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 10명 중 9명 찬성"…현대차 노조 2년 연속 파업 수순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압도적인 찬성률로 가결시키면서 올해 임금·단체협약 교섭이 중대 분수령을 맞았다. 중노위가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릴 경우 노조는 합법적인 파업권을 확보하게 되며,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파업 가능성도 현실화되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24일 전체 조합원 3만966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쟁의행위 찬반투표 결과 재적 대비 86.65%, 투표자 대비 92.03%의 찬성률로 가결됐다고 밝혔다. 전체 조합원 가운데 3만7348명이 투표에 참여해 투표율은 94.15%를 기록했다. 찬성표는 3만4371표, 반대표는 2977표였다. 노조는 이날 결과를 바탕으로 파업권 확보를 위한 마지막 절차에 돌입했다.
이번 투표 결과는 현재 교섭 상황에 대한 조합원들의 강한 불만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노사는 지난 5월 6일 상견례 이후 11차례 교섭을 진행했지만 핵심 쟁점에서 접점을 찾지 못했다. 노조는 회사가 실질적인 임금 제시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며 지난 12일 교섭 결렬을 선언했고, 이후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했다.

올해 임단협은 단순한 임금 인상 협상을 넘어 미래차 시대의 고용 체계와 임금 구조를 둘러싼 논쟁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노조는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 전년도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상여금 800% 인상, 정년 연장, 신규 인력 충원 등을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완전 월급제 도입과 노동시간 단축도 주요 요구안으로 제시했다.
특히 인공지능(AI)과 로봇 도입이 올해 교섭의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현대차는 미국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비롯한 자동화 기술 도입을 확대하고 있다. 노조는 생산 현장 자동화가 확대될 경우 근로시간 감소가 임금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완전 월급제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 미래차 전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고용 불안과 소득 감소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반면 사측은 대내외 경영환경 불확실성과 미래 투자 부담 등을 고려해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관세 정책 변화와 글로벌 전기차 시장 둔화, 미래차 투자 확대 등 복합적인 경영 과제가 겹친 상황에서 노조 요구를 전면 수용하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현대차 노사 협상은 이제 중노위 판단 이후 새로운 국면에 들어설 전망"이라며 "압도적인 찬성률로 파업 카드를 손에 쥔 노조와 미래차 전환기를 맞아 비용 부담을 고려해야 하는 회사의 줄다리기가 본격화되면서 올해 현대차 임단협은 산업계의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