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이란] 전쟁 치른 이란도 '전폭 지원' 한국보다 잘했다… 한 번도 안 졌고, 심지어 이길 수도 있었다

김태석 기자 2026. 6. 27.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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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일레븐> 김태석 기자

생각지도 못한 전쟁에 휘말려 대회에 정상적으로 참가하는 것마저 어려웠던 이란도 성적상 한국보다 위에 서게 됐다. 반대 여론을 감수함은 물론 전폭적인 지원 속에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을 준비했던 한국이 이란보다 조별 리그에서 못한 성적을 냈다.

아미르 갈레노이 감독이 이끄는 이란은 27일 오후 12시(한국 시각) 시애틀 루멘 필드에서 벌어졌던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G그룹 3라운드 이집트전에서 1-1로 비겼다. 이란은 전반 5분 마흐무드 사베르에게 먼저 실점하며 끌려갔으나, 전반 14분 라민 레자에이안의 동점골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고 승점 1점을 얻었다.

이날 경기를 본 이들이라면 알겠지만, 어쩌면 이란이 이길 수도 있었던 경기였다. 메흐디 타레미의 페널티킥이 득점으로 이어졌다면, 경기 종료 직전 역습 과정에서 나왔던 쇼자 칼릴자데의 극장골이 오프사이드 판정에 발목이 잡히지 않았다면 이날 승자는 분명히 이란이었다.

참고로 칼릴자데의 취소된 득점은 정말 '깻잎 한장' 차이 오프사이드로 날아갔다는 점에서 이란으로서는 무척 아쉬운 상황이다.경기 막판으로 갈수록 페이스를 끌어올리며 이집트를 곤궁으로 내몰았던 이란의 경기력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이란은 이날 이집트전 무승부로 G그룹 세 경기에서 3무 3득점 3실점 득실차 0을 기록했다. G그룹 3위에 랭크된 이란은 이제 와일드카드 경쟁을 벌여야 한다. 그런데 득실차에서도, 다득점에서도 한국보다 한 골 앞선다. 즉, 이란은 한국보다 32강 진출 가능성이 커졌다.

이번 대회를 치르면서 이란은 전 세계적인 이목을 끌었던 팀이었다. 지난 2월 미국·이스라엘과의 전쟁에 휘말리면서 대회에 정상적으로 출전하는 것이 과연 가능할지 큰 우려를 샀던 팀이었다. 이란 프로리그는 전쟁 때문에 중단됐고, 선수들은 튀르키예 안탈리아에서 전쟁의 화마를 피해 훈련에만 매진해야 했다.

그렇다고 유럽 등 해외 무대에서 맹활약 중인 스타 선수가 많은 것도 아니었다. 가장 큰 에이스인 타레미 역시 인터 밀란 이적 후 올림피아코스로 자리를 옮기면서 전성기 시절의 폼을 잃었다는 평을 받았다. UAE 무대에서 뛰고 있던 또 다른 간판 사르다르 아즈문은 생각지도 못한 정치적 이슈 때문에 이번 대회에 아예 나설 기회도 잡지 못했다.

미국에서 경기를 치르는 것도 어려웠다. 미국 정부가 비자를 발급해주지 않으면서 본래 계획했던 애리조나주 투손 베이스캠프를 취소하고 멕시코 국경도시 티후아나로 둥지를 바꿔야 했다. 대회 첫 경기였던 뉴질랜드전을 앞두고는 '당일치기 비자' 논란으로 시끄러웠다. 급기야 갈레노이 감독, 타레미, 그리고 팀의 핵심 수비수인 에흐산 하지사피가 인터뷰에서 비정상적인 대우를 받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이는 일도 있었다.

하지만, 그래도,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보다 성적이 좋았다. 물론 한국처럼 1승이라도 거두지는 못했다. 하지만 한 번도 지지 않았고, 심지어 이길 뻔도 했다. 이란이 한국보다 좋은 성과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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