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 강진 닷새간 1450명 사망…‘부실 대응’ 정부 집계 불신 커져

최경윤 기자 2026. 6. 29.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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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자 생환 기원 지난 27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의 수도 카라카스에서 한 남성이 연쇄 지진으로 실종된 사람들의 사진과 정보가 표시된 화면 앞을 지나가고 있다. AFP연합뉴스

전날보다 20명 증가, 부상자 감소
33명 구조 발표에도 정국 ‘혼란’
야권 지도자 마차도는 “곧 귀국”

연쇄 강진이 발생한 베네수엘라에서 수색·구조 작업이 닷새째 이어지고 있다. 인명 구조의 ‘골든타임’인 72시간이 지난 가운데 당국은 28일(현지시간) 생존자 33명을 추가로 구조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호르헤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국회의장은 이번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1450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날보다 20명 늘어난 수치다. 부상자는 3150명, 붕괴한 건물은 774채, 피난민은 1만2721명으로 파악됐다.

야당이 운영하는 실종자 신고 웹사이트에 접수된 실종자는 약 5만명이다. 다만 민간 웹사이트에 신고된 비공식 실종자 수는 7만명을 넘었다.

지난 24일 발생한 규모 7.2와 7.5의 연쇄 강진 이후 당국은 닷새째 수색·구조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 파견된 구조대원 2600여명과 구조견 130여마리가 잔해를 수색하고 있다. 시민들도 자발적으로 나서 드릴과 망치로 콘크리트를 깨며 수색·잔해 정리를 돕고 있다. 일부 시민들은 피해 지역에 전달할 구호품을 모으고 있으며, 수도 카라카스에 있는 병원을 중심으로는 헌혈 캠페인도 벌어지고 있다. 광고를 내보내던 도심 대형 전광판은 실종자 정보를 공유하는 게시판으로 바뀌었다.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은 이날 33명이 추가로 구조됐다고 밝혔다. 카라카스 북쪽 카라바예다에서 건물 잔해 3m 아래 갇혀 있던 11세 소년 모이세스가 구조됐다. 86시간 동안 매몰됐던 60세 여성 벨키스 호세피나 바레토 가르시아와 생후 11개월 된 영아도 극적으로 목숨을 건졌다.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은 구조 영상을 엑스에 공유하며 “희망을 잃지 않는 한 불가능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로드리게스 임시정부의 재난 대응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지진 발생 이후 응급구조 체계의 미비와 구조 작업에 투입할 중장비 부족 문제가 드러난 데다 정부의 공식 피해 집계에 대한 불신도 커지고 있다. 당국이 이날 발표한 사망자 수는 전날보다 20명 증가한 반면 부상자 수는 오히려 88명 감소했다. 인권 비정부기구 프로베아는 시민사회단체와 국제기구의 현장 접근을 허용하라고 촉구했다.

이 가운데 지난해 말부터 국외 체류 중인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가 강진을 계기로 조만간 귀국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마차도는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귀국 시점에 관해 “때가 왔다”고 말했다.

정부 대응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국제사회의 지원은 확대되고 있다. 유엔은 이날 라과이라주에 야전병원 3곳을 설치했고, 미국은 해군 상륙정을 통해 라과이라항에 구호물자를 전달했다. 또 지진으로 폐쇄된 카라카스 인근 시몬 볼리바르 국제공항의 운영 재개를 지원하기 위해 공군 병력 130명을 파견했다. 유럽연합(EU)도 베네수엘라 피해 지역에 긴급 지원금 500만유로(약 87억6000만원)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여진은 계속되고 있다. 이날 오전에도 규모 4.2와 4.5의 지진이 잇따라 발생했다.

최경윤 기자 ck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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