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민주당, 민생 뒷전 권력투쟁 답답…멸칭 조롱은 멈춰야”

“집권 1년 만에 국민 삶은 뒷전으로 미룬 채, (내부) 권력투쟁하며 서로를 조롱하면 국민들이 우리 민주당을 어떻게 생각하겠나. 다시 기회를 줄까 싶을 정도로 심각한 국면이다.”
우원식 전 국회의장은 25일 한겨레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8·17 전당대회를 앞두고 격화하는 더불어민주당의 당권 경쟁에 대해 답답함을 토로했다. 의원과 지지층이 사실상 ‘편’을 나누어 서로를 멸칭으로 부르는 등 갈등과 불신이 임계점을 향해 치닫고 있는 것에 대해 그는 “이렇게 전당대회를 치르면 우리에게 무엇이 남는가. 분열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소한, 적어도, 멸칭은 쓰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앞서 우 전 의장은 당대표 선거 불출마 입장을 밝혔다.
―지금 당내 갈등이 과거와 다른 점은?
“지금은 (경기) 평택(을) 국회의원 선거를 통해서 민주·진보 연합에 훼손이 생긴데다가 당내에서 세력을 갈라 멸칭까지 쓸 정도로 깊숙한 균열이 생겼다. 그동안 함께했던 사람들이 적인가? 원수라도 되는가? 그동안 민주정부를 만들 때 민주, 개혁, 진보 진영은 같이 힘을 모아왔다. 이번 전대를 치르고 나서 어떻게 수습할까 이게 굉장히 큰 걱정이다.”
―지방선거 결과 책임론이 당내 분분하다.
“국민들은 먹고사는 문제에 대한 요구가 있는데 민주당은 그에 대해 별로 이야기하지 않았다. 검찰개혁 중요하다. 하지만 그것만이 의제인가. 집권여당으로서 민생에 천착해 풀어가려는 노력이 보이지 않으니 국민들에게 오만하게 보이는 것 아닌가. 국민들의 삶이 개선되는, 국민들의 삶으로 입증되는 민주주의가 돼야 한다. 민주당 전체가 이 문제에 관해 책임 있는 자세를 취해야 한다.”
―연임 도전이 점쳐지는 정청래 전 대표는 ‘보완수사권 당장 전면 폐지’ 등의 메시지로 선명성을 강조한다.
“검찰로 인해 피해를 가장 많이 본 대통령이 보완수사권 문제는 숙의해달라고 하면 당에서도 숙고하는 모습을 만들 필요가 있지 않나. 그게 당정 협력 아닌가. 그런데 곧바로 ‘폐지’를 이야기하면 당정이 대립하는 모양새가 되지 않나. ‘여기를 믿으면 내 삶이 나아지겠구나’라는 느낌을 줘야 안정적인 집권여당이 될 텐데 최종 결론이 어떻게 나든 이런 과정 자체가 국민을 불안하게 만들고 (여당을) 믿기 어렵게 만든다.”
―보완수사권 폐지 여부에 대한 개인적 의견은?
“국회에서 면밀히 살펴보고 더 숙고해야 한다.”
―김민석 국무총리와 송영길 의원에 대해 ‘의제가 없다’고 지적했는데.
“누가 됐든 마찬가지다. 전당대회가 권력투쟁처럼 비치면서 대결 구도가 과도해 보이는 것 아닌가. ‘내가 누구를 이길 수 있다’ ‘내가 어느 지역에 더 표가 많다’ 이런 식으로 접근해서는 국민만 불안해진다. 국민의 삶을 중심으로 한 의제들을 꺼내놔야 하는데 누구도 그런 의제를 내놓지 않고 있다. 누가 누구 편이냐는 이야기만 보이지 않는가.”
―어떤 전당대회가 되어야 하는가?
“민주당은 누구를 위한 정당이고, 정체성을 어떻게 정립할 것이냐, 또 청년 세대의 불안이나 자산·소득 양극화는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이런 문제를 두고 비전과 해법을 경쟁해야 한다. 내가 권리당원 수가 더 많다, 다음 공천권은 누구 거다, 이러면 당만 쪼개질 뿐이다. 다음 대선에서 민주정부 5기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매우 어렵다고 생각이 들 정도다. 이후 민주당은 어떤 모습이 될지, 우리에게 남는 것은 무엇일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최소한 멸칭이라도 쓰지 말아야 한다.”
고한솔 기자 s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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