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인사이드] 靑 “문재인 만날 것” 김민석 “보완수사권 폐지”…전대 모드로 급선회하는 친명
25일 정치권에서는 “여권(與圈) 내 친명 세력이 전당대회 모드로 긴급 전환하고 있다”는 말이 나왔다.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하루 전에 연임 도전을 위해 당 대표에서 사퇴하면서 문재인 전 대통령을 만나자 친명 진영도 당심을 잡기 위해 발빠르게 대응하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이날 김민석 국무총리는 “보완수사권 폐지가 정부 최종 입장”이라고, 청와대는 “이재명 대통령이 문재인 전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오찬할 것”이라고 각각 발표했다.

◇보완수사권 폐지 발표한 김민석 총리
김민석 국무총리는 이날 오후 2시쯤 “보완수사권 폐지를 정부 기본 입장으로 최종 정리했다”고 발표했다. 예고에 없던 일정을 긴급 공지하고 브리핑에 나섰다.
보완수사권 문제는 이재명 대통령과 정청래 전 대표가 미묘하게 맞선 사안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그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보완수사권을 악용될 여지가 없는 예외적인 경우까지 다 봉쇄해 놓으면 나중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정 전 대표는 예외 없는 보완수사권 폐지를 주장했다.
최근에도 이 대통령이 순방에서 돌아온 직후 기자회견에서 보완수사권이 필요하다는 뜻을 밝혔지만, 정 전 대표는 지난 2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 개혁의 마침표는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라고 재차 강조했다. 강성 당원 사이에서는 검찰개혁과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한 목소리가 컸다.
특히 최근 이 대통령이 검찰 출신인 한찬식 민정수석 임명을 강행하면서 여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이재명 정부의 검찰개혁 의지에 대한 물음표가 붙은 상황이었다.
당 대표 출마를 앞둔 김민석 총리가 보완수사권 폐지라는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향후 당권 다툼에서 불거질 검찰개혁 진정성 논란을 미리 해결했다는 평가다. 정치권 관계자는 “전당대회 과정에서 강성 지지층의 표를 잡으려면 폐지 입장을 밝혀두는 게 방법이 될 수 있다”며 “일단 전당대회에서 승리한 뒤에 국회 입법 과정에서 수정·보완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문재인 만나는 이재명…캐스팅보트 된 친문
김 총리가 보완수사권 폐지 입장을 밝힌 것과 비슷한 시간, 청와대는 “이재명 대통령이 7월 1일 문재인 전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오찬을 한다”고 발표했다. 이 대통령과 문 전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공식적으로 만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대통령과 문 전 대통령의 회동은 앞서 몇 차례 추진됐지만, 양측의 일정 조율 문제로 번번이 무산됐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 대통령의 강한 의지로 만남이 성사됐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왜 문 전 대통령을 찾았을까. 여권 내에서는 당권 주자들이 ‘친문 세력’에 구애를 보낼 필요성이 커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민주당 전통 지지층 사이에선 문 전 대통령은 상징적인 인물이다. 여기에 민주당은 고(故) 이해찬 전 국무총리 이후로 ‘원로’의 명맥이 끊긴 상태인데, 지지층 사이에서 ‘큰 어른’에 대한 향수가 짙어지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한 호남 지역 민주당 의원은 “지역에 다녀보니 오래된 당원 사이에선 현재 민주당에 ‘어른’이 없다는 점을 다들 아쉬워하더라”라며 “우리 당에선 당연히 문 전 대통령이 어른의 역할을 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출신 인사들이 여전히 원내에 많이 포진해 있다는 점도 원인이다. ‘문재인 청와대’에서 국정상황실장을 맡은 윤건영 의원은 친문계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민주당을 이끌고 있는 한병도 원내대표도 문재인 정부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을 맡았다. 이외에 정태호(청와대 일자리수석)·김영배(청와대 민정비서관)·고민정(청와대 대변인)·황희(문체부 장관) 의원도 굳건히 지역구를 지키고 있다. 지금은 구심점이 약하지만 친문 세력이 언제든 당권 경쟁의 ‘캐스팅 보트’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여권 관계자들은 친문계의 동향을 주시하는 분위기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친문이나 전통 지지층의 마음이 친명으로 기울 지, 친청으로 기울 지는 미지수”라며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게 전당대회의 향방에 꽤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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