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눈에는 돼지 보이는 법”…李대통령 게시글에 다양한 해석도

김윤정 2026. 6. 27.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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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미래신안보 혁신기업 육성전략’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400조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사상 최대 ‘호남 반도체’ 투자 계획을 두고, 여야간 공방전에 이어 지역간 갈등이 불거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민의힘이 일제히 ‘지역 차별’을 주장하자, 더불어민주당은 “근거 없는 주장에 기반한 지역 갈등 조장”이라고 즉각 반격에 나섰다.

그런 와중에 일각에선 호남 지역의 용수 부족 가능성이 제기돼 또다른 갈등의 소지를 낳고 있다. 광주·전남 지역에 공업 용수가 부족할 경우, 충청에서 끌어갈 것이란 말이 나오면서 충청권이 반발하는 모양새다.

그러자 이재명 대통령이 27일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호남에도 영남이나 수도권만큼 물은 충분하다”고 직접 반박한 뒤, “첨단도시 발전에 필요한 만큼 관리 시스템을 갖추고 수자원을 제대로 배치·관리하면 하루 100만톤의 산업용수 공급도 가능한 것으로 검토됐다”고 밝혔다.

이어 “삼성과 하이닉스가 반도체 생산에 필수요소인 용수가 부족한 지역에 검토도 없이 초대규모 공장설립 계획을 할 만큼 어리석지 않다. 정부도 물 없는 지역에 공장을 짓도록 권유하지 않는다”고 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호남의 수자원과 관련, “수십년간 분할 지배라는 정치적 목적을 위해 호남을 농업도시 수준으로 관리하며, 농업용수 공급 충족 정도로 수자원을 방치했다”며 “정치적 입장을 떠나 국가 명운이 걸린 지역 균형발전과 상생·공존 정책에 이해와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같은 글을 게시한 뒤, 4분 후에 “부처 눈에 부처가 보이고 돼지 눈에는 돼지가 보이는 법”이라며 “내가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처럼 타인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는 글을 또 소셜미디어(SNS)에 올렸다.

이 대통령의 이 발언도 ‘정부가 정치적 이유로 무리하게 반도체 공장의 호남 건설을 밀어붙인다’는 국민의힘 등 야권의 비판을 반박하는 차원으로 읽힌다.

이와는 다른 해석도 있다. 전날 유시민 작가가 당내 계파 갈등을 겨냥, “이 대통령이 대통령이 되는 과정에서 이를 응원했던 사람들이 원했던 것은 증축이었는데, 대통령이 재건축을 하려고 했던 것 같다”며 비판한 것을 겨냥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이런 해석들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기업의 지방 집중 투자를 두고 유포되는 억측과 허위 주장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정 기자 kking15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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