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소회를 듣는다]김영록 전라남도지사 "특별시민으로 나주에 살면서 지역 발전 사명 다할 것"

박형주 기자 2026. 6. 25.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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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도정 살림살이 획기적 성장 보람"
"전남 더 이상 변방 아닌 미래 성장 중심"
"인구 문제 해결하지 못해 가장 아쉬워"
"통합의 성패, 주민 신뢰· 참여에 달려"
"堂 경선 관리 엉망…전당대회 역할할 것"
김영록 전남지사가 24일 이임식을 끝으로 8년간의 긴 항해를 사실상 마무리했다. 남도일보를 만난 김영록 지사는 지난 8년간 변방의 전남을 미래 성장 중심으로 이끌어 온 것을 가장 큰 도정 성과로 꼽았다./전남도 제공

지난 2018년부터 전라남도정을 이끌어온 김영록 전남지사가 24일 이임식을 끝으로 8년간의 긴 항해를 사실상 마무리했다. 남도일보를 만난 김영록 지사는 지난 8년간 변방의 전남을 미래 성장 중심으로 이끌어 온 것을 가장 큰 도정 성과로 꼽았다. 다만 수도권 집중화 속에 인구 늘리기에 실패한 것을 가장 아쉬운 점으로 꼽았다. 김 지사는 통합의 최초 제안자로서 통합특별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지도부가 균형발전 기조 속에 시도민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할 것을 주문했다. 아울러 본인에게 지역발전을 위해 힘써달라는 요구가 있는 만큼 자연인으로 돌아가도 사명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임기를 마치는 소회와 함께 지난 8년을 스스로 평가하신다면?

▶돌이켜보면 지난 8년은 참으로 가슴 벅차고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많은 고비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전남의 가능성을 믿고 끊임없이 담대한 도전을 하며 희망의 길을 만들어 왔습니다. 그 길은 '내 삶이 바뀌는 전남 행복시대, 세계로 웅비하는 대도약 전남 행복시대'를 향해 쉼 없이 달려 온 여정을 함께하며 아낌없는 성원을 보내주신 도민 여러분들이 계셨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오직 도민의 행복과 지역의 미래 발전만을 생각하며 추진한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대한민국 최초 광역통합으로 출범을 앞두고 있어 감회가 남다릅니다.

-8년 도정 주요 성과와 함께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것은?

▶우선 전남의 경제지표와 도정 살림살이가 획기적으로 성장했습니다. 2018년 7조 5천억 원이었던 전남 예산은 올해 13조 7천억 원으로 8년 만에 무려 82%가 증가했고, 2018년 6조원대였던 국고 예산 역시 올해 사상 최초로 10조 원 규모로 대폭 확대됐습니다. 민선 7·8기 66조 4천억 원 규모의 투자유치에 힘 입어 도민 1인당 개인소득은 2018년 전국 12위에서 8위로, 가구소득은 전국 16위에서 9위로 크게 상승하며 전남 경제가 중위권으로 도약했습니다. 농수산식품 수출액 역시 2018년 3억 9천만 달러에서 지난해 8억 8천만 달러로 2배 이상 급성장했고, 특히, 김 수출은 2018년 1억 9백만 달러에서 지난해 4배 이상 성장한 4억 3천만 달러를 달성했습니다.

무엇보다, 도민 중심의 도정을 최우선으로, 도민 한분 한분의 삶을 바꾸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총 7차례에 걸쳐 4천560억 규모 민생안정대책을 마련했고, 전국 최초로 연 70만 원 농어민 공익수당을 지급했습니다. 또한, 인구대전환 프로젝트로 1세부터 18세까지 매월 20만 원을 지원하는 '출생기본소득'과 신혼부부와 청년들이 월 1만원의 임대료를 내고 거주하는 '전남형 만원주택' 등의 혁신 정책에 힘입어 전남은 2023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연속 합계출산율 전국 1위를 지켜오고 있습니다. 아울러, 끈질긴 노력 끝에 도민들의 해묵은 숙원을 해결했습니다. 사건 발생 73년 만에 여순사건 특별법이 제정됐고, 18년 묵은 난제였던 '광주 민간·군 공항 통합 이전'이 전격 합의를 이뤘습니다. 착공 23년 만에 목포~보성선 철도가 개통했으며, 통합 의과대학 정원 100명 확정 등 30년 염원인 전라남도 통합대학교 국립의과대학 설립에도 물꼬가 틔었습니다.

또한, 첨단산업을 대거 유치하며 전라남도가 더 이상 변방이 아닌 대한민국 미래 성장의 중심지로 우뚝 서게 됐습니다. 오픈AI와 SK그룹이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전남 투자계획을 발표했고, 삼성SDS 컨소시엄도 '국가 AI 컴퓨팅센터' 부지로 해남 솔라시도를 선정해 7월 착공을 앞두고 있으며, 반도체 펩 유치도 가시화하고 있습니다. 우주 강국의 거점이 될 고흥에 '우주발사체 산업 클러스터' 조성을 착수하고, 우주발사체 국가산단 조성을 추진 중이며 제2우주센터 공모에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전남은 해상풍력, 태양광 등 청정자원을 미래성장 동력으로 승화하며 대한민국 재생에너지 대전환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전남 전역이 '분산에너지 특화지역'으로 지정되었고, 신안·진도 해역이 '7.3GW 규모의 초대형 해상풍력 집적화단지'로 지정됐습니다. 이를 통해 햇빛·바람연금을 기반으로 기본사회 선도모델을 제시하게 됐습니다. 에너지산업 집적지로서 나주에 2022년 세계 유일 에너지 특화대학인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을 설립했고, 청정 무한에너지 '인공태양 연구시설' 입지가 확정되며 전남이 대한민국 핵융합 연구를 이끄는 중심에 서게 되었습니다.

전남의 전통 주력산업인 농수산업에도 AI를 접목해 융복합 산업으로 구조 전환하는 중요한 전기를 마련했습니다. 올해 '국가 농업AX 플랫폼' 공모사업에 선정되며 전남의 미래농업 전략이 국가사업으로 인정받게 되었습니다. 여기에 정부예산에 이미 반영된 1,150억원 규모의 농업AX 3종 핵심 인프라인 글로벌 비즈니스센터·농업AX 실증센터·생육지원 데이터센터가 한 곳에 갖춰지면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농업 AI 전환의 전진기지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입니다.

전남은 세계가 찾는 글로벌 매력도시로 발돋움하게 되었습니다. 전국체전,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등 국제행사는 역대급 성공을 거두었고, 총 3조원 규모 남부권 광역관광개발 사업은 전남이 가장 많은 1조 3천억 원을 확보했습니다. K-디즈니 순천은 콘텐츠 앵커기업들이 입주하며 K-콘텐츠산업의 새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처럼 위대한 전남으로의 도약은 도민 여러분들께서 함께 도전하며 힘을 모아주신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아쉬운 것은 한두가지겠습니까. 다만 전부터 이야기했지만, 인구 문제가 가장 아쉽습니다. 아쉽다기보다는 안타깝습니다. 인구늘리기가 엄청 힘든 일이기도 전국적으로도 지방소멸 위기가 큰 문제이기는 하지만, 특히 전남광주는 인구문제가 해결될 기미가 잘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반도체 공장을 유치하려고 한 것인데, 가시화하고 있어 가슴이 벅찹니다. 반드시 성공해서 낙후된 전남광주에 획기적인 발전 계기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미래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다음 시정이 반드시 이어받아야 할 핵심 과제는?

▶상대적으로 낙후돼 온 전남·광주 지역의 경제와 산업을 획기적으로 일으키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입니다. 전남·광주 행정통합은 양 시·도의 산업 기반을 유기적으로 연결하여 우리 지역의 산업구조를 대전환할 기회입니다.

이달 말, 정부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들과 비수도권 투자를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한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호남에 반도체 공장이 들어설 수 있다는 언론보도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께서는 반도체 기업들에 남쪽으로 눈을 돌려 새로운 남부권 산업생태계를 구축해달라고 강조하셨습니다.

반도체는 설계와 전공정, 후공정이 하나의 사슬처럼 이어지는 반도체 클러스터로 집적될 때 비로소 완성됩니다. 전남·광주는 국내 최대 규모의 재생에너지 공급 기반과 함께 광활한 부지와 우수한 연구인력, 정주 여건까지 두루 갖춘, 반도체 클러스터의 최적지입니다. 전남은 오래전부터 에너지 대전환을 준비하며 청사진을 그려왔습니다. 지난해 11월 SK그룹 최태원 회장을 직접 만나 반도체 팹 투자를 제안했고, 12월에는 삼성글로벌리서치 경영진과 마주앉아 전남의 잠재력을 펼쳐 보였습니다. 올해 2월에는 '전남·광주 반도체 3축 클러스터 비전'을 선포해 나아갈 길을 분명히 했습니다. 이미 전남에는 삼성SDS가 주도하는 국가AI컴퓨팅센터가 들어설 예정으로 여기에 전남의 반도체 팹과 광주 패키징을 더하면 AI와 반도체가 맞물리는 완결한 생태계가 탄생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전남·광주에 투자하고 마음껏 역량을 펼치도록 함으로써 전남·광주가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의 새로운 중심이 되어 호남 반도체 시대를 이끌어가야 할 것입니다.

-통합특별시가 안착하기 위해 가장 먼저 풀어야 할 매듭은 무엇이라고 보는지?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은 단순히 행정구역을 합치는 것을 넘어 전남과 광주가 하나의 경제·생활·미래로 나아가는 새로운 출발점이 될 것입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청사 위치, 예산 배분, 개발사업 우선순위 등 여러 이해관계로 갈등과 진통이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것은 어느 한 지역이 우위를 점하고, 다른 지역이 양보하는 방식이 아니라, 통합을 통해 전남과 광주 모두가 더 큰 도약과 발전의 기회를 얻는다는 공감대를 만드는 것입니다. 통합의 성패는 제도도 중요하지만 주민들의 신뢰와 참여가 함께 할 때 이뤄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통합특별시를 이끌어 갈 새 지도부는 지역 간 균형발전 원칙을 분명히 세우고, 주민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면서 주요 현안을 투명하게 결정해야 합니다. 특히, 통합 과정에서 소외된다고 느끼는 지역이 없도록 예산의 적절한 분배, 공기업·출연기관 등 분산 배치, SOC 투자 등 균형 발전을 위한 실질적인 정책을 추진해야 합니다.

광주와 전남은 역사와 문화, 산업과 인재를 함께 공유해 온 공동체입니다. 당장의 이해관계를 넘어 미래 세대를 위한 선택이라는 관점에서 통합을 바라본다면 갈등도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광주군공항 무안 이전 문제는 어떻게 풀어야 하나요?

▶광주 민간·군 공항 통합이전은 그동안 지역사회의 갈등 속에서 쉽사리 답을 찾지 못했던 과제였습니다. 지난해 이재명 대통령의 탁월한 결단력으로 발판으로 역대 어느 정부도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했던 광주 군 공항 이전 문제를 대통령께서 직접 타운홀미팅에서 논의하고 국가 책임 아래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지역사회의 분위기도 크게 달라졌습니다.

최근에는 가시적인 성과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난 6월 17일 광주 군 공항 이전부지 선정위원회가 최초로 개최되었습니다. 국방부가 지난 4월 무안군 망운면 일대를 예비이전후보지로 선정한 이후 불과 두 달 만에 이전부지 선정 절차가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아 있습니다. 이전후보지가 선정된 이후에는 이전 주변지역 지원계획을 구체적으로 마련해야 합니다. 지역의 미래 성장동력이 될 각종 지원사업은 물론 태양광발전단지와 같은 주민 소득지원사업, 소음피해 최소화 대책 등이 반드시 포함돼야 합니다. 특히 무안 국가산업단지 조성을 비롯한 국가 지원사업에 대한 지역민들의 기대가 매우 큰 만큼, 주민 수용성 확보를 위해서라도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와 같은 행정적 지원부터 첨단산업 유치에 이르기까지 정부의 지속적인 관심과 협력이 필요합니다.
김영록 전라남도지사가 24일 도청 김대중강당에서 열린 '제38·39대 전라남도지사 이임식'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전라남도 제공

-지난 민주당 경선에 대한 실망감을 여러 차례 피력하셨는데?

▶당에서 경선 관리가 엉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불공정 행위가 있었는지에 여부 대해서는 말하기 힘들지만, 시기부터 시작해서 경선 관리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렇게 빨리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원래는 4월에 한다고 했었는데, 그런데 갑작스럽게 3월 19일이라고 발표됐습니다. 특히 통합특별시의 사정에 대한 배려는 전혀 없었습니다. 통합특별시는 특히 경선관리를 더 잘했어야 하는데 그런 게 전혀 안돼 있었습니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당이 바로 설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역할을 다할 것입니다.

시도민의 기대에 부응을 못한 것은 송구합니다. 그러나 시도민들께서 오히려 저에게 사랑을 더 많이 배풀어주신 거 같습니다. "절대 좌절하지 말고 기죽지 말고 계속해서 광주전남을 위해서 일을 해 다오"라는 것이 대부분 시도민의 뜻이었습니다. 완전히 은퇴하라는 분은 한 분도 없습니다. 저도 자연인으로 돌아가서 편히 쉬고 싶지만, 아직은 지역발전을 위해 더 일을 해야 한다는 사명감도 남아 있고, 시도민의 뜻도 그렇게 보입니다. 앞으로 특별시민으로 돌아가도 전남광주 발전과 이재명 주권정부의 성공을 위해서는 혼신을 다하겠습니다

-'정치인 김영록' 혹은 '자연인 김영록'으로 향후 계획은?

▶ 7월 1일 통합시민의 한 사람으로 돌아갑니다. 아직 어떤 구체적인 계획은 갖고 있지 않습니다. 남악에 거주하는 것은 공무원들이나 후임 통합시장이나 과거 사례를 보면 불편하게 생각해서 비켜주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전남으로 와서 살아야 한다는 여론이 있어서 어디에 살아야 하나 의견을 들어봤더니 나주가 가장 적합하다는 추천을 받아 나주로 정했습니다. 해외 장기 연수와 같은 계획은 없습니다.

-전남·광주 통합시민들께 전하고 싶은 말씀은?

▶AI·에너지 대전환 시대를 맞아 호남에 대한민국의 첨단산업과 새로운 미래를 이끌어 갈 '황금같은 기회'가 찾아왔다고 생각합니다. 반도체 산업의 설계부터 전공정, 후공정이 하나의 사슬처럼 이어지는 클러스터로 완결형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를 완성해 전남광주가 미래산업을 견인하는 축이 되고 지역 청년들이 서울이나 수도권으로 가지 않아도 고향에서 대기업 수준의 임금을 받으며 일할 수 있는 튼튼한 기반과 경쟁력을 갖추게 되면서 전남·광주 전 권역이 '고르게 함께' 성장하는 대한민국 균형발전 성공 모델로 조성될 것입니다.

아울러,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통합을 통해 강력해진 재정과 분권을 바탕으로 농어촌, 중소기업, 취약계층을 위한 맞춤형 정책을 확대하고 더욱 두텁게 지원하여 모든 시민들이 삶의 변화를 체감하고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이제 전남과 광주가 하나된 힘으로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는 희망찬 시작을 앞두고 있습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대한민국의 지방주도 성장의 핵심축으로 힘차게 도약하게 될 것을 기대하며, 특별시민의 행복한 삶이 함께하는 통합특별시의 성공을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박형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