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기업이 곧 일자리… TK, 기업 유치 사활 걸어라
대구·경북(TK)의 청년 유출이 지역의 존립을 위협하는 수준이다. 한국인구학회 연구 결과에 따르면 경북에서 태어난 청년 10명 가운데 6명 이상이 35세 이전 고향을 떠난다. 일자리가 없으니 사람이 떠나고, 사람이 떠나니 지역은 더욱 쇠퇴하는 악순환이다. 청년 문제의 해법은 복지나 지원금 나눠주기가 아니라 '좋은 기업'과 '좋은 일자리'에 있다.
그런 점에서 최근 정부의 국가 미래산업 재편 방향은 매우 우려스럽다. 정부와 청와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호남권 초대형 반도체 투자 계획을 공개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투자 규모가 워낙 커 공개될 숫자들이 매우 낯설 것"이라고까지 했다. 정부가 사실상 반도체 산업의 광주·호남 '몰빵'을 강조하고 있다. 국가 전략산업이 특정 지역으로 쏠리는 동안 TK는 미래산업 지도에서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국민의힘 TK 국회의원 전원이 "지역 역차별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하지만 소 귀에 경 읽기다. TK는 풍부한 산업용수와 전국 최고 수준의 전력 공급 능력, 신규 원전 건설에 따른 에너지 경쟁력까지 갖춘 곳이다. 이런데도 정부 투자 정책에서 외면당하고 있다.
기업이 최고의 일자리 정책이라는 사실은 세계가 이미 입증했다. 대만 TSMC가 가오슝에 반도체 공장을 세우자 청년 고용과 임금이 상승했고, 떠났던 인구가 다시 유입되기 시작했다. 국내에서도 삼성디스플레이가 들어선 충남 아산은 인구가 20만 명에서 40만 명으로 두 배 늘었고, 평균 연령은 서울보다 훨씬 젊은 도시로 변모했다. 기업이 도시의 운명을 바꾼 것이다.
반대로 기업 투자가 멈춘 지역은 청년도 함께 떠난다. 산업 경쟁력이 약해지면 신규 일자리는 줄고, 청년은 수도권으로 향한다. 지금 TK가 겪는 현실이 바로 그것이다. TK는 기업 유치에 지역의 명운을 걸어야 한다. 반도체와 AI, 미래 에너지, 첨단 제조업을 유치하기 위한 총력전이 필요하다. 정부는 국가 전략산업을 정치적 고려가 아니라 객관적 입지와 국가 경쟁력이라는 기준으로 배분해야 한다. 지역 정치권과 경제계, 대학도 한목소리로 미래산업 유치에 나서야 한다. 기업이 곧 일자리이고, 일자리가 곧 지역의 미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