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벌크선 확대 잰걸음…수익성 ‘핵심축’ 부상

전효재 기자 2026. 6. 2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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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전체 영업익 중 30% 차지…컨테이너선 변동성 뒷받침
5~20년 장기계약으로 수익 하방 방어…2030년 110척 목표
2010년대 장기불황 속 벌크선 정리…포트폴리오 ‘재건’ 의미도
HMM의 건화물선(Dry Bulk) 글로벌 트러스트호. [사진=HMM]

【투데이신문 전효재 기자】 HMM의 벌크 사업 확대 전략이 뚜렷한 성과를 내고 있다. 운임 변동성이 큰 컨테이너 중심 사업에서 벗어나 장기계약 기반의 벌크 사업을 확장하며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확보하는 모습이다. 

26일 HMM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벌크 부문의 영업이익은 83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벌크 부문 영업이익이 1430억원이었음을 감안하면 높은 성장세다. 1분기 전체 영업이익 2691억원 중 벌크 부문이 약 30%를 차지하며 핵심 수익원으로 부상한 모습이다. 

HMM은 최원혁 대표이사의 중장기 전략에 따라 선대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2025년 3월 취임한 최 대표는 HMM의 주력 사업인 컨테이너 부문 외에도 벌크 부문의 확대를 통해 포트폴리오를 다각화와 수익성 확보를 추진해 왔다. 2030년까지 총 23조5000억원을 투자해 컨테이너 선복량을 155만TEU(130척) 수준으로 확대하고, 벌크 선대도 1275만DWT(110척)까지 늘린다는 목표다. 

포트폴리오 다변화의 핵심은 컨테이너에 편중된 사업 구조를 분산하는 것이다. 컨테이너 선대를 확장하되 벌크 선대를 더 공격적으로 늘려 컨테이너 사업의 운임 변동성을 뒷받침하겠다는 구상이다. HMM의 벌크 선대 규모는 올해 1분기 기준 59척으로 지난해 1분기(44척)보다 15척 늘었다. 지난 24일에는 1조6641억원을 투자해 벌크선 10척(건화물선 2척, 가스선 2척)을 발주하겠다고 공시하기도 했다.

해운사의 사업 구조는 통상적으로 컨테이너선과 벌크선으로 나뉜다. 컨테이너선은 규격화된 컨테이너 단위의 화물을 운송한다. 다수의 기항지를 정해진 일정에 맞춰 규칙적으로 반복 운항하기 때문에 화물의 '대중교통'으로 비유할 수 있다. 운임 변동성이 크기에 호황기에는 높은 수익을 낼 수 있지만 비수기에는 이익률이 떨어지는 특성이 있다. 

벌크선은 비포장 대량 화물을 전용 선박을 통해 운송한다. 화주의 선복 수요에 따라 불특정 항로에 수시로 취항하는 부정기 시장이다. 통상 5~20년 단위로 장기계약을 맺고, 화물별·시장별로 세분화된 운임지수를 적용하기 때문에 시황에 큰 변화가 없다. HMM은 지난해 브라질 광산업체 발레와 총 1조660억원 규모의 10년 장기 운송계약을 맺기도 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벌크선은 이익 변동성이 크지 않기 때문에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고, 컨테이너선의 변동성을 상쇄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HMM의 매출 비중은 컨테이너선이 약 85%, 벌크선이 약 15%로 컨테이너선 쏠림이 심하다. 20여 년 전에는 오히려 벌크 선대가 더 많았지만, 2010년대 해운업계 공급과잉 국면에서 벌크 사업을 정리하며 지금의 구조가 됐다. 

2010년대 해운산업은 글로벌 경제 위기와 유가 상승 등으로 인해 원가절감이 가장 큰 이슈로 떠올랐다. 가장 쉬운 방법은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는 것이었다. 배가 커질수록 운항 원가가 크게 내려가기 때문이다. 해운사들이 경쟁적으로 선박 대형화에 집중하면서 선복량이 급증했고, 결국 10여 년의 장기불황을 맞았다. 

HMM도 여파를 피하지 못했지만 벌크사업 매각을 포함한 대규모 자구 노력 끝에 파산을 면하고 글로벌 해운사로 재도약할 수 있었다. 현재의 포트폴리오 다변화 전략은 '선대 경쟁력 강화'임과 동시에 과거의 강건한 사업 구조를 '재건'하는 과정으로도 볼 수 있다. 

HMM은 앞으로도 중장기 성장 전략에 따라 선대 다변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벌크선의 한 종류인 '가스선'은 친환경 연료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발주를 늘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LNG·암모니아 등 친환경 연료 수송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가스선 확충이 해운업계 공통 트렌드가 됐다"고 설명했다. 

HMM 관계자는 "장기계약 기반의 벌크 선대 확장은 시황 변동성이 큰 컨테이너 부문의 수익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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