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놓고 여야 정면충돌…정부 총력 대응

김성빈 기자 2026. 6. 27. 20:42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국힘 "직권남용·압박 투자" 맹공
민주 "흑색선전" 고발 맞불
이재명·김민석·김성환 등 일제히 반박
삼성전자·SK하이닉스(삼전닉스). /연합뉴스

삼성전자·SK하이닉스(삼전닉스)의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투자 관측을 둘러싼 여야 공방이 주말에도 거세게 이어졌다. 정부는 대통령부터 총리·장관까지 총출동해 야권 비판에 정면 대응했다.

27일 국민의힘은 호남이 반도체 클러스터에 필요한 인프라를 갖추지 못했다며 정부 압박에 의한 투자라고 공세를 펼쳤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대통령과 청와대가 멱살 잡고 끌고 민주당이 뒤에서 부추기니 400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반도체 인프라가 한 지역에 뚝딱 떨어지는 형국"이라며 "청와대가 주도해 특정 지역을 점찍어 투자를 요구하는 것은 명백한 직권남용"이라고 주장했다.

박근혜 정부 당시 국정농단 사태까지 거론하며 "이 대통령과 김용범 정책실장의 행태는 직권남용 현행범들의 행태"라고 몰아붙였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도 "만성적인 물 부족이 예견된 지역에 반도체 공장을 짓겠다는 것이 누구를 위한 발상이냐"며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가세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청와대가 주도하는 호남 대규모 반도체 투자는 표 계산을 위해 대기업의 팔을 비틀고 기업 활동의 자유를 침해한 국정 운영 사유화"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즉각 반발했다.

이주희 원내대변인은 "두 기업의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검토는 정부의 정책 기조에 호응한 결과"라며 "대통령이 기업의 팔을 비틀어 억지로 투자를 강요한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안 의원의 국정농단 비유에 대해서는 "황당한 억지이자 어불성설"이라며 허위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 혐의로 즉각 고발 조치하겠다고 경고했다.

이건태 의원은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는 특정 지역을 위한 사업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국가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도 총력 대응에 나섰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SNS)에 "호남에도 영남이나 수도권만큼 물은 충분하다"며 "첨단도시 발전에 필요한 수준으로 수자원을 관리하면 하루 100만톤의 산업용수 공급도 가능하다"고 직접 반박했다. 수십년간 정치적 분할지배 목적으로 호남을 농업도시 수준으로 관리하면서 수자원을 방치한 결과일 뿐이라는 게 이 대통령의 설명이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호남 투자를 비판한 오세훈 시장과 한동훈 의원을 겨냥해 "낡은 정치가 또 미래의 발목을 잡으려 한다"며 "대권을 꿈꾸건, 검찰 출신이건 악습을 고칠 때가 됐다"고 직격했다. 김 총리는 "용인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해온 세계적 기업들의 결정이 정부의 압박으로 좌지우지 되겠느냐"며 기업의 자율적 판단임을 강조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도 SNS에 "영산강·섬진강 유역 7개 댐이 공급할 수 있는 생활·공업·농업·하천유지용수는 하루 337만톤에 달한다"며 "추가로 하루 약 100만톤 규모 이상의 용수를 확보할 수 있는 것으로 검토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보도에서 언급된 타 지역 용수 공급이나 해수담수화 방안은 현재 정부가 검토하는 내용과 차이가 있다고 선을 그으며 "보다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 주 공식 발표를 통해 상세히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도 "댐 여유량, 수십년간 과배분된 미사용 물량, 농업용 대형 보와 저류시설, 하수 재이용수까지 수자원 풀은 충분하다"며 "핵심은 물이 있느냐 없느냐가 아니라 국가 차원의 물 관리와 인프라를 어떻게 설계하느냐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김성빈 기자 ksb@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