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사무총장 “원자력 부정적 낙인 시대는 완전히 끝났다”

이정우 기자 2026. 6. 26.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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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파엘 그로시 인터뷰
“韓, 성공적인 원자력 수출국
원잠 추진, 전세계에서 주목”
차기 유엔 사무총장 후보로
“북핵문제 우선순위 삼을 것”
제주포럼 참석한 IAEA 사무총장 : ‘제21회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 참석차 방한한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이 25일 제주 서귀포시 해비치호텔앤리조트에서 열린 유엔 사무총장 후보자 대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서귀포=이정우 기자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25일 “원자력에 대한 낙인(stigmatization)의 시대는 완전히 끝났다”고 밝혔다. 인공지능(AI)발 전력 수요 폭발에 대응하는 해법으로 전 세계적으로 원전이 주목받는 가운데 그로시 사무총장은 “한국은 원자력 분야에서 분명한 경쟁 우위를 갖고 있다”고 평가하며 이같이 말했다.

‘제21회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 참석차 한국을 방문한 그로시 사무총장은 25일 제주 서귀포시 해비치호텔앤리조트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은 세계에서 몇 안 되는 성공적인 원자력 기술 수출국 중 하나”라며 “매우 독특한 위치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원전 운영 규모는 매우 중요하고, 앞으로도 계속 확대될 것”이라며 “이는 전 세계적인 흐름과도 맞물려 있다”고 말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원자력’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전 세계적으로 해소 단계라고 짚으며 “유럽에서도, 북미에서도, 남미에서도, 심지어 아프리카에서도 원자력이 매우 강하게 요구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국가들이 원자력 에너지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은 매력적인 선택지”라고 강조했다. 원자력 강국으로서 한국이 부상할 수 있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4년 주기로 열리는 IAEA 원자력 장관회의도 올해 10월 인천 송도에서 열릴 예정이다. IAEA 원자력 장관회의는 원자력 발전은 물론 관련 과학기술, 안전 등을 논의하는 최고위급 행사로 한국에서 열리는 것은 처음이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한국이 세계 원자력 에너지 논의에서 얼마나 중심적인 위치를 차지하게 됐는지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한국의 원자력추진잠수함(SSN) 추진 사실을 언급하며 “세계는 다양한 기술과 프로젝트가 결합된 독특한 사례로서 한국을 바라보고 있다”며 “한국이 매우 큰 책임을 지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제주포럼을 계기로 만난 조현 외교부 장관이 “비확산 원칙을 철저히 준수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 번 확인해줬다”는 사실도 전했다.

국제사회에서 북한핵 감시 네트워크의 ‘최종 권위자’인 그로시 사무총장은 “북한은 더 이상 핵무기를 포기하는 방향을 고려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며 “비핵화를 둘러싼 환경이 변화하고 있다”고 짚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북핵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묻자 “나는 현실주의자”라며 “비핵화는 오늘내일 이뤄질 일은 아니다. 너무 단정적 입장을 취하는 것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시점에서 ‘완전한 비핵화’란 목표가 멀어졌다고 보느냐란 질문에는 “앞으로 이뤄질 대화의 결과로 결정돼야 할 문제”라고 답을 유보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이재명 정부의 북핵 관련 ‘3단계 구상’(동결-축소-폐기)에 대해서는 “다양한 대화의 경로를 열어두는 올바른 접근”이라며 “현재 변화된 역학 관계를 인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현명(wise)하다”고 평가했다. 유력한 차기 유엔 사무총장 후보이기도 한 그로시 사무총장은 “유엔 사무총장으로 선출되면 북핵 문제를 우선순위 중 하나로 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미국·이란 간 휴전연장 양해각서(MOU)에 따른 이란 핵 검증에 대해선 “이제 실제 사찰을 언제, 어디서, 어떻게 시작할지를 결정하기 위한 기술적 논의로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60일간 IAEA 주도 핵 검증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이란은 협상이 최종 확정된 후 검증 가능하다고 맞서고 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가능한 한 빨리 시작하는 것이 좋지만 기간 결정은 미국·이란의 몫”이라고 말했다.

■ 인물설명

◇라파엘 그로시= 아르헨티나 외교관 출신인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2019년부터 IAEA를 이끌며 북한·이란 등의 핵프로그램 관련 사찰·모니터링 현안을 지속적으로 다뤄왔다. ‘핵 전쟁을 막은 외교관’이라는 별명으로도 불리는 그로시 사무총장은 차기 유엔 사무총장 선출에서 유력 후보로 꼽힌다.

이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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