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돼지 눈에는 돼지 보이는 법”
유시민, 전날엔 “李 자신감 지나쳐”
이재명 대통령이 27일 “부처 눈에는 부처가 보이고 돼지 눈에는 돼지가 보이는 법”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엑스(X·옛 트위터)에 “내가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처럼 타인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렇게 적었다.
이 대통령이 구체적으로 어떤 사안을 두고 ‘돼지’로 지칭한 것인지는 명시하지 않았다. 그러나 정치권에선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 대한 언론과 보수 야권의 공격 외에도 ▲유시민 작가 등 민주진영 구주류의 비판에 직접 대항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앞서 이 대통령은 ‘돼지 눈에 돼지’ 글을 올리기에 앞서 정부가 ‘용수 부족’ 대책도 없이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추진한다는 취지의 보도를 공유한 뒤 “세계 1, 2위를 다투는 반도체 첨단기업 삼성과 하이닉스가 반도체 생산에 필수요소인 용수가 부족한 지역에 검토도 없이 초대규모 공장설립 계획을 할만큼 어리석지 않다”고 했다.
또 “정치적 입장을 떠나 대한민국의 명운이 걸린 지역균형발전과 전국적 상생공존 정책에 이해와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최근 오세훈 서울시장과 한동훈 무소속 의원 등 야권 인사들이 청와대가 주도하는 호남 투자에 대해 “표 계산용 대기업 비틀기”라며 공세를 펴는 상황과도 맞닿아 있다.
일각에선 유시민 작가 등 민주진영 구주류의 비판에 직접 반격한 것으로도 보고 있다. 민주당 8·17 전당대회를 앞두고 여권 내 ‘이재명식 통합·포용’ 기조에 대한 원색적 비난이 커지는 가운데, 지지층 분화도 빨라져서다. 이번 전대는 정청래 전 대표와 김민석 총리, 송영길 전 대표 간 3자 구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누가 당권을 쥐느냐에 따라 향후 당청관계는 물론, 민주진영 차기 권력 구도도 달라진다.
유 작가는 전날 공개된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 출연해 이 대통령이 ‘모두의 대통령’, ‘포용’, ‘통합’이라는 표현을 자주 쓴다며 “대통령의 자신감이 지나쳤던 것 아닌가 한다”고 했다. 유 작가는 이 대통령의 정치적 기반 확장 방식을 건축에 빗대면서, 이 대통령을 지지했던 사람들은 ‘증축’을 원했으나 정작 이 대통령은 그들의 동의 없이 ‘재건축’을 하려 한다고도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언론 공지를 내고 “이 대통령이 SNS에 게재한 글은 원칙적 내용”이라며 “다만 기업의 지방 집중 투자에 대한 억측과 허위 주장이 유포됨에 대한 안타까움이라는 점을 참고로 알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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