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매관매직’ 김건희 징역 7년, 국정사유화 단죄 사필귀정이다

2026. 6. 26. 18:1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건희씨의 ‘매관매직’ 사건 1심 선고 공판이 열린 26일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TV 생중계를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전직 대통령 윤석열의 부인 김건희씨가 ‘매관매직’ 의혹과 관련해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재판장 조순표 부장판사)는 26일 김씨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알선수재) 사건 선고 공판에서 공소사실 전부를 유죄로 판단하며 이 같이 선고했다. 디올 가방부터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 바쉐론콘스탄틴 손목시계, 이우환 화백 그림, 심지어 금거북이에 이르기까지 인사·이권을 매개로 이뤄진 추악한 거래에 엄정한 심판을 내린 것이다. 대통령 배우자 지위를 이용한 국정 사유화 범죄가 단죄된 것은 사필귀정이다.

김씨는 지난해 8월 특별검사팀에 출석하며 자신을 일컬어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라고 했다. 법원은 그러나 이를 부인하며 김씨가 ‘청탁 네트워크’의 핵심이었음을 명확히 했다. 재판부는 공여자들이 김씨에게 금품을 제공한 과정과 관련해 “사회 각 분야 인사들이 공직자 인사, 정부기관 계약, 여당 공천에 이르기까지 저마다 청탁을 품고 피고인에게 접근한 사실은, 피고인을 둘러싼 비공식적 청탁 구조가 사회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게 형성됐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마땅히 공정하고 투명하게 이뤄져야 할 공적 의사결정 과정이 금품과 결부돼 피고인의 개인적 이익을 위해 거래 대상으로 전락했다”며 “그 폐해는 단순한 금품 수수 차원을 넘어 공적 의사결정의 공정성과 신뢰를 근본적으로 훼손했다”고 질타했다. 김씨 행태가 개인적 일탈 수준이 아니라 국가 시스템 근간을 뒤흔든 중대 범죄임을 분명히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재판부는 또 “피고인은 수사가 본격화되자 일부 금품에 대해 뒤늦게 반환하거나 스스로 구매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책임을 회피했다”며 “자기 행위의 위법성을 충분히 인식하면서도 이를 은폐하려 한 것”이라고 봤다.

윤석열 정권 내내 김씨의 범죄 의혹을 은폐·비호하려는 시도가 이어졌다. 권력형 비리를 감시해야 할 감사원과 검찰, 국민권익위원회 등은 외려 김씨를 싸고돌기에 바빴고, 이 같은 행태는 결국 정권의 종말을 재촉했다. 주권자들이 느낀 분노와 배신감은 형언하기 어렵다.

이번 판결은 권력 사유화가 초래하는 결과가 얼마나 치명적인지 보여준다. 후대와 역사에 교훈을 남기기 위해서도 김씨에 대한 엄한 단죄는 필요하다. 다시는 권력 심장부에서 이같은 부패한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법과 제도의 허점도 메워야 한다. 권력자와 그 측근들이 늘 스스로 경계하고 성찰해야 함은 말할 나위도 없다.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