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령 놀이’ 등 갑질하던 양양군 공무원, 항소심서 선처 호소

김영희 2026. 6. 25.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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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들 재판 출석해 엄벌 탄원
▲ 환경미화원 상대 ‘계엄령 놀이’ 양양군 공무원. 연합뉴스 자료사진

환경미화원들에게 이른바 ‘계엄령 놀이’를 시키는 등 직장 내 갑질과 괴롭힘을 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양양군 전 공무원이 항소심에서도 선처를 호소했다.

25일 춘천지법 강릉지원 형사1부(이배근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전 양양군 소속 공무원 40대 A씨의 강요, 상습협박, 상습폭행, 모욕 혐의 사건 항소심 첫 공판이자 결심공판에서 A씨는 고개를 숙였다.

A씨는 “피해자분들께 저로 인해 심각한 상처와 고통을 겪고 계신 점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6개월이 넘는 시간 동안 교도소에서 수형 생활을 하며 지난달 제 잘못에 대해 깊은 반성과 후회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앞으로 남은 수형 생활도 자기 성찰의 시간을 보내 다시 사회로 복귀했을 때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거나 상처를 이루는 일 없게 노력하겠다”고 했다.

A씨는 지난해 7월부터 11월까지 자신이 지휘하던 20대 환경미화원 3명(공무직 1명, 기간제 2명)을 상대로 강요와 폭행, 협박, 모욕 등 직장 내 괴롭힘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사소한 불만을 이유로 쓰레기 수거 차량을 일부러 먼 곳에 세워 피해자들이 걷게 하거나 차량을 따라 뛰게 하고, 고의로 천천히 운행해 업무를 지연시키는 등 위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는다.

자신이 보유한 주식 가격이 떨어지자 “주가가 원하는 가격이 될 때까지 비상계엄을 선포한다”, “말을 듣지 않으면 제물로 바쳐 밟겠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또 피해자들을 바닥에 엎드리게 한 뒤 다른 피해자들에게 발로 밟도록 지시하는 이른바 ‘멍석말이’ 방식의 강요를 한 혐의도 받고 있다.

A씨는 “주가 상승을 위해 빨간 속옷을 입어야 한다”며 피해자들에게 빨간색 속옷 착용 여부를 강제로 보여주게 하는 행위를 반복하고, “주식을 사지 않아서 주가가 오르지 않는다”며 피해자들에게 주식 매수를 강요한 혐의도 있다.

이 밖에도 담배꽁초를 던지거나 비비탄 총을 쏘는 등 여러 방식으로 수십 차례 상습 폭행하고, 모욕적인 발언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이날 “사안이 중대하고 피해자들에게 인격적 모멸감을 주는 등 죄질이 불량하다”며 “피해자들이 극심한 고통을 받고 있고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1심 구형과 같은 징역 5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앞서 1심을 맡은 춘천지법 속초지원은 A씨가 범행을 자백한 점 등을 토대로 공소사실 전부를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했다.

검찰과 A씨 측은 모두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A씨는 항소심에서도 혐의를 인정하고 반성문을 제출하는 등 선처를 구했다. 피해자들과 합의하기 위해 재판을 이어가 달라고도 요청했다.

하지만 피해자 측은 항소심을 앞두고 엄벌 탄원서를 낸 데 이어 이날 법정에 직접 출석해 엄벌을 호소했다.

재판부는 이 같은 사정을 고려해 변론을 종결하고 오는 8월 13일 오후 2시쯤 선고하기로 했다.

한편 A씨는 이날 재판에서 자신의 직업을 전직 공무원, 현재 무직이라고 밝혔다.

강원도가 지난 4월 21일 징계위원회를 열어 A씨에 대한 파면 처분을 의결했고, 양양군이 이를 집행한 데 따른 것이다.

다만 A씨는 파면 처분에 불복해 소청 심사를 청구했으며, 강원도는 다음 달 소청심사위원회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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