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정부 총수 압박 반도체 투자…박근혜 미르재단과 뭐가 다르나”
이재용·최태원 잇단 회동 뒤 ‘메가프로젝트’ 발표 앞두고 공방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정부의 호남·충청권 제2 반도체 클러스터 추진을 두고 “대통령이 총수를 압박해 결정하면 ‘예’하고 따라야 하는 것이냐”며 강하게 비판했다.
한 의원은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반도체 제2 클러스터는 소액주주를 위하겠다는 명분으로 상법 개정을 밀어붙인 이재명 정부의 진의가 어디에 있었나 의심하게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재명 정권은 명청대전 전당대회에서 총알로 쓰기 위해 삼성, SK 총수를 줄줄이 불러들여 반도체 클러스터를 호남에 지으라고 압박하고 있다”며 “만약 강압에 굴복한 총수들이 그러겠다고 하면 정부는 기업이 정부시책에 호응해 ‘자발적으로’ 투자를 결정했다고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게 박근혜 정부를 무너뜨리는 데 한몫한 미르/K스포츠재단 사건에서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기부금을 냈다고 하는 것과 다르냐”고 지적했다.
한 의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다수 개인투자자를 둔 상장사라는 점도 문제 삼았다.
그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수백만 국내 개인투자자가 직접 보유한 대표 상장기업”이라며 “권력이 무섭고 아쉬울 것 많은 총수들만 ‘압박해’ 결정하면, 주주들은 그대로 따라가야 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이어 “소액주주가 소외되어서는 안 된다면서 상법에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까지 넣더니, 당권이 급한 권력자는 이런 쌍팔년도식 시대착오적 수단을 동원했다”고 비판했다.
한 의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이사회와 이사들을 향해서도 “이사들은 다수 주주를 위해, 기업의 미래를 위해 결정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며 “이재명 정부가 만든 개정 상법에 따르면 정치 압박에 굴복해 주주가치를 훼손하면 위법”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500만 주주의 피땀어린 재산을 아무 비전 없는 명청대전 총알로 정파싸움에 쓰게 하면 ‘개정 상법상 주주에 대해 충실의무’ 위반으로 이사들이 법적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며 “단호히 반대하십시오. 그로 인한 이재명 정권의 보복과 탄압이 있다면 우리가 앞장서 보호하겠습니다”라고 밝혔다.
이번 논란은 정부가 추진 중인 제2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계획을 앞두고 불거졌다.
정부는 오는 29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열리는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반도체와 AI 데이터센터, 피지컬 AI 등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26일 유튜브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반도체와 거대한 AI 데이터센터, 피지컬 AI 등 3대 분야에서 정부와 기업이 함께 만든 프로그램을 설명하는 자리”라며 “발표되는 숫자들이 매우 낯설 정도의 역대급 투자 규모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정부와 재계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이어 호남권 제2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정부의 기업 팔 비틀기’ 지적에 대해 “세계 1, 2등 기업을 쥐어짠다고 되는 기업들이 아니다”라며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19일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25일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잇달아 만나 지역 반도체 투자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는 29일 국민보고회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호남·충청권 투자 계획 등이 함께 공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공혜린 기자 heygong00@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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