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 32강행 막차 결국 못 탔다
‘타력 진출’에 희망을 걸며 굴욕적으로 사흘을 보낸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이 끝내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조기 탈락했다.
한국은 월드컵 조별리그 마지막 날인 28일 멕시코 과달라하라 숙소에서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한국은 각 조 3위 12개 팀 중 10위로 밀려 상위 8개 팀에 주어지는 32강행 막차 티켓을 확보하지 못했다.
한국은 첫 경기인 체코전에서 2-1로 힘겹게 역전승했다. 공동 개최국 멕시코와의 2차전에서 공격적으로 달려들지 못한 채 0-1로 패한 게 아쉬웠다. 한국은 비기기만 해도 A조 2위로 32강에 오를 수 있는 3차전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졸전 끝에 0-1로 졌다.
1승2패, 승점 3점, 2득점 3실점으로 득실차 -1. 그래도 조 3위 12개 팀 중 8위 안에 포함돼 32강에 들어갈 수 있으리라 기대할 만한 성적이었다. 그런데 이후 사흘 동안 이어진 다른 조 경기에서 하위 팀들이 잇따라 승리하면서 3위 팀들 중 한국 순위는 조금씩 떨어졌고 끝내 커트라인을 통과하지 못했다. 한국이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건 1954년 스위스, 1986년 멕시코, 1990년 이탈리아, 1994년 미국, 1998년 프랑스, 2006년 독일, 2014년 브라질, 2018년 러시아 대회에 이어 이번이 9번째다.
최종 순위 34위…역대 최악 성적
이번 대회에서 처음으로 참가국이 48개국으로 확대된 가운데 한국의 최종 순위는 34위다. 이 또한 역대 최악의 성적이다. 종전 최저 순위는 1998 프랑스 월드컵 때의 30위였다.
2002 한·일 월드컵 당시 주장으로 4강 신화를 이끈 홍명보 감독은 감독으로 지휘한 2014년 브라질 대회(1무2패)에 이어 이번에도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해 지도자로 또 한 번 오점을 남겼다. 대회를 불과 1년 앞두고 지휘봉을 잡은 브라질 월드컵과 달리 이번에는 개막 2년 전에 선임돼 충분한 준비 시간이 있었다. 홍 감독은 선임 과정의 공정성 논란 여파에 응원받지 못했고 흩어진 팬심은 대회가 시작되고도 한데 모이지 않았다. 선수들도 프로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형편없는 플레이를 했고 의욕조차 잃은 듯 열정도 없어 보였다. 팬들로부터 신뢰를 잃은 대한축구협회도 쇄신이 불가피해졌다.
이번이 4번째 월드컵인 손흥민(LAFC)은 예상외로 부진한 모습을 보인 끝에 공격포인트 ‘제로’에 그쳤다. 한 골만 넣으면 안정환, 박지성을 넘어 한국인 월드컵 최다 4골을 기록할 수 있다는 기대도 사라졌다. 홍 감독은 29일 현지에서 월드컵 결산 기자회견을 한 뒤 선수들과 함께 과달라하라를 떠나 미국을 경유해 3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과달라하라(멕시코)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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