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조’서 살아남은 딸부자 아빠 “야권 통합 가교 되겠다”

배성규 기자 2026. 6. 28.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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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의 Q] 6·3 평택을서 역전승 국민의힘 유의동 의원
재보선의 왕자? 토박이로 어필
집안에 여자 5명, 세 딸엔 완전 乙
오세훈·한동훈·이준석 두루 친해
‘동시다발 통합’ 코디네이터 역할
행선지 없는 국힘 버스 다시 설계
국민의힘 유의동 의원은 지난 24일 조선일보 본사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흩어진 보수를 통합하고 쇄신하는 데 가교 역할을 마다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장련성 기자

6·3 경기 평택을 재선거는 이른바 ‘죽음의 조’였다. 조국·김재연·황교안 등 전·현직 당대표가 3명이나 출마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점찍은 ‘명픽 후보’(김용남)도 있었다. 이 싸움에서 국민의힘 유의동 의원이 이길 가망은 별로 없어 보였다. 하지만 예상을 뒤엎고 개표 막판 대역전승을 거뒀다. 주변에선 “지옥에서 살아 돌아온 남자” “재·보궐 선거의 왕자”라고 했다. 2014년 첫 재·보선 때 여권 거물을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이번엔 범여권 대선 주자와 당대표를 눌렀다.

유 의원은 친화력이 좋다. 스스로도 “웬만하면 다 친하다”고 말한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한동훈 의원, 이준석 대표, 심지어 친윤 인사들과도 가깝다. 그래서 향후 야권 통합을 이끌 적임자로 꼽힌다. 본인도 ‘동시다발적 통합’의 코디네이터 역할을 마다하지 않겠다고 했다.

평택 토박이인 그는 세 딸의 아빠다. 아내와 모친까지 5명의 여성을 ‘모시고 산다’. 딸만 보면 행복하다는 딸바보다. 하지만 늘 잘 나간 것은 아니다. 총리·국회의원 보좌진 생활을 하다 사업을 시작했는데 부도가 났다. 죽고 싶은 때도 있었다. 지난 총선에선 고배를 마셨다. 그래서 철들고 겸손해졌는지도 모른다고 했다. 유 의원은 “행선지 없는 버스처럼 갈 길 잃은 국힘을 재건하고 야권을 통합하는 가교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평택을 위한 정치’로 5파전 승리

-치열한 5파전 지옥에서 살아 돌아왔다.

“타지역 출신인 다른 당 후보들은 주로 중앙 정치를 얘기했다. 하지만 나는 평택 토박이다. 평택 미군 기지 정문 앞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시종일관 평택 발전론을 내세웠다. 정치를 위해 평택을 선택한 사람이 아니라 평택을 위해 정치를 선택한 사람을 선택해 달라고 했다. 이재명 정부를 위한 의석은 충분하니 평택을 위한 의석을 달라고 했다.”

유의동 국민의힘 경기 팽택시을 국회의원 후보가 지난달 31일 경기 평택시 팽성읍의 한 초등학교에서 열린 총동문 운동회를 찾아 시민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재·보궐 선거의 왕자라던데.

“그런 놀림 많이 받는다. 2014년 재·보선 때 여권 거물인 정장선 전 의원을 이겼다. 운이 좋았고 변화의 바람도 불었다. 당시 김무성 대표가 이틀에 한 번꼴로 평택에 와서 저를 업고 다녔다. 제 능력과 상관없이 신데렐라가 됐다."

-이번에 젊은층이 많은 신도시에서도 선전했는데.

“삼성전자 공장이 있는 고덕 신도시에 인쇄물 등 화력을 집중했다. 20·30대가 필요로 하는 효능감 있는 정책을 내세웠다. ‘국힘은 게으르다’ ‘잘못하고도 고치지 않는다’는 인식을 불식시키려 무던히 노력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3파전으로 이긴 동탄 모델도 벤치마킹했다.”

-조국 전 대표를 꺾었다.

“토론회에서 세게 공격했다. 그의 주장은 내가 이해할 수 있는 알고리즘이 아니었다. 너무 심했나 걱정했는데 주민들 반응이 나쁘지 않았다.”

-조국·김용남 후보가 단일화했으면 힘들지 않았을까.

“진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한 적 없다. 단일화해도 자신이 있었다. 밑바닥 민심은 달랐다. 다만 여론조사에서 뒤지니 참모진이 흔들렸다. 주민들이 ‘그래도 유의동’이라고 응원했다. 그게 선거 구호가 됐다.”

-야권에선 오세훈 서울시장·한동훈 의원과 함께 6·3 선거의 3대 승리로 꼽는다.

“오 시장과 한 의원은 자타가 공인하는 보수의 유력 정치인이자 대선 후보다. 보수를 통합하고 쇄신해서 총·대선 승리의 희망을 보여달라는 요구라고 해석한다.”

김용남 더불어민주당 경기평택을 국회의원 재선거 후보, 유의동 국민의힘 경기평택을 국회의원 재선거 후보, 조국 조국혁신당 경기평택을 국회의원 재선거 후보가 5월 21일 각각 공식선거운동 출정식을 갖고 있다. /뉴스1

닥치고 통합, 유능한 보수 만들어야

-장동혁 대표는 사퇴해야 하나.

“이번 선거는 장 대표에 대한 민심의 심판이다. 책임지고 사퇴하는 게 옳다. 다만 이준석·한동훈 전 대표 사퇴로 인한 후유증이 컸다. 질서 있는 퇴진을 하는 게 좋다. 정점식 원내대표가 잘하고 있다.”

-그래도 물러나지 않는다면.

“다른 복안이 있을 것이다. 최고위원 4명이 집단 사퇴해 장 대표 체제를 끝내는 방안도 불가능하지 않다.”

-장 대표가 물러난다고 근본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니지 않나.

“그렇다. 윤석열 정부 스스로 대선 승리를 이끈 선거 대연합을 깨뜨렸다. 뿔뿔이 흩어지고 자멸했다. 무너진 보수 연대를 회복해야 한다. 복당과 합당, 통합 전당대회를 통해 새로운 리더십을 세워야 한다.”

-유승민 전 의원의 정치적 동지이고 한동훈 전 대표 때 여의도연구원장을 지냈고, 이준석 전 대표와는 바른미래당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계파를 떠나 웬만하면 다 가깝고 친하게 지낸다. 이번에 제가 낸 1호 법안에 한 의원과 이 대표가 자연스럽게 공동 발의자로 참여했다. 김기현 전 대표가 주도하는 의원 모임엔 바로 가입했다. 내가 정책위의장으로 김 전 대표를 보좌했다. 오 시장 쪽과도 가깝다. 한 의원, 이 대표와도 자주 얘기하는데 보수 통합에 적극 동참할 것으로 기대한다.”

-유 의원이 통합의 코디네이터로 적임자 아닌가.

“마다하지 않겠다. 소임을 맡겨주면 흩어진 보수를 하나로 모으는 데 적극적으로 가교 역할을 할 것이다.”

-한동훈 복당과 이준석 합당은 어떻게 하나.

“따로따로 합치기보다는 한동훈과 이준석, 장외 태극기 세력까지 한꺼번에 동시다발적으로 모이는 게 좋다. 이미 공감대는 형성돼 있다.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에너지가 모일 것이다. 늦어도 내년 상반기 내에 통합 전당대회가 치러져야 한다.”

-수도권에서 4선 이상 중진은 유 의원 포함 5명뿐이다. 영남당 이미지 벗어날 수 있나.

“청년·수도권 정당으로 가려면 인사가 첫 단추다. 젊고 새로운 인사들을 계속 발굴해서 총선에 내세워야 한다. 또 2030을 위한 정책도 중요하다. 많은 국민이 국힘이 어디로 가려는지 알 수 없다고 지적한다. 행선지도 안 붙이고 무조건 국힘 버스에 타라고 한다. 보수의 가치가 무엇인지, 행선지가 어디인지 정책과 법안을 통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게 보여줘야 한다. 갈 길 잃은 국힘을 재설계해야 한다. 그러려면 정책 개발이 중요하다. 특히 대한민국 공동체를 위협하는 양극화와 격차 해소, 저출산·고령화 등 핵심 현안에 대한 해법을 찾아야 한다. 새로운 보수의 정책 노선을 구체화하는 공약 택배 서비스 같은 노력이 필요하다.”

-국힘이 총선에서 이길 수 있나.

“반드시 과반을 해야 한다. 그러려면 과감한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 닥치고 통합해야 한다. 보수가 국정에 유능하다는 걸 다시 인정받아야 한다.”

與 당권 전쟁, 李 정부 지옥문 열 것

-이재명 정부 1년을 평가한다면.

“정치 구호만 있고 국민 삶은 나아진 게 없다. 국가 경쟁력은 떨어지는데 일방적 노동 정책과 ‘코스피 9000’ 구호뿐 성장 전략이 없다. 그러면서 삼전닉스에 호남 투자 압박만 한다. 첨단 전략 산업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다. 모든 걸 표로만 판단한다.”

-여권의 당권 싸움이 점입가경이다.

“민주당은 이미 심리적 분당 상태다. 대통령이 직접 나섰으니 친명 후보가 당권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곧 지옥문이 열릴 것이다. 정청래 전 대표와 친노·친문 측이 경선에서 진다면 당 밖으로 이탈할 수 있다. ‘조국 보트’가 옆에서 대기 중이다. 이번 6·3 선거 때도 친명과 친청·친문 세력 간에 갈등이 심했다. 유세 현장에서 보니 친문은 조국 후보를 지원하더라.”

철없던 시절 유의동에 꿀밤 주고파

-이한동 전 총리 비서를 지냈는데 왜 정치를 시작했나.

“대학원에서 정치학을 전공했는데 너무 역동적이고 재미있었다. 실전에서 해보고 싶어서 비서 일을 시작했다. 멀리서 불구경할 때는 멋있는데 가까이 가서 보니 너무 뜨겁고 무섭더라. 철없이 들어왔다가 호되게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지금도 부족하지만 나름 작은 지혜도 생기더라.”

-갑자기 정치를 접고 사업을 시작했다가 실패했다.

“제가 (정치든 사업이든) 준비되지 않은 사람이었다. 남들이 하는 건 다 쉬워보였다. 건축 자재 사업을 했는데 자본도 정보도 없었다. 호되게 실패하고 부도를 맞았다. 한 때 죽고 싶은 마음에 나쁜 생각도 했었다. 고난을 이겨낼 마음의 근육이 없었다. 현실의 한계, 나의 수준과 능력 부족을 뼈저리게 느꼈다. 과거 싸가지 없고 철 없던 유의동에게 꿀밤을 주고 뺨 한대 때리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런 시행착오를 통해 많이 배웠다. 어른이 되고 겸손해진 것 같다.”

유의동 국민의힘 경기 팽택시을 국회의원 후보가 지난 4일 오전 경기 평택시 안중읍에 위치한 선거사무소에서 당선이 확실해지자 환호하고 있다. /뉴스1

난 대통령감 아닌 킹메이커?

-딸이 셋이라고 들었다.

“집안에 딸 셋, 어머니와 아내까지 여성만 5명이다. 세 딸이 26·28·30살이다. 얘들한텐 내가 을(乙) 중의 을(乙)이다. 어떻게든 딸 마음을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그런데 어머니와 아내에겐 자꾸 요구만 하지 마음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해 미안하다. 사실 우리 형제가 젊었을 때 어머니 속을 많이 썩였다. 딸도 귀한 집안이었다. 그래서 딸 낳기만 소원했는데 진짜 두 살 터울로 셋을 낳았다. 딸들을 보면 너무 행복하다.”

-정치인으로 꿈이 뭔가. 대통령인가.

“역대 대통령들은 임기 마치고 불행했다. 자신의 역량과 자질이 대통령에 적합한지 충분히 살피지 못했다. 승부로만 보고 도전했다가 실패한 것이다. 준비가 안 된 사람이 많았다. 과거엔 선출직 정치인으로서 최고의 정점에 도전하고 도박하고 싶은 꿈이 있었다. 철딱서니 없었을 때의 생각이다. 하지만 나는 대통령 할 역량이 안 된다. 감이 아니다.”

-그럼 킹메이커가 되고 싶나.

“좋은 재목들을 찾아 돕는 역할을 하고 싶다. 참모 역할로도 충분하다. 다만 원내대표는 꼭 도전하고 싶다. 국회에서 합리적으로 타협하고 토론하고 다음 총선 준비도 하고 싶다.”

☞유의동

유의동 의원은 1971년 경기 평택에서 태어나 한국외국어대와 캘리포니아주립대(석사)를 졸업했다. 이한동 전 국무총리 비서를 거쳐 박근혜 대선 캠프 팀장을 지낸 뒤 2014년 평택을 재·보선에서 당선됐다. 바른미래당 대변인,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여의도연구원장 등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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