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주 2회 서킷브레이커…사상 초유의 '롤러코스피'

조효재 기자 2026. 6. 26.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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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 없는 '주 2회 서킷브레이커'
매수 사이드카 다음 날 곧바로 매도 사이드카
올해 사이드카 29회…2008년 금융위기 기록 이미 넘어
제공=뉴스1


코스피가 하루 만에 급락하며 8410선까지 주저앉았다. 제도 도입 이후 처음으로 한 주에 두 차례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데 이어, 사이드카 발동 횟수도 금융위기 당시 기록을 넘어서는 등 시장 변동성은 극단으로 치닫는 모습이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장 대비 519.09포인트(5.81%) 내린 8411.21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동반 급등하면서 지수가 8900선을 돌파한지 하루 만이다. 이날 8813.18로 출발한 코스피는 개장 이후 낙폭을 키우며 장중 한때 8126.84까지 밀렸다.

코스피는 이번 주에만 두 차례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지난 23일에 이어 이날도 지수가 장중 8% 넘게 밀리며 유가증권시장 매매거래가 일시 중단됐다. 발동 당시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8.19% 급락한 8198.33이었다. 코스피 시장에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한 것은 올해 들어 5번째다. 한 주만에 두 차례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것은 제도 도입 이후 처음이다.

서킷브레이커는 주가 급락 때 투자자들에게 냉정한 판단 시간을 주기 위해 시장 전체 거래를 일시 중단하는 장치다. 코스피나 코스닥지수가 전일 대비 8% 이상 하락한 상태가 1분간 이어지면 1단계가 발동돼 20분간 매매거래가 멈춘다. 이후 낙폭이 확대돼 2단계 기준을 넘으면 다시 거래가 중단되고, 3단계까지 발동되면 당일 장은 그대로 종료된다.

사이드카 발동도 이례적이다. 코스피 시장에서 사이드카는 올해 들어 이날까지 29차례 발동되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연간 최다 기록인 26회를 이미 넘어섰다. 특히 전날 급등에 따른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된 데 이어 하루 만에 매도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잇따라 발동되면서, 국내 증시의 변동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양상이다.

시장에서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등에 따른 수요 둔화 우려가 투자심리를 압박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애플은 메모리와 스토리지 칩 비용 급등을 이유로 아이패드와 맥북 가격을 최대 20%가량 인상한다고 밝혔다. CNBC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메모리 가격 부담으로 인해 엑스박스(Xbox) 게임 콘솔 가격을 올리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정은 KB증권 연구원은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가 메모리 가격 급등에 따른 제품 가격 인상 계획을 발표하면서 기술주가 약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오픈AI 기업공개(IPO) 일정이 늦춰질 수 있다는 보도도 투자심리를 짓눌렀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오픈AI는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비공개 IPO 서류를 제출했지만, 회사 내부에서는 1조달러 수준의 기업가치를 유지하려면 상장을 내년으로 미루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당초 시장에서는 이르면 올해 9월 상장 가능성까지 제기됐지만,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 주가 하락과 AI 관련주 변동성 확대가 맞물리며 상장 시계가 늦춰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서킷브레이커가 이번 주에만 두 번으로 시장의 피로도가 커지고 있다"라며 "최근 빅테크의 잉여현금흐름(FCF)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는 가운데 오픈AI의 IPO 연기 소식도 아시아 시장의 부진에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조효재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