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호르무즈 선박 공격한 이란에 보복 공습… "전투 재개는 아냐"
트럼프 “이란, 그런 행동 해선 안 돼”

미군이 호르무즈해협 통항 선박에 무인기(드론) 공격을 가한 이란을 상대로 보복 공습을 단행했다. 휴전 합의를 위반했다면서다. 다만 본격적으로 싸울 생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양국은 현재 종전 협상 중이다.
중동 지역 미군을 관할하는 중부사령부(CENTCOM)는 26일(현지시간) 엑스(X)에 성명을 올려 미군 항공기가 이란에 군사 공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전날 호르무즈해협을 지나가던 상선 에버러블리호(號)를 이란이 자폭 드론으로 공격한 것은 “명백한 휴전 합의 위반”이며, 이날 타격은 이에 대한 “강력한 대응”이라고 설명했다. 폭격을 당한 곳은 이란의 미사일 및 드론 보관 기지와 해안 레이더 기지였다고 미군은 소개했다.
확전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이날 미국 국방부(전쟁부) 관계자는 이란 미사일·드론 기지 공격은 이란의 상선 공격에 대한 대응 조치일 뿐 대규모 전투 작전 재개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언론에 밝혔다.
앞서 이란은 25일 새벽 호르무즈해협 통과를 시도하던 싱가포르 선적 컨테이너선 에버러블리호를 공격했다. 이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명백하게 어리석은 휴전 합의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같은 날 백악관에서 휴전 합의를 위반한 이란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묻는 취재진에 “알게 될 것”이라고만 대답했다. “이란은 그런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고도 했다.
미국과 이란 대통령이 17일 서명한 종전 합의 양해각서(MOU)는 모든 전선에서 군사 작전을 즉각적이고 영구적으로 종료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MOU 발효 뒤 양측은 이란의 핵무장 포기와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 해제를 교환하는 후속 협상에 착수했다.
미국의 이번 공격은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통제권 장악을 저지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과의 종전을 서두르는 것은 호르무즈해협 통항 정상화를 위해서다. 미국은 오만 해안을 따라가는 남쪽 항로로 해협 통과 선박들을 유도하고 있다. 그러나 이란은 자국과 가까운 북쪽 항로를 이용하지 않으면 안전한 통항을 보장하지 못한다고 위협 중이다. 이번 에버러블리호 공격은 이를 실행한 것이다.
양국 합의 뒤 오만 항로를 이용한 호르무즈해협 선박 통항은 이어지고 있다. 아르세니오 도밍게스 국제해사기구(IMO)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IMO가 선박 및 선원 철수 계획 이행에 착수한 23일 이후 사흘 반 동안 선박 115척, 선원 2,500명이 호르무즈해협을 무사히 빠져나왔다고 밝혔다.
국제 유가는 전쟁 전 수준을 회복했다. 호르무즈해협 통항량 증가와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선적 재개로 공급 부족 우려가 어느 정도 해소되며 8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이날 배럴당 71.99달러로 전장 대비 4.34% 내렸다. 미국과 이란 간 전쟁 발발 직전인 2월 27일(72.48달러)보다 낮은 수준으로 2월 26일 이후 최저치다.
워싱턴= 권경성 특파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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