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 첫날부터 1위…파격적인 설정으로 장르 공식 깼다는 '히어로 영화'

[TV리포트=강해인 기자] 올여름 극장가를 강타할 강력한 히어로가 등장했다.
지난 24일 '슈퍼걸'이 개봉 첫날 동 시기 개봉작 중 외화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며 흥행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번 작품은 마블과 함께 코믹스의 양대 산맥으로 꼽히는 DC가 새로운 주인공을 내웠다는 점에서 많은 기대를 모았다.
이 영화는 우주적 문제아이자 외톨이로 불리던 슈퍼걸(밀리 앨콕 분)이 절대 악에 맞서며 진정한 자신만의 길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았다. 개봉 전부터 동 시기 개봉작 중 예매율 1위에 오르며 흥행을 예고했던 '슈퍼걸'은 뜨거운 관심에 보답하듯 좋은 성적으로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개봉 후 국내외 관객의 폭발적인 호평을 이끌어낸 이 작품의 관람 포인트를 짚어봤다.
히어로 무비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슈퍼걸'은 믿고 보는 제작진의 조합으로 신뢰도를 높였다. 이 작품은 '크루엘라'를 통해 독보적인 여성 캐릭터의 서사를 완성했던 크레이그 질레스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그리고 DC 유니버스의 새로운 궤도를 설계 중인 제임스 건이 제작을 맡으며 기대를 높였다. 특히, 제임스 건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로 마블의 부흥기를 함께했기에 히어로 무비를 향한 감각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슈퍼걸'은 최근의 히어로 무비와는 다른 방향성을 추구했다. 톰 킹의 그래픽 노블 '슈퍼걸: 우먼 오브 투모로우'를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우리에게 익숙한 모범적이고 이상적인 영웅이 등장하지 않는다. 제임스 건은 "기존 슈퍼히어로들은 지나치게 완벽하게 그려지는 경우가 많았다"라며 엉망진창에 불완전한 '슈퍼걸'의 캐릭터성에 푹 빠졌다고 말했다. 신선하고 때로는 괴짜스러운 서사 속에 새로운 유형의 성장형 히어로를 만날 수 있는 영화다.
털털하면서도 화끈한 슈퍼걸 역은 밀리 앨콕이 맡았다. 그는 HBO 시리즈 '하우스 오브 드래곤'으로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은 바 있다. 밀리 앨콕은 과거의 트라우마로부터 도망치던 외톨이 슈퍼걸이 자신의 선택에 책임을 지고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입체적으로 그려냈다. 크레이그 질레스피 감독은 그녀를 두고 "촬영이 진행될수록 더 끝내주는 슈퍼걸로 진화했다"라며 캐스팅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주인공 외에도 다채로운 개성과 비주얼을 가진 캐릭터들은 '슈퍼걸'의 서사를 더 입체적으로 끌고 가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현상금 사냥꾼 로보(제이슨 모모아 분), 가족을 잃고 복수심에 불타는 루시(이브 리들리 분), 그리고 은하계를 약탈하는 잔혹한 빌런 크렘(마티아스 쇼에나에츠 분) 등 각자의 동기와 서사를 가진 캐릭터들이 강렬한 존재감을 뽐냈다. 이들이 부딪히며 긴장감을 쌓고, 액션으로 폭발시키며 관객의 도파민을 자극한다.

이들 중 제이슨 모모아의 출연은 유독 반갑다. 그는 이미 DC의 '아쿠아맨'에서 대활약하며 글로벌 흥행의 중심에 선 적이 있다. 이 작품은 국내에서도 500만 관객을 동원하며 DC의 자존심을 세웠다. 제이슨 모모아는 '슈퍼걸'에서 DC의 안티히어로 로보 역을 맡아 파격적인 이미지 변신에 도전했다. "꿈의 캐스팅이었다"라고 기쁜 마음을 드러냈던 그는 "분장을 마치면 그 자체로 로보가 된다"라며 캐릭터와의 높은 싱크로율을 예고했다.
광활한 은하계를 무대로 볼거리를 풍성하게 했다는 점도 이번 작품의 매력으로 꼽힌다. '슈퍼맨'의 주요 서사가 지구에서 진행됐다면, '슈퍼걸'은 지구 밖 우주를 배경으로 확장된 세계관을 구축했다. 제작진은 대자연의 풍광을 담을 수 있는 로케이션과 정교한 세트를 조합해 미지의 우주를 생동감 있는 공간으로 구현해 냈다. 스코틀랜드 하이랜드, 아이슬란드의 화산 지형 등에서 촬영된 신비로운 이미지는 압도적인 시각적 경험을 약속한다.
액션 역시 우주의 특성이 잘 반영됐다. 주인공 슈퍼걸은 빛의 종류에 따라 힘의 크기가 변한다. 빛의 색에 따라 연약해지거나 슈퍼 파워를 얻기 때문에 행성별로 액션의 양상이 다르다. 이밖에도 공간과 중력을 넘나드는 슈퍼걸의 다이내믹한 움직임은 압도적인 카타르시스를 제공한다. 이를 위해 밀리 앨콕은 4개월 반 동안 매일 강도 높은 훈련을 병행하며 와이어 비행부터 맨몸 액션까지 직접 소화해 냈고, 덕분에 몰입감 높은 액션 장면이 탄생할 수 있었다.

'슈퍼걸'은 문제아 주인공을 통해 우리에게 방황하는 삶도 괜찮다고 말하는 영화처럼 보였다. 자신의 결핍과 불완전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묵묵히 길을 개척하고 있는 모든 이를 향해 찬사를 보내는 작품이기도 했다. 엉망진창이던 주인공이 끝내 자신의 자리를 찾는 서사엔 액션의 통쾌함 보다 더 가슴 벅찬 순간이 있다. 올여름, 조금은 불량해 보이는 히어로와 함께 이색적인 모험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
새로운 히어로의 탄생을 알린 '슈퍼걸'은 지금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강해인 기자 khi@tvreport.co.kr / 사진=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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