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박스쿨 장학생, 자유민주당 댓글조직 실무자 됐다
리박스쿨 ‘늘봄 교육’ 수강생이 손효숙 대표의 추천으로 자유민주당의 사무원으로 채용돼 댓글 조직 실무를 담당한 사실이 재판에서 확인됐다. 리박스쿨 늘봄 교육은 이를 수료할 경우 초등학교 방과 후 프로그램인 늘봄학교의 강사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어 논란이 됐던 교육 과정이다. (관련 기사: 초등 방과후 자격증 미끼로 '댓글공작팀' 모집)
해당 수강생 이 씨는 자유민주당이 기획한 댓글팀 ‘6.3자유승리댓글단(자승단)'의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단톡방)을 개설하고 관리하는 역할을 맡았다. 채용 당시 이 씨는 만 18세였다.
이같은 사실은 지난 22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30부(박옥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리박스쿨 댓글조작 사건 재판에서 확인됐다. 이날 공판에서는 문제의 이 씨가 피고인 신분으로 출석해 증인신문을 받았다.
리박스쿨 장학생, 자유민주당 기획 ‘자승단’ 댓글팀 실무 맡아
이 씨는 2021년 리박스쿨을 알게 돼 어머니와 함께 늘봄 교육을 수강했다. 이 씨는 “손효숙 대표가 아끼는 학생”이 됐다. 리박스쿨에 수강료를 내지 않아도 강의를 들을 수 있는 ‘영구 장학생’이 됐다. 이 씨가 리박스쿨에서 무료로 들은 강의는 10여개가 넘는다.
2024년 12월경, 손효숙 대표는 미성년자인 이 씨에게 자유민주당 사무원으로 일해볼 것을 추천했다. 이 씨는 이석우 자유민주당 사무총장의 면접을 거쳐 ‘미디어주임’이라는 직함으로 채용됐다. 이후 1년 5개월 넘게 사무원으로 근무하다 지난달 31일 퇴직했다.
이 씨는 자유민주당의 갖은 사무를 봤다. 자유민주당의 주요 사업인 현수막 디자인부터 명부 관리, 영상 제작, 민원 응대 보조, 회의 준비 등을 했다. 다른 직원들은 6~70대 노년층이었기 때문에 혼자서 많은 일을 감당해야 했다.
지난해 4월 29일, 이 씨는 이석우 사무총장의 지시를 받아 ‘6.3온라인 댓글 감시단 모집 공고’ 포스터를 만들었다. 며칠 뒤인 5월 3일에는 댓글 교육을 한다는 공지 포스터도 제작했다.

또 이석우 사무총장 지시를 받은 이 씨는 자유민주당 명의 휴대전화인 ‘당 폰’을 받아 ‘6.3 자승단 전체 멤버방’, ‘6.3 자승단 리더 방’이라는 제목의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을 만들었다. 이 씨가 직접 참가자들을 단톡방에 초대하고 부방장을 지정했다. 해당 단톡방은 댓글 작성 역할을 하는 ‘청년 리더 그룹’과 공감을 누르는 역할을 하는 ‘사수 그룹’을 총 17개 팀으로 구성해 매일 6시부터 23시까지 1시간 간격으로 담당 시간대를 나눠 네이버 기사에 댓글을 달았다.
미성년자에 단톡방 개설 지시한 이석우 “나는 그 방 본 적 없다”
재판에 출석한 이석우 사무총장은 자신은 이 씨에게 단톡방 개설을 지시한 뒤, 한 번도 단톡방에 들어간 적 없다고 발뺌했다.

⦁검사 : 증인은 이 방에서 댓글 활동과 공감 활동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는 아예 모르세요?
◯이석우 사무총장 : 예 저는 사실상 그 이후에는 그 방을 들여다본 적이 없습니다.
⦁검사 : 6.3 자승단 모집 공고와 출범을 전부 다 증인이 하셨는데, 그 댓글 활동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전혀 모른다는 취지이신가요?
◯이석우 사무총장 : 그 부분은 그분들이 자율적으로 자기들이 짜서 하는 거니까...
- 이석우 사무총장 증인신문 중(2026.6.22.)
그러나 뉴스타파 취재 결과, 단톡방을 들여다 본 적 없다던 이석우 사무총장의 진술은 거짓이었다. 지난해 취재진이 들어가 있던 리박스쿨 댓글팀 단톡방 ‘6.3자승단 전체 멤버방’에는 이석우 사무총장이 올린 메시지가 남아 있었다. 이 사무총장은 “이재명 난리났다 강원 충청 지역 470여곳 밤새 현수막 붙었다”는 문구와 관련 유튜브 영상 링크를 올리며 활동했다.

지난해 5월 31일 뉴스타파의 리박스쿨 댓글팀 추적 첫 보도 이후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닷새 뒤인 6월 5일 이석우 사무총장은 이 씨에게 “단톡방을 삭제하라”고 지시했다. 주요 증거를 인멸할 것을 지시한 이유에 대해 이석우 사무총장은 “단톡방에 참여하고 있는 분들이 삭제를 해달라고 요청이 왔다. 그때 뉴스타파 보도가 되고 그랬던 모양이다. 그분들이 원한다면 삭제하는데 대신 전체를 다 캡처해 놓으라고 (이 씨에게 지시)했다”고 진술했다.
이 씨는 이석우 사무총장의 지시대로 단톡방을 폭파하고 방 캡처본을 남겼다. 캡처본을 남긴 이유에 대해 이석우 사무총장은 “무슨 일이 있을지 모르니 캡처본을 남기라고 지시했으나 캡처본을 읽어보지는 않았다”고 답했다.
한편 사무원 이 씨는 “이석우가 시키는대로 했을 뿐 댓글을 남기는 등의 활동을 한 일은 없었다”고 항변했다.
다음달 13일 오전 10시에 열리는 다음 재판 기일에는 자승단으로 활동했던 장 모 씨 등 피고인 5명에 대한 증인신문이 열릴 예정이다.
뉴스타파 박종화 bell@newstap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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