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2.told] “결과는 감독 책임” 홍명보의 질의응답 없는 기자회견, 이게 책임지는 자세?

[포포투=정지훈(멕시코 과달라하라)]
“선수들이 노력을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감독의 책임이다.” 최악의 졸전이었던 남아공전을 마치고 홍명보 감독은 ‘책임'이라는 단어를 언급했다. 그러나 질의응답이 없는 기자회견이 전부였다. 과연 이게 책임지는 자세일까?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월드컵 국가대표팀은 지난 25일(한국시간) 멕시코 누에보레온주 과달루페에 위치한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조별리그 A조 3차전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에 0-1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이날 패배로 한국은 승점 3점에 머물며 조 2위 확정에 실패했고, 3위로 떨어졌다.
비기기만 해도 2위를 확정할 수 있는 경기였지만, 홍명보호는 차려 놓은 밥상을 걷어차 버렸다. 1-2차전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며 손쉽게 조 2위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 예상됐지만, 경기 초반부터 주도권을 내주며 끌려갔다. 결국 무기력한 경기력 속에서 선제골을 내줬고, 최악의 졸전 끝에 충격적인 패배를 기록했다.
기적 같은 32강 진출을 바랐지만, 기적은 없었다. 홍명보호는 각 조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총 9가지 경우의 수 중, 3가지를 충족하면 32강에 진출할 수 있었다. 그러나 단 1개밖에 충족하지 못하면서 결국 32강 진출에 실패했다. 최종 순위는 34위. 32개국이 경쟁한 예전 대회 기준으로 따지면 본선 진출도 해내지 못한 거나 마찬가지고, 한 마디로 최악의 성적이었다.
최악의 성적을 거둔 홍명보 감독이 29일 오전 12시 30분(한국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의 베이스캠프에서 월드컵에 대한 공식 입장문을 발표하며 자진 사퇴했다.
이 자리에서 홍명보 감독은 “먼저 대한민국 축구를 사랑해주시고, 한국 대표팀을 응원해주시는 국민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저는 오늘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의 감독 자리에서 물러나려고 한다”며 자진 사퇴했다.
이어 “대한민국 대표팀을 맡는 것은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제게 맡겨진 책임을 끝까지 다하는 게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했다. 저는 대표팀 감독을 하면서, 이 선택이 대한민국 축구를 위한 일인지 같은 질문을 계속해왔다. 모든 판단이 옳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모든 판단은 한국 축구를 위한 일이었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며 사퇴의 소감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홍 감독은 “이 자리에서는 설명보다는 책임을 말씀드리려고 한다. 국민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적을 거둔 것에 대한 모든 책임은 감독에게 있다. 끝까지 함께 해준 선수단, 코칭스태프, 지원스태프 등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저는 오늘 대한민국 대표팀의 감독을 내려놓지만, 한국 축구에 대한 마음까지 내려놓은 것은 아니다. 한국 대표팀이 다시 국민들의 신뢰를 받는 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응원하겠다”면서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기자회견이었지만, 질문을 할 수 없었다. 홍명보 감독은 종이에 쓰인 입장문만 전하고, 회견장을 떠났다. 이번 대회 동안 홍명보 감독은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고 했고, 이번 입장문에서도 ‘책임’이라는 단어가 등장했다. 그러나 자신이 말한 ‘책임’은 사퇴서 한 장으로 끝나버렸고, 이번 대회에서 뭐가 부족했는지,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에 대한 답은 들를 수 없었다.
과연 사퇴문 한 장이 책임을 지는 자세일까? 많은 것을 묻고, 듣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과연 이번 월드컵의 실패가, 책임이라는 단어가 이 사퇴문 한 장으로 끝내는 게 맞는지 의문이다.

정지훈 기자 rain7@fourfourtwo.co.kr
ⓒ 포포투(https://www.fourfourtwo.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Copyright © 포포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