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처벌법, 사망사고만으로 대표이사 처벌하는 법 아냐”

서하연 기자 2026. 6. 26.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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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리스크 관리 컨퍼런스: Risk and Growth
주효정 대륙아주 파트너 변호사, ‘중대재해처벌법 대응 및 법적 책임 면책 전략’ 발표
주효정 법무법인 대륙아주 파트너 변호사가 6월 26일 서울 양재동 aT센터 제2세미나실에서 '기업 위기의 본질과 실전 대응 전략'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백성현 기자

중대재해처벌법 사건에서 대표이사의 형사책임을 줄이기 위해서는 사고 직후부터 수사기관이 특정하는 사고 원인과 산업안전보건법상 조치의무 위반 여부를 적극적으로 다퉈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평소 안전보건 확보의무를 이행하고 이를 점검한 자료를 남겨두는 것의 중요성도 강조된다.

주효정(변호사시험 4회) 법무법인 대륙아주 파트너 변호사는 6월 26일 서울 양재동 aT센터 제2세미나실에서 열린 'Law Expo Seoul 2026(LES 2026)' 기업 리스크 관리 컨퍼런스에서 '중대재해처벌법 대응 및 법적 책임 면책 전략'을 주제로 발표했다.

주 변호사는 최근 중대재해처벌법 수사와 처벌이 강화되는 흐름이라고 짚었다. 그는 "중대재해 수사과 인원이 최근 2배로 확충됐고, 정부와 고용노동부, 검찰의 입장에 따라 판결 동향도 무거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리셀 사건의 경우 대표이사에게 1심에서 징역 15년의 실형이 선고됐고, 항소심에서 징역 4년으로 감형됐지만 법원이 중대재해 사건을 무겁게 보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 변호사에 따르면 2025년 9월까지 중대재해처벌법 관련 판결은 총 65건 선고됐다. 대부분은 징역형의 집행유예였지만 실형이 선고되는 사례도 있었고, 사망자가 1명인 사건에서도 실형이 선고됐다. 대표이사가 기소되고 유죄가 선고되는 대표적 유형으로는 유해·위험요인 확인 및 개선 절차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경우, 현장 관리감독자·업무총괄자에 대한 평가와 관리가 이뤄지지 않은 경우를 꼽았다.

중대재해 사고에서는 발생 당일의 초동대응이 수사 대응의 출발점이 된다. 중대재해 사고가 발생하면 고용노동부와 경찰, 안전보건공단 관계자들이 현장에 출동해 자료 임의제출을 요구하고 목격자·작업자를 상대로 참고인 조사를 진행한다. 주 변호사는 이 과정에서 "자료 제출 요구가 있다고 바로 제출하기보다, 추후 수사에 활용될 자료라는 점을 고려해 법적 검토를 거쳐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실관계가 확정되기 전 현장 관계자들이 개인적 의견이나 추측성 진술, 의무 미이행을 인정하는 취지의 표현을 하지 않도록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수사 대응의 실무상 쟁점으로는 △사고 원인 △실질적 지배·운영·관리 여부 △예견 가능성과 인과관계를 제시했다. 주 변호사는 "수사기관은 초기 수사에서 확인되는 사고 발생 원인에 따라 업무상과실치사죄상 주의의무와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보건 조치의무를 특정한다"며 "수사기관이 추정하는 초기 사고 원인의 불명확성을 반박할 수 있는 회사의 적극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청업체나 협력업체 직원이 사망한 사건에서는 원청의 실질적 지배·운영·관리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된다. 사고가 발생한 시설, 장비, 장소에 대해 소유권이나 임차권, 사실상의 위험요소 지배력을 가지고 있었는지, 설비나 장소·작업에 관한 위험요소 제어 능력이 누구에게 있었는지를 다퉈야 한다는 것이다. 주 변호사는 "중대재해처벌법, 산업안전보건법, 업무상과실치사죄 모두 사고에 대한 예견 가능성과 인과관계가 구성요건이 된다"며 "사고는 발생했지만 작업수칙 위반 등 이례적 행동이 개입돼 사고가 발생했다는 점을 강조해 기업이나 현장의 안전관리자가 이를 예견할 수 없었다는 점을 다퉈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표이사 면책 전략으로는 세 가지를 들었다. 첫째는 사고 원인과 작업자의 불안전한 행동을 확인해 회사의 잘못과 사고 발생 사이의 인과관계, 예견 가능성을 단절하는 것이다. 둘째는 회사 차원에서 안전보건 확보의무를 이행했다는 점을 입증하는 것이다. 주 변호사는 "중대재해처벌법은 회사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했다고 해서 대표이사를 무조건 처벌하는 법이 아니다"라며 "대표이사와 회사가 중대재해처벌법상 안전보건 확보의무를 어느 정도 이행했다면, 사망사고가 발생했더라도 처벌하지 않겠다는 것이 고용노동부의 공식적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안전보건 확보의무는 사고가 난 뒤에 새로 갖출 수 있는 것이 아니므로 평소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 이 부분을 제대로 점검하지 않을 경우 대표이사가 아닌 최고안전책임자(CSO)를 두더라도 대표이사의 형사책임을 피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셋째는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보건 조치의무 위반을 특정해 반박하는 것이다. 주 변호사는 "중대재해처벌법은 현장에서의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보건 조치의무 위반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이 두 단계가 연결돼야 처벌받는 구조"라며 "구체적 산업안전보건법상 의무 조항이 적용되지 않거나 의무위반이 없었다고 방어해 불송치 결정된다면, 중대재해처벌법 위반도 불송치로 끝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