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상 최악 순위 경신' 韓 축구 대굴욕, '48팀 중 34위' 참가국 확대로 드러난 민낯... '변명불가' 비참한 현실 [월드컵 현장 이슈

월드컵 조별리그 마지막 날까지 홍명보호의 편이 아니었다. K조 경기에서 콩고민주공화국이 우즈베키스탄을 3-1로 완파하며 한국의 경우의 수가 사라졌고, J조의 알제리마저 오스트리아와 접전 끝에 3-3으로 비기면서 홍명보호의 월드컵 순위가 폭락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0-1로 굴욕적인 패배를 당한 홍명보호는 9개의 경우의 수 중에서 무려 3개나 들어맞아야 턱걸이 생존이 가능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시나리오가 처참하게 빗나갔고, 오직 스페인이 우루과이를 1-0으로 꺾은 단 한 개의 결과만 한국의 뜻대로 움직였을 뿐이다.
이로써 문턱이 대폭 낮아진 사상 첫 48개국 체제에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마주한 최종 성적표는 34위라는 역사상 최악의 대굴욕으로 기록됐다. 12년 전 브라질에서의 실패를 거울삼아 명예회복을 노렸던 홍명보 감독의 꿈은 한국 축구 역사에 가장 부끄러운 대참사로 남게 됐다.

첫 단추를 잘 꿰고도 자멸했다. 체코전 승리 이후 홍명보호는 지나치게 소극적인 운영으로 일관하더니 멕시코전(0-1)에서는 치명적인 실책으로 실점을 헌납하며 무너졌고, 비기기만 해도 조 2위 직행이 가능했던 남아공과 최종 3차전에서는 무기력한 졸전 끝에 0-1로 참패했다. 전술 부재와 공수 붕괴 속에 2경기 연속 무득점 패배를 자초하며 자력 진출 루트를 통째로 날려버린 것이다.
참패의 충격 속에서도 홍명보 감독은 남아공전 다음 날 베이스캠프 인터뷰에서 "어떻게든 팀을 다시 만들어야 한다. 아직 끝난 게 아니다. 남은 기간 잘 추슬러 32강에서 좋은 성과를 낸다면 선수들도 다시 박수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끝까지 대안 없는 낙관론을 펼쳤다. 허나 기술적 원인조차 찾지 못한 채 몬테레이의 무더운 날씨 등 환경 탓만 늘어놓는 사이 대표팀의 생명줄은 완전히 끊어지고 있었다.

무려 8년 만의 굴욕이다. 한국의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은 1954 스위스, 1986 멕시코, 1990 이탈리아, 1994 미국, 1998 프랑스, 2006 독일, 2014 브라질, 2018 러시아 대회에 이어 역사상 9번째다. 2002년 한일 대회 4강 신화로 처음 토너먼트를 통과한 이후 2010년 남아공, 2022년 카타르(이상 원정 16강) 대회에 이어 통산 4번째이자 2회 연속 토너먼트 진출을 노렸던 한국 축구는, 2018년 러시아 대회 이후 8년 만에 조기 탈락이라는 비극을 마주하게 됐다.

과달라하라(멕시코)=박건도 기자 pgd1541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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