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가격 인상에 나스닥 하락…마이크론 급등도 역부족[뉴욕 is]
마이크론 14% 급등에도 기술주 약세…다우는 장중 사상 최고

(뉴욕=머니투데이방송) 염현석 특파원= 뉴욕증시가 25일(현지시간) 혼조세를 보였다.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호실적에도 애플이 가격 인상 여파로 급락하면서 나스닥지수는 나흘 연속 하락했다. 반면 헬스케어와 금융, 산업주가 강세를 보이면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장중 사상 최고치를 다시 경신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0.46% 하락했다. S&P500지수는 보합권에서 움직였고, 다우지수는 72포인트, 0.1% 상승했다. 존슨앤드존슨과 JP모건체이스가 각각 1%, 2% 넘게 올랐고 캐터필러는 5% 급등하며 다우지수를 지지했다.
◆애플 가격 인상에 빅테크 부담
나스닥 하락을 이끈 것은 애플이었다. 애플은 이날 맥북과 아이패드 가격 인상을 발표한 뒤 6% 넘게 떨어졌다. 이는 2025년 4월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애플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대로 메모리와 저장장치 수요가 급증하면서 부품 가격이 빠르게 올랐다고 설명했다.
애플은 맥북 네오 기본형 가격을 599달러에서 699달러로 올렸고, 맥북 에어 512GB 모델은 1099달러에서 1299달러로 인상했다. 맥북 프로 1TB 모델은 1699달러에서 1999달러로, 아이패드 에어 128GB는 599달러에서 749달러로 올렸다. 아이패드 프로 와이파이 256GB 모델도 999달러에서 1199달러로 인상됐다.
애플은 성명에서 "소비자 전자산업이 전례 없는 도전에 직면했다"며 AI 데이터센터 확장이 메모리와 저장장치 수요를 이례적으로 끌어올렸다고 밝혔다. 이어 "여러 제품 가격을 인상하기 시작해야 하는 지점에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추가 인상 가능성도 열어뒀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앞서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에서 부품 가격 급등을 더 이상 모두 흡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100년에 한 번 오는 홍수"라며 "40년 넘게 어떤 분야에서도 이런 상황은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마이크론 급등에도 나스닥 약세
메모리 가격 상승은 반도체주에는 호재로 작용했다. 마이크론은 회계연도 3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을 웃돌면서 14% 급등했다. 최근 분기 매출은 1년 전보다 네 배 이상 늘었고, 매출총이익률은 39%에서 84.9%로 뛰었다. 퀄컴도 비핸드셋 부문 매출 전망을 상향하면서 6% 올랐다. 샌디스크와 웨스턴디지털, KLA,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도 동반 상승했다.
그러나 반도체를 사들이는 대형 기술주에는 비용 부담 우려가 커졌다. 애플 외에도 마이크로소프트는 Xbox 콘솔 가격 인상을 발표한 뒤 4% 가까이 하락했다. 알파벳과 메타플랫폼스도 각각 1% 안팎 내렸다. 메모리 가격 상승이 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고, 소비자 전자제품 전반의 비용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됐다.
이날 발표된 5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시장 불안을 일부 제한했다. 전체 PCE는 전월보다 0.4% 올라 다우존스 예상치 0.5%를 밑돌았다. 전년 대비로는 4.1% 상승해 예상에 부합했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는 전월 대비 0.3%, 전년 대비 3.4% 올랐다. 근원 물가 상승률은 2023년 10월 이후 최고였지만, 중동 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 이후에도 예상보다 높지는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물가 지표 발표 뒤 국채금리는 소폭 하락했다. 10년물 미 국채금리는 1bp 이상 내린 4.384% 부근에서 거래됐다. 아전트캐피털매니지먼트의 제드 엘러브룩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메모리 가격 상승에 대해 "반도체가 들어가는 TV와 자동차 등 우리가 사는 모든 전자제품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술 공급망에서 큰 인플레이션의 파급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면서도 "현재 소비자는 이런 가격 인상을 흡수할 만큼 강하다"고 설명했다.
염현석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