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美 공습에 보복 타격”…중동 정세 다시 격랑 속으로
종전 합의 9일 만에 또 충돌
중동 정세 다시 암중모색

미국과 이란이 종전 합의에 서명한 지 불과 9일 만에 또다시 무력 충돌하며 중동 지역의 전운이 짙어지고 있다. 미국의 선제 공습에 맞서 이란이 미군 연계 시설을 타격했다고 주장한 데 이어, 주변 걸프국들을 향해서도 경고 메시지를 날리며 전선 확전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란 외무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미국의 공습은 유엔 헌장과 양국 간 전쟁 종식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명백히 위반한 행위”라며 “이에 대응해 미군과 연계된 목표물들을 타격했다”고 발표했다. 다만 이란 측은 자신들이 타격한 구체적인 표적이나 피해 규모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동시에 이번 군사 행동이 ‘방어적 조치’임을 강조하며, 걸프 지역 아랍국가들을 향해 미국의 이란 공격을 돕거나 영토·영공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압박했다.
이번 전면 충돌의 도화선은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상선 피격 사건이었다. 미 중동 군사를 관할하는 중부사령부는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26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던 상선이 이란의 드론 공격을 받았다”며 “이는 휴전 합의 위반이며, 이에 대한 강력한 상응 조치로 이란 본토를 공습했다”고 밝혔다. 미군은 항공기를 동원해 이란 남부 지역의 미사일·드론 저장고와 해안 레이더 기지를 집중 타격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이란 정예군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역시 미군의 공습을 즉각 ‘휴전 위반’으로 규정하고 중동 내 미군 기지들을 겨냥해 맞불 타격을 감행했다. 이란 국영방송은 26일 호르무즈 해협과 인접한 이란 남부 항구도시 시리크의 통신탑과 게슘섬에 각각 발사체 2발이 피격됐다고 보도했으나, 발사 주체나 정확한 피해 상황은 언급하지 않았다.
평화의 모멘텀을 맞았던 중동 정세는 이번 사태로 다시금 격랑 속으로 빠져들게 됐다. 양국이 한 차례씩 공습을 주고받으며 보복의 악순환이 시작된 만큼, 간신히 물꼬를 텄던 종전 합의가 이대로 파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조양준 기자 mryesandn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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