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타닐 좀비 의심’ 수원 30대男 풀려났다…국과수 일단 ‘음성’, 정밀감정에 1주일
체포 근거 됐던 ‘간이검사 필로폰 양성’ 뒤집혀
국과수 1차 예비감정서 ‘음성’…정밀감정 남아
긴급체포했던 경찰 석방, 구속신청도 잠정철회
투약 혐의 부인한 A씨, “몸에 힘없어서 그랬다”
해외에서 악명높은 이른바 ‘좀비 마약’(펜타닐 등)을 투약한 것으로 의심받은 30대 남성이 당초 간이 시약검사에서 필로폰 ‘양성’ 반응이 나왔다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에서 ‘음성’으로 뒤집혀 체포에서 풀려났다.
경기 수원권선경찰서는 24일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긴급체포됐던 30대 A씨를 석방했다. 국과수에 정밀감정을 의뢰한 뒤 회신받은 1차 예비감정(통상 1~3일 소요) 결과에서 ‘음성’ 판정이 나온 데 따른 조처라는 게 경찰 측의 설명이다.
경찰은 A씨가 펜타닐을 투약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별도로 펜타닐 간이 키트검사를 병행했지만 마찬가지로 음성 판정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경찰은 마약류관리법 위반 구속영장 신청 계획을 잠정 철회했다.
![지난 6월 21일 경기 수원시 권선구 한 아파트단지 버스정류장 인근에서 30대 남성 A씨가 마약 투약이 의심되는 자세로 고개를 떨군 채 한참을 서 있는 모습을 목격자가 찍은 영상(왼쪽). 오른쪽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펜타닐 마약 과다복용자들이 좀비처럼 거리를 매회하는 모습으로 해외 소셜미디어에서 확산된 영상 일부. [인스타그램 등 캡처 갈무리]](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24/dt/20260624194341993kojx.png)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 마약 전문 수사관은 “마약 간이 검사에서 위(僞)양성 결과가 나오는 사례가 종종 있다”며 “특히 정신과 의약품을 복용하는 경우 의약품 성분을 마약류로 오인해 잘못된 결과가 나오기도 한다”고 전했다.
앞서 A씨는 21일 낮 12시30분쯤 수원시 권선구 한 아파트단지 버스정류장 인근에서 필로폰을 투약한 상태로 배회한 혐의를 받는다. 한 목격자가 당일 A씨 모습을 영상 촬영해 소셜미디어에 게재하면서 급속히 확산됐다.
영상에 따르면 A씨는 한참 부자연스럽게 등이 굽은 자세로 양팔을 늘어뜨리고, 간신히 서서 비틀거렸다. 사실상 인사불성이었다. 목격자는 “우리 동네 버스정류장에서 이런 광경을 직접 볼줄이야, 소름”이라고 자막을 달았다.
영상을 접한 네티즌들도 “미국 다큐멘터리에서 보던 모습 그대로다”, “완전히 펜타닐 중독자의 자세 아니냐”는 등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경찰은 전날(23일) 오전 7시쯤 사건을 인지해 수사에 착수하고 현장을 찾았다.
버스정류장 주변 CCTV 영상을 확보하던 경찰은 문제의 영상 속 남성과 인상착의가 비슷한 A씨를 근처에서 발견해 검거했다. 마약 간이검사에서 필로폰 양성반응을 확인한 경찰은 오전 10시 30분쯤 그를 긴급체포했다.
다만 A씨의 소지품 증 필로폰이나 펜타닐 등 마약류는 발견되지 않았고, A씨는 경찰 조사에서 투약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그는 “당시 몸에 힘이 없어서 그런 자세를 취하고 있었던 것”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이날 전해졌다.
국과수 정밀감정 최종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7~10일가량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찰은 감정 기간 일단 A씨를 석방하고, CCTV 분석 등을 통해 A씨의 영상이 촬영된 당일 동선을 파악하는 등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한기호 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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