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현대차 노조 파업 가결…원·하청 ‘연쇄 쌍파업’ 기로

경상일보 2026. 6. 25.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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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도시' 울산이 거대한 파업의 폭풍 전야에 휩싸였다. 현대차 노조의 임단협 난항에 따른 총파업 찬반투표 가결에 이어 하청노조의 원청 직접 교섭 투쟁까지 겹치며 '연쇄 쌍파업'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조짐이다. 글로벌 완성차 판매 3위 기업으로 도약한 현대차가 올해도 노사 갈등이라는 시험대에 서게 된 것이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자동차지부는 24일 올해 임단협 관련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가결했다. 전체 조합원 3만9668명 중 86.65%가 투표에 참여했고, 투표자 대비 찬성률은 92.03%로 지난해 수준을 웃돌았다. 최근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대규모 성과급 지급에 따른 조합원들의 상대적 박탈감도 표심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다만 곧바로 파업에 돌입하는 것은 아니다. 25일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 중지 또는 결렬 결정이 내려져야 합법적인 파업권이 발동된다. 노조는 파업권 확보 시 오는 30일 중앙쟁의대책위원회 출범식을 열고 파업 일정과 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다. 만약 실제 파업에 돌입하면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이다.

문제는 노사 간 입장 차가 여전히 크다는 점이다. 임금 인상뿐 아니라 인공지능(AI) 도입과 전동화 전환에 따른 고용 안정 문제가 얽혀 있다. 노조는 기본급 인상, 성과급 확대, AI 관련 고용 보장, 완전 월급제 시행, 정년 연장, 신규 인력 충원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글로벌 경기 둔화와 전기차 시장 경쟁 심화, 인건비 증가 부담 등을 고려할 때 노조 요구를 모두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또 다른 변수는 '노란봉투법'을 동력 삼아 거세진 하청노조의 원청 직접 교섭 요구다. 이날 현대제철 비정규직 조합원들은 서울 현대차그룹 본사 앞에 모여 그룹 차원의 결단을 촉구했다. 계열사 최상위에 현대차그룹이 있는 만큼 정의선 회장이 직접 해결에 나설 것을 요구하며, 거부될 경우 총파업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임단협을 넘어도 하청노조 갈등이라는 또 다른 산이 남아 있다.

현재로선 현대차 노사가 대화와 타협을 통한 해법을 찾을지, 파업이라는 강경 수순으로 갈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파업은 노사 모두에게 상처를 남기는 최후의 수단이다.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대결로만 치닫는다면 그 피해는 기업과 노동자, 국가 산업 전반으로 확산될 수밖에 없다. 지금 필요한 것은 강 대 강 대치가 아니라 양보와 절충을 통한 지혜로운 해법이다. 산업계의 시선이 다시 울산의 현대차 노사를 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