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 사퇴 적절했나... 남은 의문들
득점력 부재와 전술 한계 드러난 대표팀
임기 남기고 물러난 홍명보 감독의 선택
반복된 실패 속 한국축구 구조적 과제 부상

홍명보 감독은 29일 멕시코 사포판 훈련장에서 대표팀 사령탑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히며, 모든 책임을 자신에게 돌렸다. 임기 종료를 채우지 못한 조기 퇴진이었다.
한국 대표팀은 이번 대회 A조에서 1승 2패, 승점 3점에 그치며 3위로 조별리그를 마감했다. 32강 진출의 분수령이었던 3차전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경기에서 0-1로 패하면서, 마지막 희망까지 사라졌다.
경기 내용 역시 득점력 부재와 수비 집중력 저하가 동시에 드러나며 경쟁력을 입증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피하기 어려웠다. 공격 전개 과정에서는 세밀함이 부족했고, 결정적인 순간마다 마무리 능력의 한계가 반복됐다.
홍 감독은 2024년 대표팀 지휘봉을 잡을 당시 2027년 아시안컵까지의 장기 프로젝트를 약속받았다. 그러나 월드컵이라는 가장 중요한 무대에서 조기 탈락이라는 결과가 나오면서, 계획은 절반도 진행되지 못한 채 멈춰섰다.
그는 2014 브라질 월드컵 당시에도 대표팀 부진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경험이 있어, 이번 사퇴는 두 번째 자진 퇴진이라는 점에서도 상징성이 크다. 지도자로서의 커리어에서 반복된 선택은 결과 중심의 대표팀 운영 구조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이번 사태는 개인의 책임으로만 귀결되기 어려운 문제를 함께 안고 있다. 대표팀 운영 과정에서 전술의 일관성 부족, 선수 기용의 안정성 논란, 대회 직전까지 이어진 전력 점검의 불완전성 등이 복합적으로 지적된다.
특히 국제 대회에 대비한 장기적인 전력 강화 계획이 실제 경기력으로 연결되지 못했다는 점은 구조적 한계로 꼽힌다. 또한 유럽파 선수 의존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국내 리그 기반의 경쟁력 약화도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한국 축구가 반복적으로 국제 무대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흐름 역시 이번 결과와 맞물린다. 세대교체 과정에서의 공백, 전술 다양성 부족, 위기 상황에서의 대응력 부족은 꾸준히 지적돼 온 과제다. 이번 탈락은 이러한 문제들이 개선되지 않은 상태에서 다시 한번 드러난 사례로 평가된다.
대표팀은 이제 새로운 감독 선임과 함께 재정비 과정에 들어갈 전망이다. 그러나 단순한 지도자 교체만으로는 같은 문제의 반복을 막기 어렵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전력 구조 개편, 유소년 시스템 강화, 리그 경쟁력 회복 등 장기적 접근이 병행되지 않는다면 국제 경쟁력 회복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 축구는 또 한 번의 실패 앞에서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