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북항 돔구장 추진… ‘사직의 추억’ 끝나나

부산/김미희 기자 2026. 6. 26.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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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수 시장 당선 후 건립 본격화
북항에 돔구장이 들어선다면… 24일 하늘에서 내려다본 부산 북항 재개발 부지. 가운데 큰 공터가 랜드마크 건설 부지다. 전재수 부산시장 당선인은 이곳에 3만석 규모 돔구장을 짓는다는 계획이다. 사진 왼쪽에 있는 흰색 건물은 내년 9월 개관하는 오페라하우스다. /김동환 기자

6·3 부산시장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후보가 당선된 이후 부산 북항 부지에 돔구장을 짓는 구상이 본격화하고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홈구장인 오라클파크처럼 바다가 보이는 야구장을 짓자는 것이다. 북항 부지는 부산역 동쪽에 있는 낡은 항만 지역이다. 항만 시설이 부산 강서구와 경남 창원 등으로 이전한 이후 재개발 사업이 진행 중인 곳이다. 내년 9월에는 부지 한쪽에 오페라하우스가 먼저 문을 연다.

북항 돔구장 건설은 전 당선인의 지방선거 공약이다. 북항 랜드마크 건설 부지에 지붕을 열고 닫을 수 있는 3만석 규모 개폐식 돔구장을 짓는다는 계획이다. 일본 프로야구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후쿠오카 돔(미즈호 페이페이 돔 후쿠오카)이 개폐식 돔구장이다. 3만석은 2032년 개장하는 서울 잠실 돔구장과 비슷한 규모다. SSG가 2028년 인천 청라에 짓는 돔구장(2만3000석)보다 크다.

전 당선인은 K팝 공연장, 쇼핑몰, 호텔 등을 갖춘 복합 돔구장으로 개발한다는 구상이다.

전 당선인이 돔구장을 지으려는 북항 랜드마크 건설 부지는 11만3286㎡(약 3만4000평) 크기로 2023년 터를 닦는 공사를 마쳤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2024년 12월 4조5000억원 규모의 외국 자본을 유치해 호텔, AI(인공지능) 헬스케어센터 등을 갖춘 88층 랜드마크 타워를 짓겠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 넷플릭스 등과 함께 ‘북항 랜드마크 컨소시엄’까지 꾸렸다. 이후 민간투자를 유치하려고 했으나 두 차례 공모 모두 불발됐다.

지역에선 “오랫동안 답보했던 북항 재개발 사업에 속도가 붙을 것 같다” “부산의 미래를 좌우할 금싸라기 땅에 돔구장을 짓는 게 맞느냐” 등 의견이 갈리고 있다.

지방분권균형발전 부산시민연대가 지난 12~15일 부산시민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59%가 북항 돔구장 건설에 찬성했다. 야구 팬들 사이에서는 “KTX 타고 부산 가서 원정 응원할 수 있겠다”는 반응도 나왔다. 북항을 지역구로 둔 국민의힘 곽규택 의원도 호응하고 있다.

문제는 비용이다. 전 당선인은 돔구장 사업비를 약 1조3000억원으로 예상한다. 전 당선인은 지난 15일 기자들과 만나 “1조3000억원 중 부지 대금 6300억원(44%)은 부지를 소유한 부산항만공사가 사업에 참여해 지분을 받는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고, 나머지 6700억원은 민간 투자를 유치하면 된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항만공사도 개발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항만공사법 개정안’이 지난 18일 국회를 통과했다.

전 당선인은 “시민이 돔구장 건설에 참여할 수 있게 ‘시민 공모주’를 발행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시민들이 돈을 내 일부 비용을 충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부산 지역 건설사인 협성종합건업은 최근 “북항에 야구장을 지으면 무상으로 공사를 하는 방식으로 3000억원을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경남 진해신항 개발에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항만공사가 개발에 참여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현재 롯데자이언츠가 홈구장으로 쓰고 있는 동래구 사직구장 주변 상인들은 반발하고 있다. 유수원 국민시장 상인회장은 “야구장 덕분에 먹고사는데 파산하란 말이냐”며 “야구장 이전 계획에 결사 반대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서지영(부산 동래) 의원은 지난 1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 시민, 프로야구 팬과 40년 넘게 함께한 사직구장을 몇 사람 뜻에 따라 없애면 안 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전 당선인은 “사직구장에선 프로야구 경기가 1년에 약 60일 열려 낙수 효과가 600억원 수준”이라며 “사직구장을 동호인들이 밤낮으로 사용할 수 있는 생활 체육 메카로 만들면 그 이상 경제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했다.

새 야구장 건설은 부산 지역의 숙원 사업이다. 사직구장은 1985년에 지어 노후화가 심각하다. 허남식 전 시장이 2010년 사직구장을 돔구장으로 짓자고 제안한 이후 시장 선거 때마다 이슈로 떠올랐다가 무산됐다. 오거돈 전 시장은 북항에 ‘개방형 야구장’을 짓겠다고 했다. 박 시장은 사직구장을 재건축하기로 방향을 잡았다. 문화체육관광부의 공공 체육 시설 개보수 지원 공모에 선정돼 국비 299억원도 확보했다. 총비용은 약 2924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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