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흔들리자 위안화 띄우는 中…첫 ‘금융 기본법’ 꺼냈다 [정다은의 차이나코어]
모든 금융활동 감독 대상 포함
시진핑 ‘금융강국’ 구상 속도
달러 약세 틈타 위안화 국제화 박차
중국이 금융 분야 사상 첫 기본법 제정에 착수했다. 은행·보험·증권 등 업권별로 흩어져 있던 금융 법체계를 하나의 최상위 법 아래 통합하고 금융 감독과 리스크 관리 권한도 대폭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집권 이후 줄곧 강조해온 ‘금융강국’ 전략을 법률로 제도화하는 작업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법은 중국 금융 분야를 총괄하는 첫 기초·종합·통괄 법률로, 은행·보험·증권 등 개별 업권 법률의 상위 기본법 역할을 맡는다. 중국 당국은 이를 금융 법체계의 ‘1’로 규정하고, 업권별 법률(N)과 기타 금융 관련 법규(X)를 포괄하는 ‘1+N+X’ 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모든 금융활동을 감독 대상에 포함하도록 명문화한 점이다. 금융기관뿐 아니라 각종 금융서비스와 핀테크, 온라인 대출 등 새로운 형태의 금융업까지 감독 범위를 확대하고, 분류·등급별 감독체계를 구축해 불법 금융활동을 강력히 단속하겠다는 것이다.
리스크 관리 체계도 대폭 손질했다. 금융 시스템 전반의 위험 발생을 막기 위한 대응 메커니즘과 책임 분담 체계를 마련하도록 했고 중앙과 지방정부, 부처 간 감독 협력을 강화하도록 했으며 금융 소비자와 투자자 보호 체계도 법률로 뒷받침한다.
아울러 금융자원이 국가 중대 전략과 첨단 제조업, 과학기술 혁신 등 핵심 분야에 집중되도록 유도하고 재정·산업·고용 정책과 금융정책 간 연계를 강화하도록 했다 실물경제 지원책도 강조했다. 또 외국이 중국 국민이나 기관에 차별적 금융 제한을 가하거나 중국의 금융안보를 해칠 경우 중국이 대응 조치 또는 제재를 취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서방 제재 대응 장치도 담았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경기 침체와 지방정부 부채, 중소은행 부실, 그림자금융 등 누적된 금융 리스크가 금융법 제정을 앞당긴 배경이라고 보고 있다. 업권별 규제로는 복합화된 금융시장을 관리하기 어려워진 만큼, 최상위 기본법을 통해 감독 체계를 일원화하고 금융 안정과 산업 육성을 동시에 추진하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최근에는 금융강국 건설의 핵심 토대인 위안화 국제화 야심도 한층 노골화하고 있다. 중국공산당 이론지 추스(求是)에 올해 초 게재된 연설에 따르면 시 주석은 금융강국의 핵심 조건으로 ‘강대한 화폐’를 꼽으며, 위안화가 국제 무역·투자·외환시장에서 널리 쓰이고 글로벌 준비통화 지위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중국은 해외 중앙은행 대상 환매조건부채권(RP) 수단 구축, 디지털 위안화 기반 국경간 결제플랫폼 ‘엠브리지’ 등 제도적 장치도 잇따라 마련하고 있다.
미국의 재정적자 확대와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불확실성 등으로 최근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자 중국은 이를 위안화 국제화와 금융강국 구상을 밀어붙일 기회로 삼는 모습이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란 전쟁으로 페트로달러 체제에 균열이 생기면서 대체 통화로 부상한 위안화의 위상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자료에 따르면 위안화의 무역 금융 비중은 지난 5년간 세 배 증가해 올해 4월 기준 6%를 기록했다.
다만 중국 당국이 엄격한 자본 통제를 유지하는 한 위안화가 달러를 대체하기는 쉽지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중국 당국은 본토 고액자산가들의 해외 주식투자 창구로 활용되던 3개 역외 증권사에 무허가 영업 혐의로 총 3억 3000만 달러(약 5086억 원)의 대규모 벌금을 부과하는 등 최근 들어 자본유출 단속 수위를 높이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세계 외환보유액에서 달러 비중은 여전히 절반을 넘는 반면 위안화 비중은 2% 안팎에 그친다.
베이징=정다은 특파원 downr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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