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걀도 돼지고기도 '할인, 할인'... 정부 1조원 쏟아 물가 폭등 막는다
석유최고가격 낮추고 전기·가스요금 동결
하반기 소비자물가 3% 이내 관리 목표
전문가 "단기적 가격인하…고환율이 원인"

정부가 1조 원의 재정을 투입해 달걀과 돼지고기 등 농축수산물 전 품목을 대상으로 역대 최대 규모의 할인 행사에 나선다. 석유 최고가격을 추가로 내리고, 하반기까지 전기·가스 등 공공요금도 동결한다.
정부는 이 같은 조치로 고공행진하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3% 아래로 낮춘다는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물가 대책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고환율이 이어지는 만큼 정책 효과가 일시적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모든 농축산물 1인당 3만 원 할인

재정경제부는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본부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태스크포스(TF)'에서 이 같은 내용의 '민생물가 안정 및 서민부담 경감방안'을 발표했다.
5월 소비자물가는 중동전쟁 여파와 석유류 가격 급등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1% 상승했다. 정부는 종전 이후에도 국제유가의 국내 반영 시차와 먹거리 가격 상승 압력 등으로 당분간 물가 상방 압력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8월이다. 지난해 8월 SK텔레콤이 해킹 사건으로 요금을 50% 할인하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7%에 그쳤다. 올해는 이 같은 기저효과가 사라지면서 8월 물가 상승률이 큰 폭으로 뛸 가능성이 있다. 정부가 7, 8월에 재정을 집중 투입하기로 한 것도 이 같은 물가 상승 압력에 선제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정부는 3,500억 원을 투입해 7, 8월 농축수산물 전 품목을 대상으로 1인당 최대 3만 원까지 할인 지원한다. 달걀은 모든 마트에서 전 품목을 20% 할인하고, 미국 등에서 2억 개를 추가 수입한다. 쌀값 안정을 위해 20㎏ 기준 할인액을 6,000원으로 확대하고, 노르웨이산 고등어 2,000톤을 직수입해 시중 가격의 절반 수준에 공급한다. 전통시장 농할상품권(농축산물 할인)도 월 200억 원 규모로 발행한다.
정부는 종전 타결 이후에도 호르무즈해협 통행료 등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점을 고려해 석유 최고가격제는 유지키로 했다. 다만 국제유가 하락 추세 등을 반영해 27일 0시부터 적용되는 7차 최고가격은 리터(L)당 150원 인하한다. 지난 3월 13일 석유 최고가격제가 도입된 이후 106일 만의 첫 하향 조정이다. 이에 따라 주유소 기름값은 2,000원대에서 1,800원대로 낮아질 전망이다. 7월 종료되는 유류세 인하 추가 연장 여부도 검토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정부는 하반기 전기·가스요금 등 중앙 공공요금을 동결하고 지방 공공요금도 인상 시기 분산과 인상 폭 최소화를 추진한다. 또 고속도로 통행료 감면 대상을 장애인·유공자 본인 소유 차량에서 본인 또는 가구원이 장기 임차한 차량까지 확대한다. 다자녀 가구에는 주말·공휴일 고속도로 통행료 할인도 신설한다. 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기업은행의 '희망Dream 대출' 규모를 기존 1조5,000억 원에서 3조 원으로 확대한다.
전문가 "지원금 소진되면 다시 물가 올라갈 것"

정부는 이 같은 조치를 총동원해 하반기 물가 상승률을 3% 이내로 관리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전문가들은 대내외 여건을 고려하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본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원유 가격이 전쟁 이전으로 돌아가기 쉽지 않고, 정부가 계속 돈을 풀면서 환율이 급등했다"며 "당장의 대책이 가격을 일시적으로 낮추는 효과는 있겠지만 지원금이 다 소진되면 다시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고가격을 내리고 공공요금을 동결한다는 것은 결국 정부가 재정으로 손해를 감수하겠다는 뜻"이라며 "장기적으로 인플레이션을 악화시킬 수 있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세종= 안하늘 기자 ahn70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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