 루카스 파케타를 빼고 공격수 엔드릭을 투입하며 전방 숫자를 늘렸다.
공격 패턴도 완전히 바꿨다. 전반전 브라질은 패스 연계를 활용해 측면에서 중앙으로 볼을 이동시키려 했다. 그러나 일본이 선제골 이후 세워놓은 수비 블록이 견고했다. 브라질은 확률 낮은 중거리 슈팅만 쏘다가 전반전을 마쳤다.
브라질은 후반 시작부터 측면에서 문전으로 곧바로 크로스를 때려 넣었다. 후반 초반부터 성과가 나왔다. 6분 브루노 기마랑이스의 강력한 헤더, 후반 9분 다닐루의 다이빙 헤더 모두 결정적인 찬스였다. 결국 후반 11분 카세미루가 헤더로 동점골을 넣었다.
이에 일본은 양쪽 윙백을 모두 교체하며 맞섰다. 일본의 윙백으로 선발 출전한 도안 리츠, 나카무라 케이토는 본래 측면 공격수다. 2선 공격수의 양과 질이 모두 뛰어난 일본은 양쪽 윙백에도 공격수를 배치해, 공격 시 효율을 높이는 방식을 써 왔다. 지금껏 일본의 '백3'는 공격 숫자를 늘리기 위한 포메이션이었다. 사실상 '백5'나 다름 없는 고전적인 '백3'가 아니다.
그러나 브라질이 측면에서 단순하게 1대1 드리블 경합과 크로스 플레이를 걸자 양쪽 윙백을 수비 자원으로 교체했다. 교체 투입된 스가와라 유키나리, 스즈키 준노스케 모두 측면 수비수를 소화한 선수들이다. 이어 전방에는 장신 공격수 마치노 슈토를 넣었다. 일본이 자랑하는 원터치 연계 플레이가 아닌 선수비 후 롱볼 전개로 한방을 노리겠다는 심산이다.
브라질의 무한 크로스, 일본의 선수비 후 롱볼 모두 두 팀이 기존에 플랜 A로 쓰는 방식이 아니다. 그러나 월드컵 레벨에서는 상대 전술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플랜B, 플랜C는 즉각 대응으로 나와야 한다. 브라질이 후반전 들어 공격 패턴을 바꾸지 않았다면, 일본이 이에 대응해 양쪽 윙백을 바꾸지 않았다면 경기 결과가 많이 달랐을 수도 있다.
상대 수비 전술이 어떻든, 압박 시작점이 어디든, 혹은 우리가 지금 골을 넣어야 하는지, 한 골을 지켜야 하는지를 고려하지 않고 기존 패턴만 고수하는 건 전술이 아니다. 당연히 그런 식으로 전술을 준비한 감독이 월드컵을 '철저하게 준비'했다고 말한다면 어불성설이다.(사진=카를로 안첼로티 감독,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
뉴스엔 김재민 jm@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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