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이스라엘, 레바논 일부 철수”…이스라엘·레바논은 동시 부인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남부 완충지대 일부에서 병력을 철수했다는 미국 측 주장에 이스라엘과 레바논 당국이 즉각 부인하고 나서면서 진실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25일(현지시간) 미국 국무부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이스라엘이 헤즈볼라와의 전쟁 과정에서 점령했던 레바논 남부 영토 일부에서 철수했다고 보도했다.
이 당국자는 “이스라엘이 헤즈볼라와의 전쟁 과정에서 점령했던 남부 레바논 영토 일부에서 철수했다”면서 “이제 레바논 정규군이 해당 지역에 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이스라엘이 완충지대 일부에서 병력을 철수시키는 구체적인 조치를 이미 취했다”며 “이는 레바논 정부를 향한 중요한 선의의 표시”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레바논 정부군이 해당 지역에 진입해 무기와 군사 인프라를 제거해야 한다”며 “이 같은 모델을 남부 레바논 전역으로 확대해 주민들의 안전한 귀환과 재건, 레바논의 완전한 주권 회복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이스라엘이 철수한 지역의 규모나 정확한 위치는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당사국들은 곧바로 반박에 나섰다. 이스라엘 고위 당국자는 로이터통신에 해당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레바논의 한 고위 안보 관계자 역시 이스라엘군의 철수 사실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국방부 고위 관계자도 “이스라엘군은 남부 레바논의 이른바 완충지대에서 철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측 발언에 관한 질문을 받은 레바논군 고위 관계자도 최근 현지 상황이 “철수와는 정반대”라고 말했다.
이번 논란은 미국이 중재 중인 이스라엘·레바논 협상과 맞물려 있다. 양측은 헤즈볼라와 이스라엘 간 충돌 종식 방안을 놓고 워싱턴의 중재 아래 협상을 진행 중이다.
중동을 순방 중인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전날 쿠웨이트에서 레바논 정부군이 현재 이스라엘군이 장악한 남부 지역 일부에 진입해 통제권을 행사하는 이른바 ‘시범 구역’ 구상을 공개했다.
루비오 장관은 “레바논 정부와 군이 점차 더 많은 자국 영토를 통제해야 한다”며 “레바논군이 통제하는 지역이 늘어날수록 헤즈볼라의 영향력은 줄어들고, 그에 따라 이스라엘도 점령 지역을 축소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것이 현재 협상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백민정 기자 mj10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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