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원·달러 환율 1550원 눈앞…무엇이든 진정 조치 나와야
한 달 가까이 1500원대에서 움직이던 원·달러 환율이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며 1550원마저 넘어설 기세다. 대통령까지 ‘과도하게 높다’며 구두개입에 나섰지만 어제 서울외환시장에서 환율은 1542.7원으로 주간거래를 마감했다. 장중 1549원까지 오르며 1550원 선을 위협했다.
경상흑자가 기록적으로 늘어나는 와중에 원화 가치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의 최저치로 떨어진 것이라 불안감이 더 크다. 양호한 경제지표, 외환보유액, 국가신인도 등을 고려하면 아직 버틸 수 있다는 견해가 있다. 그러나 국제 유가가 내림세로 돌아서고 전쟁이 잦아든 상황을 감안하면 높아도 너무 높다. 환율 급등은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를 뿌리째 흔들 수 있는 휘발성 큰 악재다. 원유·가스·곡물·부품 수입가격 상승은 비용 증가를 초래해 실물경제를 직격할 수밖에 없다. 이 비용을 자체 흡수하면 기업 이익률이 떨어지고, 소비자가격에 떠넘기면 물가 부담이 늘어나는 진퇴양난에 빠지게 된다. 대처 능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에 더 치명적이기도 하다.
왜 이리 뜀박질하는지, 어떻게 진정시킬 것인지에 대한 고민과 논의가 잘 안 보이는 점이 우려를 더한다. ‘이만하면 전쟁 때 환율’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인데 정부는 외국인의 대량 주식 매도가 잦아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어제 물가 관련 회의에서도 경제부총리는 별다른 메시지를 내지 않았다. ‘가용 수단을 총동원해 물가 안정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면서도 정작 물가 상승의 핵심 원인인 환율은 외면하는 모양새다.
물론 너무 비관할 필요는 없다. 보름 뒤 SK하이닉스가 미국 증시에 상장(ADR)하면 300억달러 이상이 유입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일회성 이벤트에 기대기보다는 원화 가치 하락을 막아낼 구조적인 방안에 집중해야 한다. 미국은 외면하고, 일본도 만기 연장에 소극적인 통화스와프 체결이 대표적이다. 특히 한·미 통화스와프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원화 가치 안정에 특효약임을 입증했다. 긴축재정, 잠재성장률 제고 등 중장기 대책과 함께 환율 상승을 더 용인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도 재차 발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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