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리밸런싱 유예 만료 ‘D-1’···하반기 코스피는 ‘박스피’?

이승용 기자 2026. 6. 29.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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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말부터 코스피 급등하면 기계적으로 국내 주식 매도해야
신영證, 코스피 지수 8175 이상일 때 허용범위 초과 추정
外人, 리밸런싱 대비해 선제적 매도로 이달에만 41兆 현금화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국민연금의 리밸런싱 유예 조치가 6월말로 만료되는 가운데, 국민연금의 매물 출회가 국내 증시에 얼마나 영향을 끼칠지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국민연금이 당장 다음달부터 매물을 쏟어내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지만, 외국인들은 국민연금 리밸런싱에 앞서 코스피에서 선제적으로 매도에 나서고 있다.

일각에서는 코스피가 급등하면 국민연금이 기계적으로 주식을 매도해야 하기에 올해 하반기에는 당분간 횡보장이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 국민연금 리밸런싱 재개 'D-1'···外人 매도는 지속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6.56포인트(0.2%) 하락한 8394.65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는 오전 내내 약세를 보이며 장중 8100선까지 밀렸다. 하지만 오후 들어 기관이 갑자기 대거 매수에 나서면서 한때 상승 전환했다가 결국 약보합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에서 외국인들은 약 7조4273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들은 이달 들어 코스피에서만 41조3350억원을 순매도하고 있다.

외국인들의 코스피 순매도가 이어지는 배경으로는 6월말을 앞두고 포트폴리오 조정과 더불어 국민연금의 리밸런싱 유예 조치 만료를 앞두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움직임이 꼽힌다. 외국인들은 국민연금이 리밸런싱 과정에서 국내 주식 매물을 쏟아내기 전에 미리 선제적으로 차익 실현에 나서는 것이다.

국민연금은 이달말부터 리밸런싱을 재개할 예정이다. 국민연금의 리밸런싱 원칙은 매년 정해지는 5년 단위 중기 자산배분 계획을 기준으로 정해지며 여기에 전략적자산배분(SAA)과 전술적자산배분(TAA)을 혼용해 세부 비중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SAA는 자산시장의 가격변동으로 오차가 발생하더라도 이를 허용하는 한도고 TAA는 자산을 운용하는 매니저가 시장의 흐름에 따라 자신의 재량 범위 내에서 투자 비중을 바꿀 수 있는 한도다. 특정자산의 비중 합산이 허용 한도를 넘어서면 무조건 기계적으로 매도해야 하는 것이 그동안의 리밸런싱 원칙이었다.

지난해 5월 국민연금 기금위는 2026년 자산군별 목표 비중을 ▲해외주식 38.9% ▲국내채권 23.7% ▲대체투자 15.0% ▲국내주식 14.4% ▲해외채권 8.0%로 결정했다.

올해 국내 주식 목표치는 14.4%였지만 새해 들어 코스피 급등세가 이어지면서 2월 말에는 실제 비중이 24.5%까지 상승했다. 당초 국민연금은 기계적으로 허용한도를 초과하는 국내 주식을 매도해야 했지만 기금위는 올해 초 회의를 열고 국내 주식 비중을 14.9%로 0.5%포인트(p) 높였고 허용 한도가 넘어도 기계적으로 매도를 하지 않도록 한시적으로 리밸런싱 조치를 6월말까지 유예했다.

이어 지난달 28일에는 국내 주식 목표 비율을 기존 14.9%에서 20.8%로 5.9%포인트 추가 상향했고 SAA 허용범위도 기존 ±3%포인트(P)에서 ±6%P로 확대했다. 전술적자산배분(TAA) ±2.0%p까지 더하면 국민연금은 국내 주식을 최대 28.8%까지 담을 수 있게 됐다.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뿅망치'로 코스피 횡보장 만드나

6월말 국민연금의 리밸런싱이 재개되면 국민연금은 원칙에 따라 코스피가 급등할 때마다 기계적으로 매물을 쏟아내야 한다. 이에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매도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신영증권은 6월 말 기준 코스피가 8500일 경우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비중이 29.6%에 달하고 9000일 경우 30.8%에 이를 수 있다고 추정했다. 이는 국내 주식 허용 상단인 28.8%를 웃도는 수준이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올해 3월말까지 포트폴리오 현황과 적절한 벤치마크를 사용하여 계산해 보면 국내 주식은 6월말 코스피지수 8175pt 이상일 때 최대 SAA+TAA 허용범위(28.8%)를 초과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민연금은 이달 코스피가 9000선을 넘어서자 리밸런싱 유예 조치가 여전함에도 충격을 완화하기이 위해 선제적으로 국내 주식을 매도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가 사상 처음 9000을 넘어선 이달 18일 당시 연기금은 코스피에서 하루에 3921억원 규모를 순매도했다. 코스피가 9000 이상을 유지한 다음날인 19일에도 5277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이달 들어 연기금이 코스피에서 순매도한 금액은 2조5061억원에 달한다.

조 연구원은 "5~6월 연기금의 2조원대 순매도 등 선제적인 움직임이 확인됐다"며 "국민연금은 국내 주식에서 TAA 활용을 보수적으로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에 절반 수준(±1.0%p)만으로 보수적 운용시 국내 주식 허용한도가 27.8%일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국민연금의 이 같은 리밸런싱 원칙이 지켜지면 하반기 코스피 급등은 쉽지 않을 수도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연금이 포트폴리오를 조정해서 시장 안전판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국민연금으로서도 차익실현이 중요하기에 단숨에 매물폭탄을 쏟아내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조 연구원은 "국민연금이 당장 7월부터 단시일 내에 '매도 폭탄'을 쏟아낼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무리하고 단순한 추측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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