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80%가 지진벨트에…퇴적 분지에 취약한 내진설계, 피해 키웠다

문재연 2026. 6. 26.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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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를 24일(현지시간) 강타한 지진은 얕은 진앙에서 규모 7 이상의 강진이 연쇄적으로 발생해 파괴력이 컸다.

미 CNN방송 등에 따르면 이날 규모 7.2와 7.5의 지진이 잇따라 발생한 베네수엘라 북부는 카리브판과 남미판의 경계에 걸쳐 있다.

윌리엄 예크 USGS 소속 지구물리학자는 이날 CNN에 베네수엘라의 건물 대부분이 보강되지 않은 흙벽돌 구조물이기 때문에 연쇄 지진에 붕괴할 위험이 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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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층 얕고 대륙판 어긋나는 지점
인구 80% 밀집…"위험 노출" 경고
베네수엘라 전문가들 보강 촉구했지만
재원 문제로 피해 예방 못해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서 24일 강진이 발생한 후 구조대가 무너진 건물 잔해를 수색하고 있다. 카라카스=AP 뉴시스

베네수엘라를 24일(현지시간) 강타한 지진은 얕은 진앙에서 규모 7 이상의 강진이 연쇄적으로 발생해 파괴력이 컸다. 게다가 내진 설계가 돼 있지 않은 취약한 건물이 많고, 제재에 따른 경제난으로 보강 작업도 하지 못해 많은 건물이 무너졌고, 이에 따른 인명 피해를 키웠다. 베네수엘라 지질학자들은 수십 년 동안 자국민들이 강진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경고했지만 대비는 이뤄지지 못했다.

미 CNN방송 등에 따르면 이날 규모 7.2와 7.5의 지진이 잇따라 발생한 베네수엘라 북부는 카리브판과 남미판의 경계에 걸쳐 있다. 두 판은 거대한 단층대를 형성해 힘을 축적해 왔다. 이 힘이 한계를 넘어 단층이 파열할 때마다 치명적인 지진이 발생했다. 1812년(메리다·카라카스)과 1967년(카라카스), 1997년(카리아코)이 대표적이다.

거의 동일한 위치에서 1분 이내의 짧은 시차를 두고 대규모 강진이 연속 발생한 '쌍둥이 지진'이란 특징은 피해를 키웠다. 쌍둥이 지진은 첫 번째 지진이 두 번째 단층 파열을 즉각적으로 유도해 파괴력을 배가시킨다. 한 번의 흔들림이었다면 버텼을 구조물도 2차 충격을 받으면 붕괴하기 쉽다.

진원도 얕았다. 미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두 지진이 처음 발생한 지점의 깊이는 지표면에서 각각 21.9㎞와 10㎞에 불과했다. 같은 강도의 지진이라도 진원이 얕을 때 지면 위 물체가 더 심하게 흔들린다.

지질학적 원인도 있다. 수도 카라카스의 지반은 무른 충적토로 외부 충격을 분산시키기 어려워 흔들림이 더 커진다. 장 프랑수아 상블라 파리 국립고등기술학교 교수 등은 2002년 논문에서 "카라카스의 충적토는 지진파를 최대 25배까지 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 이날 카라카스는 진원 인근인 모론에서 약 168㎞ 떨어져 있었지만, 건물이 크게 흔들려 외벽이 무너지고 부상자가 속출했다.

위험은 오래전부터 경고됐다. 하이메 라파예 교수 등 메리다 안데스대 연구진은 2009년 "국토 인구의 80%가 안데스와 카리브해 사이 좁은 지진벨트에 몰려 있어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대비는 부족했다. 윌리엄 예크 USGS 소속 지구물리학자는 이날 CNN에 베네수엘라의 건물 대부분이 보강되지 않은 흙벽돌 구조물이기 때문에 연쇄 지진에 붕괴할 위험이 컸다고 설명했다.

서방의 오랜 제재로 인한 경제난 때문에 건축물 보강 작업이 취소되는 일도 빈번했다. 밀라 애덤 오클랜드대 부교수는 한국과학기술미디어센터에 "강한 지반 운동에 매우 취약한 것으로 알려진 지역은 고위험 지대로 인정하고, 엄격한 건축 기준과 취약한 구조물 보강을 적용해야 한다"며 "다만 수십 년간 경제 붕괴를 겪어 온 나라에서 이를 실현하기란 대단히 어려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문재연 기자 munj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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