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열린토론] 교육활동보호국 제안자 “선생님 혼자 감당하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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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그램명 : KBS 열린토론
■ 방송시간 : 6월 23일(화) 19:20-20:28 KBS1R FM 97.3MHz
■ 진행 : 황현희
■ 출연 : 문자원 변호사 (초등교사 출신), 이경아 민주연구원 연구위원, 천경호 실천교육교사모임 회장
https://youtu.be/lef44eTu9Ec
◇ 황현희> 최근 넷플릭스 드라마 <참교육>이 우리나라를 넘어서 세계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죠. 특히 이 드라마 속 가상기관인 교권보호국이 무너진 학교 현장을 바로잡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열광하고 있는데요. 실제로 우리 교육 현장에서 교권보호국 추진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폭력적이고 응징적인 방법으로 무너진 교권을 바로 세울 수는 없다라는 이견도 나오고 있죠. 무너진 교육 현장과 추락한 교권을 바로 세우기 위한 방법, 과연 교권보호국 같은 새로운 기관이 해답이 될 수 있을지 오늘 한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열린토론 함께해 주실 세 분의 전문가 소개합니다. 초등교사 출신으로 학교 현장의 문제를 잘 알고 계신 분이시죠, 문자원 변호사 나오셨습니다. 교육활동보호국이라는 관리감독 기구를 제안하신 이경아 민주연구원 연구위원 나오셨고요. 천경호 실천교육교사모임 회장 나오셨습니다. 세 분은 교육 현장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시잖아요. 드라마 어떻게 보셨는지 한번 좀 먼저 여쭤보도록 하겠습니다. 이경아 위원님부터 한 말씀해 주시죠.
◆ 이경아> 저는 드라마 보면서 두 가지 감정이 같이 들었는데요. 우선은 많은 분들이 왜 통쾌함을 느끼는지 좀 이해가 되더라고요. 한편으로는 그만큼 학교 현장에 쌓인 분노, 무력감 이런 것들이 크다는 말인 것 같아서 사실 마음이 좀 힘들었습니다. 드라마 속의 해결 방식은 강한 사람이 나타나서 문제를 응징하는 구조잖아요. 그런데 현실에서 그렇게 가면 큰일 나겠죠. 그래서 교육은 응징이 아니라 결국은 회복적인 과정이어야 하고 교육적 권한은 어떤 감정이나 주먹이 아니라 법과 절차 안에서 행해져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 드라마가 던진 질문이 참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왜 학교는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지? 그리고 왜 선생님은 두려워하고 혼자 버티게 되셨지? 그리고 국가는 어디에 있었지? 그런 생각들이 들었습니다.
◆ 문자원> 저도 정말 재밌게 봤었는데요. 일단 시청자들이 열광하는 포인트가 어떤 지점인지, 이게 왜 이렇게 통쾌하게 그려냈는지, 얼마나 이 교육 현장의 답답함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모른다는 이런 무력감 이런 것들을 잘 표현한 드라마 아닌가 싶습니다. 하지만 보면서 그런 법적인 부분에 대해서, 예를 들어서 아이를 폭행한다든지 하는 것들은 실현이 불가능한데 저걸 어떻게 하면 현실에 좀 가져올 수 있을까 하는 생각들도 좀 많이 했습니다.
◆ 천경호> 얼마 전에 처음 봤는데요. 일단 첫 번째로는 다른 학교급에서 겪는 어려움들을 좀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고요. 또 하나는 대부분 그런 사례들이 교사 개인이 안고 가는 경우들이 많거든요. 그런 것들에 대해서 사회가 학교와 교실 속의 이야기들에 조금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되지 않을까. 그렇다면 지금까지 그런 법과 절차가 해결하지 못한 지점에 대한 원인이 무엇인지 이 드라마를 통해서 좀 밝혀볼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들을 했었습니다.
◇ 황현희> 천경호 선생님은 실제 지금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계시잖아요. 저는 궁금한 게, 실제 모습과 드라마의 모습은 그래도 좀 많이 다르다라고 생각이 되는 부분이 있나요? 아니면 어느 정도 공감대가 좀 있다라고 생각하십니까?
◆ 천경호> 어느 정도 공감대가 있죠. 그런데 드라마에서 나오는 모습이 모든 학급에서 비슷하게 일어나는 건 아니고요. 학교마다 또 지역마다 조금 편차가 있죠. 그런데 어쨌든 그런 사례들이 분명히 있었고, 지금도 행해지고 있고, 그런 것들을 교사 개인이 주로 떠안고 가는 경우들이 많다라고 하는 것이 현실이라는 건 부정할 수 없겠죠.
◇ 황현희> 변호사님 어떻게 보세요? 법적으로도 그런 일들을 사례들을 많이 보셨을 거잖아요. 이런 일이 많이 일어납니까?
◆ 문자원> 네, 실제로 학교폭력 사안들도 너무 많고 또 선생님에 대해서 폭행을 행사하는 그런 교권 침해 사안까지 실제로 굉장히 많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 황현희> 실제가 더 참혹하다라는 얘기도 들리던데요.
◆ 문자원> 그렇죠. 실제 상황을 드라마에서도 되게 충분히 묘사한 것 같은데, 실제 뭐 일어나는 일들이 선생님의 인격을 침해하는 그런 일들로까지 많이 번지고 있기 때문에 자세하게 사안을 설명드리기는 어렵지만 굉장히 힘든 사안들이 많이 있습니다.
◇ 황현희> 이번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신임 교육감들이 앞다퉈서 교권보호국과 비슷한 형태의 기관을 설치하자라고 나서고 있습니다. 이 교육 현장의 정상화를 위한 전담기관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세 분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한번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경아 위원님부터 한 말씀해 주시죠.
◆ 이경아> 저는 전담 기관이 필요하다고 제안을 드렸는데요. 단순히 새로운 조직을 하나 더 만들자 이런 것만은 아니고요. 핵심은 국가와 교육청이 선생님의 교육활동 보호를 공식 업무로 책임지도록 만들자는 겁니다. 지금도 서이초 사건 이후에 여러 차례 법 개정을 통해서 제도들이 많이 생겼어요. 뭐 교권보호위원회도 있고 교육활동보호센터도 있고 또 교육청에 법률지원도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선생님들은 여전히 도움이 필요하면 어디다 연락해야 되지? 누가 이 문제를 책임지지? 그러면 민원 대응은 학교장의 몫인가 교육청 몫인가 선생님 개인의 몫인가 이런 것들이 지금 다 명확하지가 않습니다.

◇ 황현희> 선생님의 문제는 어디다가 연락을 해야 되는지에 대해서는 막상 떠오르지는 않네요. 교장 선생님한테 얘기하면 알아서 처리하세요, 이렇게 나올 것 같군요. 그 드라마에서도 그 장면이 나오잖아요.
◆ 이경아> 그래서 제도가 지금 흩어져 있고 현장에서 선생님은 여전히 혼자서 다 대응하고 계시거든요. 그래서 이 전담기관은 흩어진 기능을 모아서 기준을 만들고, 중대한 사안은 기관이 직접 지원을 하고, 그리고 지역별로도 다 편차가 있어요. 이런 격차를 줄이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문자원> 저도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입장이고요. 그 역할을 사실 국가가, 정부가 나서서 조금 더 선생님들한테 힘이 되어주는 그런 방향으로 설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직까지는 어떤 컨트롤타워의 설치라든지 이런 것들이 이루어지지 않고, 말씀 주신 것처럼 산발적으로 여기저기 제도가 흩어져 있다 보니까 선생님들은 실제로 어떤 매뉴얼이라든지 어딘가 존재는 하지만 그게 충분히 내실화되어 있지 않다고 봅니다.
◇ 황현희> 교권보호에 대한 인식은 하고 있지만 뭔가 제대로 만들어진 것은 없다라고 이해를 해야 되겠군요. 알겠습니다. 천경호 선생님 어떻게 보십니까? 이 전담기관의 필요성에 대해서 한 말씀해 주시죠.
◆ 천경호> 저도 전담기관이 생기는 것에 대해서는 동의를 하는데요. 지금까지 어떤 정책이 만들어졌을 때는 대부분 외부에서 어떤 커다란 사건이 있었을 때 그런 사건을 이렇게 처리하겠다라고 하는 일종의 형식적인 제안, 이런 식으로 만들어지다 보니까 되게 여러 가지 대책들이 만들어졌죠. 앞서 말씀하신 것처럼 교권보호위원회라든지 교육활동보호센터, 학교 전담 변호사 이런 제도까지도 만들어질 만큼 되게 산발적으로 흩어져 있는 여러 가지 교육활동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들이 있는데, 이게 너무 흩어져 있고 그러다 보니까 교사들도 어디에다가 뭘 요구해야 될지 잘 모르는 현실이거든요. 그렇다 보니까 새로운 기관들이 만들어졌을 때 앞서 같은 방식으로 새로운 기관을 만들고 사람들의 일자리만 이렇게 만드는 것에 그치지 않을까, 실제 현장에 도움은 안 되지 않을까라고 하는 걱정이 대단히 많은 상황입니다.
◇ 황현희> 여기저기 인식은 하고 있지만 뭔가 각기 다른 기관들이 퍼져 있어서, 이것을 하나로 모아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주는 뭔가가 반드시 필요하다라고 현장에서도 느끼고 계시는군요. 알겠습니다. 그렇다면 이 논의의 출발점부터 다시 한번 잡아봐야 될 것 같습니다. 교사들의 교육 활동이 위축되고 학교 교육이 무너지게 된 것, 이거는 과연 어디서부터 시작됐다라고 생각을 해봐야 될까요? 이경아 위원님.
◆ 이경아> 네, 어려운 문젠데요. 저는 이 문제가 어떤 한 제도 때문만은 아니라고 보는데요. 사실 이제 거론되는 원인들이 크게 학생인권조례 탓이다, 학부모의 악성 민원 탓이다, 아니면 아동학대법 때문에 선생님들이 어렵다 이런 것들이 거론되고 있는데요. 뭐 하나의 원인으로만 단순화하면 해법이 잘못 나올 것 같아요. 그래서 핵심은 학교 안에서 교육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권위 그리고 절차 이런 것들이 지금 많이 약화된 상태예요. 그래서 학교 밖의 법적인, 행정적인 이런 책임이 선생님 개인에게 오로지 전가되고 있다는 건데요. 선생님은 생활 지도를 해야 하는데 지도를 하면 학부모로부터 민원이 들어올 수 있고, 또 민원을 계속 받다 보면 결국은 그게 아동학대 신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런 두려움, 그래서 이런 경우가 발생하면 나중에 아무리 무혐의가 나와도 이미 선생님이 마음에 큰 상처를 입으시는 거예요.
◇ 황현희> 무혐의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잖아요.
◆ 이경아> 1년 넘게 걸린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결국은 출발점은 문제를 해결할 권한이 불분명하다, 그리고 선생님의 책임이 지금 너무 과도하다, 이 구조를 바꿔야 된다는 거라고 생각을 하는데요. 결국은 이 구조를 안 바꾸면 선생님들은 적극적으로 지도하는 것보다는 괜히 뭐 일 만들지 말자, 이런 방향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 황현희> 결국 선생님의 권한과 책임이 너무 과하게 부과되다 보니까 정신적인 스트레스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가, 이것을 확실히 좀 분산시켜주는 것이 필요한 것 아닌가라는 말씀을 해주신 것 같고요. 천경호 선생님, 저는 개인적으로 좀 여쭤보고 싶어요. 저 같은 경우는 학교에서 엄청나게 많이 맞은 세대거든요. 그런데 왜 이렇게 극단으로 가나요? 이거 예전에는 너무 많이 맞았고 지금은 오히려 선생님의 교권이 흔들릴 정도로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받고, 현장에서 느끼는 그 느낌은 어떻습니까?
◆ 천경호> 글쎄요. 제가 처음에 학교 발령 받았을 때와 지금을 비교해 보면 일단 첫 번째로는 학부모님들끼리 서로 소통이 별로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양육 스트레스가 훨씬 더 크죠. 옛날에는 집에 부모님이 안 계시면 친구네 집에 가서 놀다가 저녁때 가기도 했는데, 지금은 그런 사회적으로 돌봄 시스템 자체가 무너진 상황이어서 자꾸 학교에 요구를 하고 있는 상황, 그런 것들이 되게 많이 늘지 않았나 싶어요. 두 번째로는 저희가 학교 안에서 선생님들이 아동학대 신고 의무자거든요. 그런데 여전히 가정 내에서 이루어지는 체벌들이 많고 이제 그런 사안들을 발견했을 때 신고를 했는데 오히려 역으로 교사들이 보복으로 신고당하는 사례들이 많아진 거예요. 그런데 과거에는 SNS나 스마트폰이 없었기 때문에 그런 사례들이 그 지역에서만 일어나고 사라졌는데 지금은 한번 그런 사례들이 생기면 빠르게 전파되는 거죠. 그러면서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보복성 신고가 급격히 증가했다라고 하는 것들이 교사들 사이에 널리 퍼지면서 학생들을 지도하는 데 있어서 되게 어려운 거예요. 이 아이들에게 관심을 갖고 아이들이 어떤 어려움을 겪는지 관심을 가지면, 만약에 그 상황에서 아동학대 사례를 발견했다, 그러면 신고 의무자니까 당연히 신고를 해야 되잖아요. 그런데 이제 신고를 했다가 역으로 신고를 당하게 되면 그 소송에 엄청 시달리게 되니까, 아예 선생님들이 아이들에게 관심을 안 갖는 방식으로 점점 이렇게 악순환의 고리에 빠지게 되지 않나 싶어요.
◇ 황현희> 드라마에 나온 장면이 현실에서도 이루어지는 거잖아요. 너무 많이 개입하다 보면 오히려 나에게 피해가 오고 내가 귀찮아지는 일이 생기고 나에게 피해가 오니까 일단 그 행동을 아예 안 하게 되고, 그러려니 하고 넘기게 되는데 나중에 또 문제가 생기면 그 책임은 선생님에게 전가되고 그런 악순환.

◆ 천경호> 교사들이 교육활동을 통해서 발견한 아동학대 사례를 신고했을 때 여전히 교사들이 보호받을 수 있을 만한 안전장치는 하나도 없거든요. 대부분 학급담임들이 그런 고충의 최우선에 놓여 있다 보니까 선생님들의 교육활동이 위축될 수밖에 없는 현실인 거죠.
◇ 황현희> 또 최근에는 수학여행과 수련회 등 현장 체험학습도 많이 줄어들었다고 이야기를 들었어요. 교사들의 업무 과중과 책임 부담 때문이라고 하는데, 어떤 계기가 있었는지 문자원 변호사님께서 좀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 문자원> 네, 사실 계기가 2022년에 있었던 강원도 속초에서 현장 체험학습이 있었는데, 그때 한 학생이 버스에 치여서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습니다. 당시 사고 관련해서 인솔하였던 담임교사가 결국은 형사적인 책임을 지게 되는 상황이 벌어졌는데요. 그 사건을 보고 모든 전국의 선생님들께서는 내가 아이들을 데리고 현장 체험에 갔다가 전과자가 될 수가 있다, 형사적인 책임을 부담할 수 있다라는 그 부담감이 매우 커진 거죠.
◇ 황현희> 그렇죠. 천경호 선생님, 실제로 이런 부담감을 좀 느끼고 계십니까? 내가 진짜 이런 수학여행 갔다 뭐 일이 생기고 사고가 생기면 내가 전과자가 되는 거 아니야, 이런 인식들을 주변 선생님들도 하고 계십니까?
◆ 천경호> 그럼요. 사실 이제 사전에 안전지도를 충분히 하게 되어 있거든요. 그런데 그 안전지도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안전지도한 내용을 따르지 않아서 생기는 문제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사들이 형사 책임까지 내몰리고 있다 보니까, 그렇다면 굳이 불필요하게 아이들을 데리고 나가고 싶지는 않다라고 하는 건 당연한 수순이겠죠.
◇ 황현희> 문제가 생길 일을 굳이 만들고 싶지 않으니깐요. 알겠습니다. 또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 이후에 교육 당국에서 악성 민원과 교사들의 민원 처리 과중을 막기 위한 대책을 내놓지 않았겠습니까? 실제로 교사들의 민원 처리 부담이 줄어들었다는 평가도 나오긴 하는데, 문자원 변호사님, 현재 학교 현장에서 민원 처리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과정도 설명해 주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 문자원> 네, 서이초 사건 이후에 가장 큰 전환점이 된 것은 민원 처리를 누가 할 것인가였습니다. 지금까지는 담임교사가 본인 개인 휴대폰 번호로 이제 학부모와 소통을 하고 민원 처리를 했는데, 이 부분을 이제 학교의 민원 대응팀을 개설해서 교장과 교감 이런 관리자들이 민원 대응을 하자, 이렇게 일단 이야기가 나왔고 실제로 제도는 존재하는데요. 대부분의 선생님들이 대응팀이 우리 학교에 존재하는지조차도 사실 잘 모르고 계십니다. 그러니까 이게 아직 제도는 신설이 되었으나 내실화가 충분히 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볼 수 있고, 이런 부분에 대해 선생님들한테 안내가 더 필요하죠.
◇ 황현희> 아직 선생님들조차 이런 내용들을 잘 확인하지 못하고 활용하지 못한다라고 봐야 되겠군요. 중대 과실이 아닌 이상 교사 책임과 처벌을 면제하는 방향으로 법 개정을 추진 중이라고 하던데 이거 어떻게 보십니까? 천경호 선생님은 좀 효과가 있을 거라고 보고 계십니까?
◆ 천경호> 아직 법이 시행되지는 않아서 현실로 저희가 체감하기에는 좀 어렵지 않나 싶은데요. 일단은 법조문 자체를 법무부와 협의해서 그 내용을 '현저한'이라고 하는 문구를 집어넣기도 하고 학교생활 안전과 관련된 조항들도 고치기로는 했거든요. 그래서 일단은 법이 시행된 이후에 현장에서 어떻게 변화가 올지는 좀 지켜봐야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 황현희> 지금 어떻게 실행이 될지 지켜봐야 될 문제다라고 생각하시는군요. 그런데 민원을 처리하는 교권보호위원회의 심의 건수가 오히려 증가한 것도 좀 우리가 눈여겨봐야 될 지점인 것 같아요. 악성 민원이 더 증가했다라고 봐야 될지. 이게 어떻게 해석을 해야 됩니까? 문자원 변호사님.
◆ 문자원> 사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는데요. 일단 선생님들께서 더 이상 이런 교권 침해 사안을 그냥 묵과해서는 안 된다라는 생각이 있으셨을 수도 있고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학년에서 특히나 민원 건수가 늘었다는 건 악성 민원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고, 아직 교권에 대한 인식이 학부모나 학생에까지 충분히 확산되지는 않았다, 이렇게 보입니다.
◇ 황현희> 알겠습니다. 교육 당국에서 내놓은 이런 대책들이 실제로 현장에서 효과가 있는지가 개인적으로 좀 중요하다고 생각하겠는데요. 두 분은 어떻게 보십니까? 교권 침해나 교육 활동 위축을 방지하는 데 적절한 대응이 되고 있다라고 생각하시는지, 이경아 위원님께서 한 말씀 해주시죠.
◆ 이경아> 일부 효과가 있어야 하는데요. 아시다시피 현장의 선생님들 체감이 아직 충분치가 않습니다. 그래서 선생님들이 가장 어려워하시는 게 민원 접수 사실 그 자체보다도 갈등에 대한 두려움인데요. 사안이 커졌을 때 교사를 끝까지 보호해주는 책임 체계가 아직 약하다, 저는 그렇게 판단하고 있습니다.
◆ 천경호> 일단 민원에도 이제 그 정도가 있겠죠. 약하게 가볍게 처리할 수 있는 민원이 있고 협의를 통해서 처리할 수 있는 민원이 있고 절차적으로 불가능한 민원들이 있을 겁니다. 그런데 이제 제가 판단하기에는 학교에서 학교장이 자체적으로 종결할 수 있는 민원이 무엇인지 전혀 기준이 없어요. 또 하나는 학부모들 입장에서 학교에 민원을 요구할 때 이게 학교에서 수용 가능한 민원인지 아닌지를 판단할 수 있는 가이드가 없습니다. 그렇다 보니까 그런 혼란이 계속 학급 담임들에게 자꾸 전가되는 구조가 아닌가 싶어요. 그래서 해외에서는 그런 것들을 좀 데이터화시켜서 사전에 처리할 수 있는 안전망을 좀 갖추려는 노력들을 많이 하고 있더라고요. 우리나라에도 좀 그런 것들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 황현희> 학교에다가 이 정도까지는 이야기하셔도 되지만 이렇게까지 이야기하시면 안 됩니다라는 정확한 매뉴얼이 학부모들에게 전달이 되지는 않겠네요, 지금까지는. 그런데 이걸 매뉴얼화시켜서 학부모에게 예를 들어 가정통신문같이 이렇게 전달해 드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도 있겠네요. 아직까지 그렇게 하고 있지 않다라는 거죠.
◆ 천경호> 네,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라고 하는 것들은 전혀 가이드가 되어 있지 않죠. 예를 들면 저희가 요즘 AI가 많이 발달되어 있잖아요. 학교에서 서울시 교육청 발표에 따르면 학교에 연락하는 내용들의 약 60%가 출결과 관련된 사항들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렇다면 그거는 지침들이 간단히 정해져 있다 보니까 그 AI 데이터에 딱 입력을 시켜놓고 학부모들이 그런 상황에 대해서 요구를 하면 자동으로 학급 담임에게 이런 상황에 대해서 연락을 바로바로 줄 수 있게끔만 하면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않아도 되는 것들이 한 60% 이하로 줄어들 수 있거든요. 그런 시스템을 좀 만들 필요가 있지 않느냐라고 보는 거죠. 그리고 거기에 접속했을 때 아 이런 것들은 학교에 요구해도 되는지 안 되는지를 접속하면서 바로바로 가이드를 받을 수 있다면 학부모들 입장에서도 훨씬 더 편안하게 학교와 소통할 수 있고 학교 입장에서도 학부모들의 민원을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는 그런 안전망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황현희> 그런 가이드라인을 앱으로 만들어서 다운로드 받게 만든다거나 그런 방법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이 되어집니다. 이 교권보호국이란 기관이 관심을 받는 가운데 이경아 연구위원께서 교육활동보호국 설치를 제안하셨습니다. 이 제안의 출발점이 무엇이고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 기관인지, 또 드라마 속과의 차이점도 좀 설명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이경아> 제가 제안드린 교육활동보호국의 핵심은요, 선생님이 악성 민원, 아동학대 신고, 경찰 조사, 소송 이런 것들을 혼자 감당하지 않게 하자는 겁니다. 교육활동 보호를 개별 학교의 선이나 각 시도교육청의 역량에만 맡기지 말고 국가가 좀 공식적으로 책임지자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한 네 가지 정도의 역할을 저는 생각을 했었는데요. 첫 번째는 아까 천경호 선생님 말씀하신 대로 전국의 공통적인 기준을 만들자는 겁니다. 시도교육청마다 악성 민원이 뭔지 민원이 뭔지에 대한 정의도 달라요. 그래서 악성 민원이 뭔지, 악성 민원의 처리 절차를 어떻게 분류할지, 교사 개인한테 연락은 어디까지 제한할 수 있을지, 그리고 악성 민원이다 그러면 학교에서 어떻게 종결할 수 있을지, 그리고 또 중대 사안은 언제쯤 중대 사안이라고 판단하고 교육청이나 교육부가 직접 개입할 수 있을지, 이런 다양한 상황에 대해서 구체적인 대응 기준이 필요하고요. 두 번째는 워낙 지금 법적 대응이 많다 보니까 안 할 수가 없는 상황이에요. 그래서 이런 법률 대응을 좀 체계화하자라는 건데요. 선생님을 상대로 한 아동학대 신고 그리고 요즘 고소 고발, 그다음에 선생님 상대로 한 사이버 명예훼손, 그다음에 협박성 민원, 이런 복합적인 문제들에 대해서 선생님이 혼자 변호사를 찾아야 하는 구조예요. 그래서 그런 구조가 아니라 기관이 공식적으로 원스톱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세 번째는 현장지원 부분인데요. 교육지원청 단위에서 이제 사안이 발생하면 현장지원팀이 학교에 가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증거보전, 그다음에 피해 선생님을 보호하고, 학부모 면담도 하고, 그다음에 각종 위원회가 개최되거든요. 법적으로 이런 자료 준비도 피해 선생님이 하시는 게 아니라 그 대응팀이 할 수 있어야 된다고 봅니다. 마지막으로 회복 지원인데요. 이게 진짜 중요한데 학교 현장에서는 교권 침해 사안 발생했을 때 처분만 하고 끝나는 게 아니에요. 피해 선생님이 다시 안전하게 교실로 복귀하실 수 있게 해야되잖아요. 그래서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하고, 또 이미 이런 일이 학급에서 발생하게 되면 학급이 굉장히 어수선해져 있어요. 그래서 그 학급도 다시 일으켜 세워야 되고요. 그리고 또 어떤 경우에는 학생 상담, 그다음에 학부모님들 교육도 필요할 수 있고 학교 공동체 전체를 회복하고, 이런 일들이 필요한 경우가 있을 겁니다. 제가 제안한 드라마 속의 교권보호국과의 차이는 명확합니다. 드라마는 시원하게 강력한 응징을 하는데, 제가 제안드린 교육활동보호국은 법령과 절차에 따른 공적 지원 체계로 보시면 됩니다. 수사기관도 아니고요, 감사기관도 아니고요, 학교를 막 장악하는 그런 상급 기관도 아니고요, 교육 활동이 무너지지 않게 지원하는 행정 컨트롤타워라고 보시면 됩니다.
◇ 황현희> 명확하게 짚어주신 것 같아요. 가이드라인이 분명히 있어야 된다, 법률적으로 대응을 해줄 수 있어야 된다, 그리고 현장 지원해줘야 된다, 회복할 수 있게 도와줘야 된다, 선생님들을 위해서. 그런 지점들을 한번 다시 잘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까 컨트롤타워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말씀을 해주셨어요. 세 분 다 컨트롤타워의 필요성을 잘 말씀해 주셨고, 또 교사들 사이에서 교권 보호를 위한 기관이 추가로 생기는 건 또 교육부 있는데, 옥상옥이 될 수 있지 않아? 라고 이야기도 나올 수 있거든요. 실효성보다는 현장의 업무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 이런 우려도 나오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해야 될까요? 문자원 변호사님.
◆ 문자원> 실제로 많이 우려가 될 것 같습니다. 그런 행정적인 절차, 행정적인 보고에 그치는 그런 컨트롤타워가 아니라, 아까 이경아 위원님께서 말씀 주신 것처럼 교권보호국 자체에서 현장에 파견이 나와서 실제 현장 상황 민원을 대응할 수 있게끔 그렇게 꾸려진다면 이런 우려들은 조금 줄어들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역할들을 그쪽에 부여를 해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 이경아> 선생님들께서 옥상옥에 대한 우려 많이 하시는데 저도 충분히 이해가 되고요. 생기면 보고서 또 써야 되는 거 아니야, 위원회 또 생기는 거 아니야, 그렇게 많이 말씀들 하시고 걱정하고 계세요. 그런데 제가 제안한 교육활동보호국이 현장의 일을 당연히 덜어주는 그런 조직이 되어야 되고요. 그래서 제가 생각하는 원칙도 그 지점에 있습니다. 만약에 그렇게 작동하지 않으면 저라도 반대할 겁니다.
◇ 황현희> 천경호 선생님 어떻습니까? 제가 제 아들이 지금 초등학교 2학년이거든요. 저도 제 일이 바빠서 아무래도 아이에게 신경을 엄마가 더 많이 쓰긴 해요. 그래서 이런저런 얘기를 이제 학교 끝나고 아내랑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진짜 법률적인 문제로 초등학교 2학년인데 다툼을 벌이는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있다라고까지 이야기를 들었어요. 이런 일들이 많이 벌어지고 있는 걸 실제 목격하십니까?
◆ 천경호> 실제로 대부분 학교 안에서 친구들끼리 다투었을 때 이걸 학폭 사안으로 처리하려는 경우들이 되게 많죠. 학폭 사안은 대부분 변호사를 대동해서 처리하려고 하다 보니까 법적인 다툼으로 불거지는 사례도 대단히 많이 일어나고 있고요. 그런데 실제로 아이들 교육에 도움이 되느냐, 그건 아닌 거죠. 아이들이 당연히 미성숙하기 때문에 아무 의도 없이 타인에게 함부로 말하거나 행동하는 사례들이 많고, 그 미성숙을 다뤄주는 것이 사실은 교육기관이 해야 할 일인데, 그 교육기관이 해야 할 교육을 오히려 그런 사법적인 행위를 통해서 가로막게 되니까 아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하는 데는 오히려 장애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죠.
◇ 황현희> 제가 학교에 다닐 때는 그렇게 법으로까지 가려는 일은 별로 없었고 사람과 사람 간의 문제로 해결해 나갔던 것으로 생각이 되어지는데, 지금은 더 문제가 심각해져서 법으로까지 가는 것은 맞는 것인가? 라는 거에 대해 생각을 좀 해요. 어떻게 보십니까? 변호사님의 입장으로서.
◆ 문자원> 실제로 저도 학교폭력 같은 사건을 굉장히 많이 다루고 상담을 하는데, 이런 사안으로 학교폭력 신고를 진행을 하는 게 맞을까 하는 사안들이 실제로 굉장히 많습니다. 초등학교 저학년 친구들 사이에서 이제 바보야 돼지야 이렇게 놀렸다, 학교폭력이다, 이렇게 오시는 경우들도 있는데. 그러니까 우리가 어릴 때 생각하면 그냥 같이 간식 사 먹고 끝날 일인데, 지금은 학교폭력 신고를 하게 되는 원인이 뭘까 많이 생각을 해봤어요. 그런데 학교에 이거를 만약에 사안을 갈등을 중재해달라 이렇게 요청을 했을 때 선생님들이 굉장히 곤란한 상황이 많이 생긴다는 거죠. 지금까지 계속 말씀드렸던 그런 민원들, 그래서 결국은 그게 아동학대 신고로까지 이어지는 상황이 생기면 선생님들은 생활 지도를 할 수가 없습니다.
◇ 황현희> 결국 감정의 문제군요.
◆ 문자원> 맞습니다. 그래서 결국은 학교폭력 신고라는 이런 절차로 들어오게 되는 것 같고, 이 부분이 제일 좀 해결이 됐으면 좋겠다 하는 지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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