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폭우 말고 또 주의해야 할 것 ‘날씨 괴담’···기후 불안 파고든 불청객[점선면]

신주영 기자 2026. 6. 29.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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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사실들): ‘한 달 내내 비’ 가짜뉴스였다
선(맥락들): 어려운 예측, 커지는 불안
면(관점들): 모두가 ‘비’를 피할 수 있도록
서울에 호우특보가 발효된 지난해 9월 서울 종로구 광화문네거리에서 우산을 쓴 한 시민이 옷이 젖은 채 걸어가고 있다. 한수빈 기자

6월도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어느덧 한 해의 절반이 흘렀네요. 그런데 통상 6월 중하순이면 찾아오는 장마 소식이 아직입니다. 어떻게 된 걸까요?

올해는 ‘지각 장마’가 찾아온다고 해요. 기상관측망이 전국에 확충된 1973년 이후 세 번째 ‘7월 장마’가 될 전망입니다. 이 같은 이상기후가 반복되면서 날씨 예측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어요. 오늘은 이 불확실성을 파고든 ‘날씨 괴담’에 대해 짚어보고, 재난 정보 격차에 대해서도 함께 생각해보겠습니다.

점(사실들): ‘한 달 내내 비’ 가짜뉴스였다

더위와 폭우. 여름이면 짝꿍처럼 찾아오는 두 불청객에 일기예보를 자주 들여다보게 됩니다. 여름에 찾아오는 불청객이 또 하나 있죠. 바로 가짜뉴스입니다.

이번 여름을 앞두고는 ‘한 달 내내 비’ 같은 허위정보가 SNS 등을 통해 퍼졌습니다. 포털사이트에 검색하면 지금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을 정도입니다. ‘올해 30일(한 달) 기온이 무려 45도 이상일 것’이라는 메시지가 확산되기도 했는데, 3년 전에도 온라인상에 같은 내용이 돌아다녔다고 합니다.

기상청은 “현재의 기상정보 기술력으로 가능한 예보는 최대 10~12일 전망”이라며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몇 달치의 일 최고기온이나 강수량은 예측할 수 있는 객관적 자료가 없다는 거예요.

선(맥락들): 어려운 예측, 커지는 불안

날씨 관련 가짜뉴스가 반복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어요. 기후변화로 날씨 예측이 점점 어려워지며 일기예보에 대한 신뢰가 낮아지고, 기후위기 관련 불안이 커졌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홍진규 연세대 대기과학과 교수는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날씨 관련 가짜뉴스는 ‘공포 마케팅’이라고 지적했어요.

기상청은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가짜뉴스에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어요. 현행법에 따르면 기상예보는 기상예보업에 종사하는 사람만 할 수 있고, 위반 시 벌금·과태료 부과도 가능해요. 이미선 기상청장은 “지금까지 (과태료 등을) 부과한 적은 없다”며 “최근 관련 지침을 새롭게 만들었으며 법률 검토 등을 받은 뒤 제재를 시행할 계획”이라고 했어요.

면(관점들): 모두가 ‘비’를 피할 수 있도록

기상 관련 정보는 단순히 ‘오늘 우산을 챙길까 말까’의 문제가 아닙니다. 폭염·집중호우·태풍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정보이자, 농·어민들에겐 생업과 직결되는 정보이기도 합니다. 이를 바꿔 말하면, 허위로 조작되거나 사견이 개입된 날씨 정보가 유통됐을 때 그만큼 피해가 크다는 뜻입니다.

잘못된 날씨 정보를 골라내고 시시각각 양질의 정보에 접근하면 좋겠지만 그리 쉬운 일이 아닙니다. 특히 디지털 정보에 실시간으로 접근하기 어려운 계층은 더욱 취약합니다. 일례로 기상청은 홈페이지 등을 통해 초단기강수예측을 제공하고 있는데요. 디지털 기기 사용에 서툰 어르신들은 이를 실생활에 활용하기 어렵습니다.

이주노동자도 재난정보 사각지대에 놓여 있습니다. 강은미 전 정의당 의원은 “생명과 안전에는 국적이 따로 있을 수 없다”며 이주노동자에게 자국어 긴급재난문자 알림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어요.

안전재난문자, 방송 등 언론매체에 의존하는 기존 재난대응 시스템을 손질해 정보 격차를 줄여야 합니다. 특히 재난대응은 무엇보다 신속성이 중요합니다. 기상청이나 중앙정부만 바라보고 있을 것이 아니라 각 지역 사정에 걸맞은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노력도 필요합니다.

기술적 진일보로 더디지만 변화가 시작되고 있어요. 재난취약계층 가구에 실시간 음성정보를 송출하는 수신기를 설치하는 등 각 지자체에서는 사각지대 해소에 나섰습니다. 행정안전부는 안전디딤돌 앱에서 지원하는 언어를 기존 3종에서 22종으로 확대해, 국내 체류 외국인 중 97%가 자신이 사용하는 언어로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했어요.

더위와 비, 산사태와 눈 등이 휩쓸고 간 자리엔 항상 ‘재난 불평등’이라는 씁쓸한 말이 남았습니다. 기후위기로 인해 불확실성이 커진 시대, 정보 격차를 줄이는 것은 불평등 해소의 출발점이 될 것입니다. 양질의 정보는 우리가 가짜뉴스의 덫에 걸리지 않도록 도와줄 것이고요. 이번 장마철엔 모두가 비도 피하고, 가짜뉴스도 피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하나를 보더라도 입체적으로” 경향신문 뉴스레터 <점선면>의 슬로건입니다. 독자들이 생각해볼 만한 이슈를 점(사실), 선(맥락), 면(관점)으로 분석해 입체적으로 보여드립니다. 매주 월·수·금요일 오전 7시, 하루 10분 <점선면>을 읽으면서 ‘생각의 근육’을 키워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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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주영 기자 j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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