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증축하랬더니 재건축”… 유시민 참전으로 더 격해진 명청대전

노석조 기자 2026. 6. 29.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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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전대 앞두고 내전 치달아
與 청년 당선자 워크숍에 참석한 김민석·정청래 김민석(왼쪽) 국무총리가 28일 경기 광주시 한 리조트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6·3지방선거 청년 당선자 워크숍에서 축사를 마치고 자리로 돌아오고 있다. 이어 정청래 전 민주당 대표가 연설을 하기 위해 단상으로 향하고 있다. /박성원 기자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권 주자인 김민석 국무총리와 정청래 전 대표가 28일 경기 광주에서 열린 민주당 청년 당선인 워크숍에 나란히 참석했다. 정 전 대표가 8·17 전당대회 출마를 위해 대표직을 사퇴한 뒤 두 사람이 공개 석상에서 만난 건 처음이다. 두 사람은 겉으로는 웃으며 인사했지만, 6·3 지방선거 평가 및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문제 등을 두고는 엇갈린 입장을 내며 신경전을 벌였다.

김 총리는 축사에서 “안타깝게도 이번 선거 결과에서 살짝 삐끗한 대목이 있었다”며 “어떻게 해야 삐끗했던 우리 당을 곧추세우고 다시 승리하고 집권할 수 있을지 대화하고 싶다”고 했다. 최근 김 총리는 서울시장 선거 패배 등의 책임을 정청래 지도부 탓으로 돌린 바 있다. 하지만 정 전 대표는 이같은 주장에 대해 “우리는 지방선거에서 3192명을 공천했고 2294명이 당선됐다. 72%의 당선”이라며 강하게 반박했다. 그는 “이번 경선은 권리당원들이 공천을 했다. 민주적 국민정당이 됐다”고 했다.

김 총리와 정 전 대표는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와 관련해서도 공개적으로 기싸움을 벌였다. 김 총리는 지난 25일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최종 입장은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라며 관련 법안 처리가 늦어지는 것을 여당 지도부의 문제라고 말했었다. 김 총리는 당시 “5월에 그걸 처리하려고 했지만 당의 요구로 연기된 것”이라고 했다.

그래픽=백형선

이에 대해 정 전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 총리의 ‘5월 처리 제안’ 주장에 대해 “정부 TF안은 보고받은 적 없고, 5월 처리 제안을 받은 기억도 없다”고 했다. 그는 “한병도 원내대표에게도 물어보니 본인도 특별히 제안받은 기억이 없다고 한다”고 했다. 그러자 김 총리는 정 전 대표 주장에 대한 입장을 묻는 취재진에 “5월 중 처리하려고 했던 것은 사실”이라며 “당 지도부에 전달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재반박했다.

또 다른 당권 주자인 송영길 의원도 이날 정 전 대표를 정면 비판했다. 송 의원은 전북 전주에서 열린 당원들과의 타운홀 미팅에서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기 특보를 1000명 임명하는 당 대표가 어디 있느냐”며 “특보로 임명된 사람이 전부 시의원, 구의원, 기초단체장으로 출마할 사람이었다. 완전한 불공정 경선 아니냐”고 했다. 그는 “정 전 대표 측근이 아니면 당무에서 거의 배제되고 최고위원도 자기들끼리만 한다”며 “민주당이 사당화되는 것은 절대 용납될 수 없다”고 했다.

민주당 당권주자들은 친노 핵심인 유시민씨가 “사람들이 원하는 건 증축인데 대통령은 재건축을 하려고 했던 것 같다. 자신감이 지나쳤던 것 아닌가”라고 한 발언을 두고도 의견이 갈렸다. 최근 여권 내 명청 갈등은 김 총리와 송 의원을 미는 친명계와 정 전 대표를 지원하는 친노·친문 세력 간 대결로 번지는 가운데, 유씨의 이 대통령을 향한 작심 발언을 계기로 양측의 갈등은 더 격해지는 양상이다.

앞서 유씨는 지난 26일 공개된 김어준씨의 유튜브에서 이 대통령의 중도·보수 확장 노선을 비판했다. 이 대통령 지지율 하락 원인으로는 검찰개혁 지연, 문재인 전 대통령 폄하 논란, 조국혁신당과의 통합 불발, 평택을 재선거 공천 등을 들기도 했다. 그는 “검찰개혁은 집권 1년이 넘도록 아직 다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했고, 인사 문제에 대해선 “문재인을 까면 가산점을 받는다는 ‘문까산점’이라는 말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친명 성향 온라인 공간에서 문 전 대통령, 조국 전 대표, 김어준씨, 정 전 대표, 유씨 등을 묶어 ‘문조털래유’라고 부르는 것을 두고 “입만 열면 문조털래유 공격을 한다”고 했다.

김민석 총리는 “내가 어떤 대통령을 만들었다는 식의 과잉된 자신감”이라며 유씨를 겨냥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을 비판하는 태도는 절제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 “민주 세력을 지키면서 외연을 확장하는 노력은 김대중 대통령을 포함해 다들 해왔다”며 이 대통령을 옹호했다. 방미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송영길 의원도 취재진을 만나 “어려울 때일수록 더 흔들리지 않고 힘을 모아 대통령을 지키는 게 코어 지지층이 아닌가”라고 했다. 친명계 정진욱 의원은 페이스북에 “세입자인 대통령이 감히 내 건물을 재건축한다고 하는 것”이라며 “주인이 국민으로 바뀐 지 오래건만 건물주라 철석같이 믿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정 전 대표는 “지금은 서로 말을 아껴야 할 때 같다”며 유씨 발언과 관련해 확전을 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취재진의 관련 질문에 “김대중 대통령을 지지했던 사람들, 노무현 대통령을 지지했던 사람들,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했던 사람들이 바통을 이어받아 이재명 대통령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네 분을 지지했던 사람들이 대통합해야 한다”고 했다.

당 안팎에서는 여권의 갈등이 단순한 당권 경쟁을 넘어 이 대통령의 외연 확장 노선을 둘러싼 ‘뉴이재명’ 신주류와 친노·친문·친청 세력 간 노선 대결로 번지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한 여권 관계자는 “유씨의 이번 발언은 단발성 비판이 아니라 친명 신주류에 대한 누적된 문제의식의 표출”이라며 “정 전 대표 쪽 지지층 결집에 일정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했다. 민주당 한 의원은 “내전 수준의 싸움으로 가고 있기 때문에 누가 당대표가 되더라도 내상이 상당할 것”이라며 “그래서 열린우리당 시절 분당 기억을 꺼내는 사람이 많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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