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베네수엘라 긴급지원 착수, 미 재무부 제재 해제···미국 재건 의지는[베네수 강진]

베네수엘라를 강타한 지진으로 사망자가 늘어나는 가운데, 국제 사회의 지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마두로 축출’ 이후 베네수엘라를 ‘경제적 보호국’으로 대하는 미국의 정책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재무부는 25일(현지시간) 지진 피해 복구를 지원하기 위해 베네수엘라에 대한 제재 일부를 일시적으로 해제했다. 미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26일부터 오는 10월23일까지 “지진 구호 활동과 관련된 모든 거래”를 허용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 지원도 속속 이어지고 있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이날 버지니아주와 캘리포니아주 구조대 파견을 발표했다. 미 국무부는 유엔 인도주의 업무 조정국(OCHA) 등 구호단체에 1억5000만달러(약 2315억원)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미군 남부사령부(SOUTHCOM)는 지휘관을 지진이 강타한 수도 카라카스에 파견해 구호 작전 총괄을 맡기는 한편, 상륙수송함 USS 포트로더데일과 연안전투함 USS 빌링스도 현지에 투입했다.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대통령 권한대행은 국제통화기금(IMF)과 재건기금 2억달러(약 3087억원) 조성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수색구조대 85명을 즉시 파견하겠다고 발표했고, 독일은 A400M 수송기를 최대 6대 지원하기로 했다. 교황 레오 14세는 10만유로(약 1억 7550만원)를 긴급 기부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도 엑스에 “베네수엘라 국민 곁에 서 있으며 재난 수습을 위한 모든 필요한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한편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재난이 미국과 베네수엘라 간 강제 동맹 관계를 시험하게 될 것”이라며 “베네수엘라를 경제적 보호국으로 만들어온 미국의 계획에 걸림돌이 됐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군사작전으로 체포한 뒤 친미 정부로 전환시키고, 석유 수출 대금 등은 미국 재무부가 직접 관리해왔다. 그런데 대규모 재난이 발생해 구호·재건 비용을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 된 셈이다. 베네수엘라를 경제적 보호국으로 대하는 미국이 대규모 재난 앞에서 구호·재건 비용까지 책임질 의지가 있는지가 관건이라는 지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진 발생 나흘 전인 21일 한 연설에서 ‘마두로 축출’ 군사작전을 거론하며 “베네수엘라에서 큰 승리를 거뒀다. 베네수엘라는 지금껏 이렇게 돈을 번 적이 없기 때문에 행복한 나라가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NYT에 따르면, 베네수엘라의 연간 물가상승률이 524%로 세계 최고 수준이고, 올해 1∼5월 하루 평균 시위 건수가 2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배에 달한다. 로드리게스 대통령 권한대행의 지지율도 지난 5월 기준 25%로 3개월 연속 하락세였다.
루비오 장관은 이날 기자들에게 “미국은 어떤 상황에서도, 특히 우리 아메리카대륙에서 발생하는 인도주의적 위기에 항상 대응해 왔다”며 “지금 우리가 집중하고 있는 것도 바로 그 부분”이라고 말했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606261529001
https://www.khan.co.kr/article/202606261235001
전현진 기자 jjin2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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