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번호 예측사기’로 400억 뜯은 전국조직… 재판서 드러난 범죄 전말

‘로또 번호를 예측해주겠다’며 온라인에서 4년간 조직적으로 사기 행각을 벌여 피해자들로부터 400억원 가까이를 가로챈 일당의 범행이 재판 과정에서 드러났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조직 우두머리 송모씨는 지난 2018년 10월부터 A씨, B씨, C씨 등을 포섭해 조직을 꾸렸다. 그들에게 부회장, 이사, 센터장, 부장 등의 직급과 역할을 부여하고 사기 범행을 실행할 텔레마케터(TM)도 모집했다.
송씨 일당은 온라인상에 로또복권 당첨번호 예측 사이트를 다수 개설해 유료회원으로 가입하면 당첨 확률이 높은 번호를 제공받을 수 있다며 피해자들을 끌어모았다. 이들은 자신들이 제공한 번호로 당첨된 것처럼 허위로 당첨복권을 위조하고 농협은행에서 발행한 당첨금 지급내역서를 위조해 사이트에 게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복권 추첨 전에 사이트를 통해 회원들에게 예측번호를 전송해 놓은 뒤, 내용을 확인하지 않은 인원만 추려 이들에게 실제 당첨번호를 보낸 양 전송 내용을 수정·조작하는 작업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가입자들이 송씨 일당이 추천한 번호로 복권을 구입했다면 일확천금을 얻었을 것이라는 이른바 ‘심기 작업’의 속임수법을 통해 더 고가의 상품에 가입하도록 유도하는 치밀함을 보인 것이다.
송씨 일당은 2018년 10월부터 2022년 6월께까지 인천·부산·대전 등지에 사무실을 마련해 이 같은 범행을 이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조직운영, 사이트 관리, 유료상품 관리, 하부 조직원 관리, 신규 TM 채용·교육 등의 파트별로 조직을 체계적으로 운영했다. 여기서 A씨는 회장인 송씨 지휘하에 조직 운영 전반을 맡는 부회장을, B씨와 C씨는 이사 직책으로서 직원관리 및 심기 작업 총괄, 웹페이지 개발 등 기술적 역할을 담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의정부지법 형사12단독 김준영 판사는 최근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범죄단체조직 등 혐의로 기소된 송씨에게 징역 2년과 추징금 356억1천만원을 선고했다. 이 사건 기소(2024년 1월) 2년 5개월 만에 나온 1심 판단이다. 또 재판부는 범죄단체 활동·가입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년4개월과 추징금 24억4천만원을 선고했고, 같은 혐의로 기소된 B씨와 C씨에게는 징역 1년2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들에게 추징된 범죄수익금만 총 382억여원에 달했으며, 법원은 추징금 상당금액의 가납도 명령했다.
김 판사는 “이 사건 범죄집단 조직, 가입, 활동의 결과 이뤄진 사기 범죄로 발생한 피해자들의 경우 여전히 대다수의 피해가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며 “(송씨는) 관련 사건에서 보석으로 석방된 후 이 사건 재판이 진행 중에 있었음에도 자중하지 않고 도박 범행에 나아가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A씨는 이 사건 범행 전까지 범죄 전력 없는 초범이었고, 범죄집단 활동으로 발생한 사기 피해자들에게 편취금 상당액을 환불해주는 등 피해회복을 위해 노력 중인 점을 일정 부분 유리하게 고려했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이번 선고는 송씨와 A·B·C씨 등 사건의 핵심 피고인 4명의 ‘범죄단체’ 관련 혐의만 분리돼 내려진 것이다. 앞서 이들은 같은 사건의 사기 및 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지난 4월 징역 8년(송씨), 징역 4년(A씨) 등을 선고받았다. 이들 4명에 더해 이 사건에 가담해 기소된 인물은 총 55명에 달하는데, 나머지 피고인들의 재판도 현재 진행 중이다. 송씨 등 4명은 두 판결에 모두 불복해 항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수현 기자 joeloac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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