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하닉이 담합해 가격 올랐다"…집단소송 제기한 美소비자들
"4년 간 가격 700% 끌어올렸다"
과거 'D램 가격 담합' 사례 지적도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메모리 가격 담합 혐의로 미국에서 일부 소비자로부터 소송을 당했다. 현지 소비자들은 세 기업이 인공지능(AI)용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 확대를 명분으로 범용 D램 공급을 의도적으로 줄여 가격을 끌어올렸다고 주장했다.

원고들은 전 세계 D램 대부분을 생산하는 이 세 기업이 2022년부터 공급량과 가격을 담합해 지난 4년간 가격을 약 700%나 끌어올렸다며 소를 제기했다.
이들은 HBM로의 전환을 핑계 삼아 D램 공급량을 줄였다고 주장했다. 원고들은 “D램 과점 기업들이 HBM으로의 전환과 DDR3 및 DDR4의 단종을 조직적으로 조율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이 맥북·아이패드 등 IT 완제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이 직접적인 금전적 피해를 입게 됐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최근 애플이 대대적인 제품 가격 인상을 단행한 것이 소송을 제기하게 된 계기라고 덧붙였다.
또한 원고 측은 소장에서 삼성전자 등의 과거 가격 담합 사례를 지적하기도 했다. 앞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SK하이닉스의 전신)는 지난 1999∼2002년 사이 미국 시장에서 D램 가격을 담합해 올린 혐의로 미 법무부로부터 각각 3억 달러와 1억8500만달러의 벌금을 부과받은 바 있다.
현재까지는 작은 규모의 소송이지만 만약 법원이 원고들의 주장을 받아들여 집단소송을 정식 승인할 경우 규모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
원고를 대리하는 담합 전문 로펌인 바테이던은 D램이 탑재된 제품을 구매한 일반 소비자와 기업 전체를 대변하는 집단소송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바테이던은 과거 구글의 디지털 광고에 담합 혐의를 제기해 승소한 전력이 있다. 최종적으로 원고들이 집단소송에서 승소하면 피소 기업들은 손해액의 3배를 배상해야 한다.
다만 투자은행(IB) 제프리스 등 업계는 이번 소송이 적어도 올해 말까지는 메모리 가격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권혜미 (emily00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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