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바이오, BIO USA서 ‘기술’ 넘어 생산·자본·AI 제조까지 전면 확장
거래소는 해외 바이오기업 코스닥 유치전…산업부·KEIT는 AI 제조혁신 특별관으로 새 성장전략 제시
K바이오가 세계 최대 바이오산업 행사인 'BIO International Convention 2026(BIO USA 2026)'에서 신약 후보물질 중심의 파트너링을 넘어 생산 거점, 기술이전, 자본시장, 인공지능(AI) 제조혁신까지 확장된 성장 전략을 제시했다.

올해 국내 기업과 기관들의 행보는 크게 네 방향으로 나타났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미국 록빌 공장과 유럽 세일즈 오피스를 앞세워 생산·영업 거점 확대 전략을 구체화했고, 온코닉테라퓨틱스와 지아이이노베이션은 핵심 파이프라인을 기반으로 기술이전 및 임상 협력 논의를 이어갔다. 한국거래소는 해외 바이오기업의 코스닥 상장 유치에 나섰으며,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KEIT)은 AI 기반 제조혁신을 K바이오의 새 경쟁력으로 내세웠다.
업계에서는 이번 BIO USA가 국내 바이오산업이 연구개발 성과를 소개하는 단계를 넘어, 생산 인프라와 자본시장, 제조 디지털 전환까지 포괄하는 산업 생태계 경쟁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 자리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생산 거점 확대 전략을 가장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현지시간 2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연말까지 15~20% 성장한다는 전망에는 변화가 없다"며 생산능력, 포트폴리오, 글로벌 거점 확장 전략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핵심은 지난 3월 말 인수한 미국 록빌 공장이다. 6만리터 규모의 록빌 공장은 미국 현지 생산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거점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송도 중심의 대규모 생산체계와 결합해 고객사에 이원화된 생산 옵션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존림 대표는 "록빌 인수는 굉장히 좋은 결정이었다"며 "현지 인력 520명이 삼성바이오로직스에 합류해 함께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록빌 공장 매출 인식은 2분기부터 시작됐으며, 3분기부터 본격화할 전망이다. 여기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3년 미국 뉴저지, 지난해 일본 도쿄에 이어 올해 3분기 네덜란드에 유럽 세일즈 오피스를 열고 미국, 유럽, 일본 및 아시아태평양 주요 시장을 직접 공략하는 영업망을 구축할 예정이다.

제3바이오캠퍼스는 새 모달리티 대응 거점으로 검토되고 있다. 기존 항체의약품 생산은 1·2캠퍼스를 중심으로 확대하고, 제3캠퍼스에서는 펩타이드, 아데노부속바이러스(AAV), 세포·유전자치료제(CGT) 등을 살펴보는 방식이다. 특히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 확대에 따라 GLP-1 계열 의약품 생산 수요가 늘고 있는 만큼 펩타이드 생산 가능성이 주요 검토 대상에 올랐다.
신약개발 기업들은 글로벌 기술이전과 임상 협력 가능성을 넓히는 데 집중했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차세대 항암신약 후보물질 '네수파립'의 글로벌 임상 2상 연내 확대를 목표로 미국 FDA IND 준비에 나섰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행사 기간 다수의 글로벌 파트너링 미팅을 진행하고, 현지시간 23일 오후 4시 기업 발표를 실시했다. 김존 대표는 직접 발표자로 나서 회사의 핵심 파이프라인과 연구개발 역량, 글로벌 사업화 전략을 소개했다. 발표의 중심에는 이중표적 항암신약 후보물질 네수파립(JPI-547, Nesuparib)이 놓였다.
네수파립은 Tankyrase와 PARP를 동시에 표적하는 First-in-Class 이중표적 합성치사 항암제다. 기존 PARP 기반 치료의 한계를 극복하고 적응증 및 환자군을 확대할 수 있는 차세대 합성치사 항암제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현재 췌장암, 자궁내막암, 난소암, 위암 등 4개 적응증에서 임상 2상 개발이 진행되고 있으며, 3개 암종에서 FDA 희귀의약품(ODD) 지정을 받았다.
김 대표는 네수파립의 FDA 희귀의약품 지정에 따른 행정적 제도를 활용해 조건부 허가 및 Fast track 심사 등 여러 혜택을 기반으로 글로벌 임상 2상 연내 확대를 목표로 FDA IND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지난달 ASCO 2026에서 네수파립 임상결과를 공개한 이후 높아진 글로벌 기업들의 관심에 대응하기 위해 사업개발(BD)팀과 연구진, 임원진 등 역대 최대 규모의 대표단을 파견했다. ASCO 2026에서 공개된 임상 1b상 데이터에서는 전이성 췌장암에서 표적병변 완전관해(CR)를 달성한 뒤 40개월 이상 장기 생존한 사례가 제시돼 글로벌 제약사와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회사는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신약 '자큐보'를 통해 축적한 해외 사업개발 경험도 네수파립 글로벌 진출의 기반으로 삼고 있다. 자큐보는 현재 전 세계 27개국과 기술수출 및 공급 계약을 체결했으며, 중국과 인도 등 주요 시장에서 허가 절차가 진행 중이다.

GI-214는 지아이이노베이션이 면역항암 분야를 넘어 심혈관·희귀질환 영역으로 파이프라인을 넓히기 위해 개발 중인 후보물질이다. 폐동맥고혈압은 폐혈관이 비정상적으로 좁아져 폐동맥 압력이 상승하고 심장에 부담을 주는 희귀·난치성 질환으로, 미충족 의료수요가 높은 분야다.
회사는 이번 BIO USA에서 차세대 면역항암제 GI-101A, GI-102, GI-108 및 폐동맥고혈압 치료제 GI-214를 중심으로 다수의 글로벌 제약사와 기술이전 및 글로벌 협력을 위한 사업개발 미팅을 진행했다. 특히 전임상 파이프라인인 GI-214에 대해서도 글로벌 제약사들의 관심이 높았으며, 신규 협력 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장명호 지아이이노베이션 대표는 "회사는 다양한 파이프라인과 차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직접 개발, 기술이전, 임상협력 등 다양한 사업개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며 "가시적 성과를 도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자본시장 차원의 움직임도 이어졌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23일 BIO USA 2026이 열리는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글로벌 바이오기업 임직원 약 150명을 대상으로 한국 자본시장 홍보 행사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서울투자진흥재단과 공동으로 진행됐다.
거래소는 외국기업의 코스닥 상장 절차 등 IPO 관련 사항을 안내하고, 삼성증권·유진투자증권 등 투자은행(IB), 한국투자파트너스, 법무법인 화우, 삼일회계법인 등 IPO 전문기관과 함께 패널 대담 형식으로 코스닥시장 장점과 외국기업의 코스닥 상장 사례를 설명했다. 미국 내 유망 기업을 대상으로는 일대일 면담을 진행하며 코스닥 기술특례제도 등을 소개했다.
민경욱 한국거래소 부이사장은 "한국거래소는 코스닥이 글로벌 시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해외 기업의 국내 상장 활성화를 위한 지속적인 노력과 맞춤형 유치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AI 제조혁신을 K바이오의 새로운 성장 전략으로 제시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KEIT는 BIO USA 2026에서 'K-BIO M.AX(Manufacturing AI Transformation) 특별관'을 운영하고 국내 바이오 기업들의 AI 제조혁신 역량을 글로벌 시장에 알렸다.
산업부와 KEIT는 3년 연속 BIO USA에 특별관을 운영해 왔다. 과거에는 국내 바이오 소재·부품·장비 기업의 우수 기술을 알리는 데 집중했다면, 올해는 AI 제조혁신을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KEIT는 기업별 비즈니스 파트너링을 위한 현장 피칭 프로그램을 마련해 해외 수요처 발굴을 지원했다. 행사 기간 열린 'KOREA NIGHT@BIO USA 2026'에는 글로벌 제약사, 투자기관, 국내외 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해 'AI 바이오 M.AX 얼라이언스'를 중심으로 한 국내 바이오산업의 성장 가능성과 협력 기회를 공유했다.
서용원 KEIT 원장직무대행은 "이번 BIO USA는 국내 바이오 기업들의 기술력을 넘어 AI 기반 제조혁신 역량을 세계 시장에 보여준 자리였다"며 "앞으로도 AI 바이오 M.AX 얼라이언스를 중심으로 바이오 연구개발 제조혁신을 가속하고,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BIO USA 2026은 K바이오가 신약 후보물질 중심의 파트너링을 넘어 생산 거점, 임상개발, 자본시장, AI 제조혁신을 결합한 종합 경쟁 단계로 진입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글로벌 생산·영업망을 넓히고, 온코닉테라퓨틱스와 지아이이노베이션이 임상·전임상 파이프라인을 앞세워 기술이전과 협력 가능성을 타진하는 가운데, 거래소와 정부 지원기관까지 해외 현장에서 기업 성장 기반을 확장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다만 향후 평가는 현장에서 형성된 논의가 실제 기술이전, 임상 진전, 생산 수주, 해외 상장 유치, 제조혁신 사업화로 이어질 수 있느냐에 달릴 전망이다.
- 차세대 백신 개발 국제협력 논의 본격화…'제7차 글로벌 백신 포럼' - 약사공론
- 안국약품, 전 사업장 'ISO14001·ISO45001' 통합 인증 - 약사공론
- 셀트리온, AOCC&IMKASID 2026 학회서 '램시마SC' 日 임상 결과 발표 - 약사공론
- 코오롱티슈진, BIO US 2026서 'TG-C' 글로벌 파트너십 확보 박차 - 약사공론
- 지아이이노베이션, BIO USA 공식 기업발표…글로벌 BD 확대 - 약사공론
- "조리할 때 나오는 초미세먼지, 치매 위험 높일 수도" - 약사공론
- GC녹십자, R&D ‘선택과 집중’ 본격화…5대 핵심 파이프라인 ‘THE FAB FIVE’ 선언 - 약사공론
- 1%도 안되는 식품 점자 표기…'점자 표기 확대법안' 대표발의 - 약사공론
- 질병청, 병원체자원 200건 확보 추진…바이오헬스 경쟁력 키운다 - 약사공론
- 의약품안전원, 보건의료 인재 대상 진로 탐색 프로그램 개최 - 약사공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