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커버스토리] 중동전·환율·금리 '포화' 휩싸인 소비자물가...2026 하반기 최대 관건
원자재 조달비용의 '물가 전이' 불가피

물가 불안이 민생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올해는 예년과 달리, 외부 변수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 중동전쟁과 환율, 미국 통화정책 등의 가시지 않는 불확실성이 국내 소비자물가 자극의 주 원인이다.
지난 4개월간 지속돼 온 중동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종전을 기약한다는 양해각서를 비웃듯, 이스라엘의 레바논 영토에 대한 공습은 계속됐다. 이달 하순에는 페르시아만 일대에서 미군-이슬람혁명수비대 간 드론 공격·보복까지 난무하고 있다.
전쟁 장기화에 따른 골칫거리 중 하나가 원자재·원재료의 수급이다. 석유로 만드는 제품의 공급이 여전히 원활하지 못하다. 수급 비정상이 당초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각종 수입 제품과 국내 재가공 제품의 가격이 뛸 수밖에 없는 구조로 흐르는 모습이다.
다행히 국제유가가 6월 중순 이후 주춤하는 모습이다. 국내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도 두 달여 만에 처음으로 리터(ℓ)당 2000원 선 밑으로 내려왔다. 그러나 유가 폭등에 국내 산업계가 입은 타격은 이미 심각하다. 원자재·원재료 조달 비용이 크게 늘었고 석유류가 쓰이는 제품에 대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 소비자물가 상승으로의 전이가 예상되는 대목이다.
또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잡음은 언제든 무력 충돌로 번질 수 있고, 이에 유가의 재폭등 가능성이 사라졌다고 보기도 어렵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란이 휴전 합의를 또다시 위반한 대가로, 미군 항공기가 좀 전에 이란의 미사일·드론 보관시설 및 연안 레이더기지 등에 타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미 달러화 대비 원화는 원래 자리가 어디였나 싶을 정도의 초약세다. 1500원대 중반을 넘보는 환율도 언제부턴가 거부감마저 무뎌지는 형국이다.
5만 달러짜리 어느 외국산 상품을 환율 1300원일 때 6500만 원에 구매할 수 있었다면 이제 1000만 원 넘는 돈을 더 내야 살 수 있다. 7690만 원까지 올라 있다. 같은 상품인데 우리 돈의 가치 하락이 빚은 결과다.
여기에, 퍼지고 있는 미국 기준금리 인상론은 환율의 추가 상승 우려를 낳는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내 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올해 5월 미국 개인소비지출 물가지수가 3년1개월 사이 최고인 4.1%에 달했다. 금리를 올릴 명분이 갖춰진 셈이다.
미국 금리가 오르면 강 달러 국면이 뒤를 잇는다. 국내에 유입됐던 외국인 자금이 대거 빠져나갈 수 있고, 이 경우 원화는 더 치명적인 약세로 빠져드는 처지에 놓인다.
올해 하반기, 국내에선 이른바 '물가와의 전쟁'이 전개될 공산도 충분하다. 정부가 최근 내비친 언질에서 그 심각성이 읽힌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26일 비상경제본부 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민생물가 안정에 1조 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재정은 농축수산물 할인을 비롯해 필수생계비 부담 경감, 고유가 피해 소상공인지원 등에 쓰일 예정이다.
구 부총리는 "가용한 수단을 총동원해 하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 이내로 관리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정부는 올해 하반기 운용할 경제성장전략(경제정책방향)에서 물가 관리에 중점을 크게 둘 전망이다. 재경부의 '하반기 경제성장전략' 발표는 다음 달 중순으로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