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차남 방정오, 회삿돈으로 ‘방 캐피탈 파트너스’ 설립 추진 의혹
방정오 TV조선 부사장은 자신이 최대 주주로 있는 영화·드라마 제작사 하이그라운드(현 TME 그룹)와 관련된 배임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방 씨는 조선일보 방상훈 회장의 둘째 아들이다.
방정오 씨의 배임 혐의는 뉴스타파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뉴스타파는 ▲하이그라운드가 제대로 된 담보나 보증도 없이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500만 달러를 아랍에미리트 자산운용사로 보낸 사실 ▲송금 목적이 하이그라운드의 법인 목적과 무관한 ‘가상 자산 라이센스 사업’이라는 사실 ▲ 송금을 지시하고 최종적으로 승인한 사람이 방정오 씨라는 의혹을 지난 3월부터 연속 보도했다. (관련 기사: 조선일보 둘째 아들, 회삿돈 500만 달러 배임 의혹, "조용히 하려면 브릿지로" 방정오, 500만 달러 집행 직접 승인 정황)
뉴스타파는 하이그라운드가 사업 목적과 무관한 투자를 감행한 이유를 짐작해볼만한 자료를 추가 입수했다. 하이그라운드 임원들과 이 씨가 주고받은 메일에는 가상자산 라이센스 사업에 500만 달러를 투입한 이유가 ‘방 씨를 위한 투자 회사’를 설립하는 데에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방정오 측, 500만 달러 송금 목적 은폐 시도
500만 달러를 송금한 지 두 달이 지난 2019년 7월, 당시 하이그라운드 총괄이사였던 방정오 씨의 측근 정 모 씨는 하이그라운드 대표 우 씨와 페이퍼컴퍼니 대표 이 씨에게 메일을 보냈다. 정 씨는 메일에서 하이그라운드의 최대 투자자인 블루런벤처스(BRV) 측에게 500만 달러를 싱가포르로 송금한 이유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물었다.
애초에 방 대표님이 윤관 대표(하이그라운드 투자사 BRV 한국 대표)한테 간단히 뭘하려고 하는지 설명을 했을 거고 (디지털 에셋 라이센스)
싱가포르에 돈이 얘기한 만큼 5밀리언이 들어간 이상 완전히 거짓말로 대응하는 건 힘들 거 같아.
- 하이그라운드 총괄 이사 정OO (2019.7.31)
이어 정 씨는 하이그라운드가 이 씨가 만든 페이퍼컴퍼니가 추진하는 사업에 자금을 빌려준 것 뿐이라고 말하는 방안은 어떤지 물었다. 방 씨가 500만 달러 투자에 개입한 정도를 축소해 설명하겠다는 취지의 말도 덧붙였다.

방 씨의 자녀 문제를 싱가포르 지사 설립 이유로 설명하자는 내용도 포함됐다. 하이그라운드가 싱가포르에 500만 달러를 보내기 약 반년 전인 2018년 11월, 초등학생 딸이 운전기사에게 갑질을 한 사실이 드러나 방 씨는 TV조선 대표직에서 사퇴했다.

페이퍼컴퍼니 대표 "우리 목표는 '방 캐피탈 파트너스' 성공적 출범"
정 이사가 송금 이유를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지 물어보자, 페이퍼컴퍼니 대표 이 씨도 답장을 보냈다. 이 씨가 보낸 메일에는 하이그라운드와 이 씨가 공유한 것으로 보이는 ‘최종 목표’가 적혀있다.

‘방 캐피털 파트너스’는 방정오 부사장의 성씨인 ‘방’에 투자회사를 의미하는 ‘캐피탈 파트너스’를 덧붇인 말이다. 정 씨와 이 씨가 주고받은 메일에는 BCP라는 단어가 등장하는데, ‘방 캐피탈 파트너스’의 약자로 확인됐다. 하이그라운드와 이 씨가 500만 달러를 투입한 가상자산 라이센스 사업을 통해 최종적으로 방정오 씨를 위한 투자회사를 차리려 한 건 아닌지 의심되는 대목이다.
이어 이 씨는 사업의 내부 투자 문건을 BRV 측에 공유하지 않도록 하고, ‘브로커-딜러 회사’나 ‘자산운용사’라는 말도 언급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하이그라운드로부터 500만 달러를 입금받은 스톤포트가 하이그라운드 사업 목적과는 무관한 자산운용사임을 숨기라는 의미였다.

이 씨는 메일에서 “사업 목적과 상관 없는 일에 500만 달러를 투입한 사실이 밝혀지면 하이그라운드가 불필요한 감사를 받거나 ‘경영 과실’ 및 잠재적 기망 행위를 했다는 추궁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이그라운드가 회삿돈으로 추진한 가상자산 라이센스 사업과 ‘방 캐피탈 파트너스’ 설립이 법적으로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볼 수 있는 정황이다.
하이그라운드 총괄 이사 "방정오에 잘 보이려 제안한 것"
뉴스타파는 하이그라운드 총괄이사 정 씨에게 ‘방 캐피탈 파트너스’를 세울 계획이 있었는지 물었다. 정 씨는 ‘하이그라운드 우 전 대표와 페이퍼 컴퍼니 대표 이 씨가 방정오 씨에게 잘 보이고 싶어 제안한 일’일뿐이라며 방 씨가 개입했다는 의혹을 일축했다.
● 전혁수 (뉴스타파 기자): 이제 BCP 얘기가 나오잖아요. 그래서 방 캐피탈 파트너스를 최종적으로 설립하는 거다.
○ 정OO (당시 하이그라운드 총괄이사): 이거는 제가 얘기할 수는 없어요. 왜 그러냐 하면 그거는 그들(이 씨, 우 씨)이 그냥 'Mr.B(방정오)'에게 잘 보이려고 막 얘기를 한 거지, 방(정오)이 "그렇게 해야 돼요" 이렇게 말한 건 절대 아니거든요.
- - 뉴스타파 기자 - 정OO 총괄 이사 통화 녹음(2025.12.4.)
뉴스타파는 방 씨에게도 입장을 묻기 위해 지난 12월부터 전화를 걸고 문자를 남겼다. 그러자 방 씨는 뉴스타파 취재진의 전화를 차단했다.
취재 : 전혁수, 최혜정
촬영 : 최형석, 김희주
편집: 윤석민
C.G. : 정동우
디자인 : 이도현
출판 : 임승은
뉴스타파 최혜정 judy@newstap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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