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간 불법행위 ‘헌금 권유’” 통일교 해산명령 최종 확정, 日 법원 설명은

김현지 기자 2026. 6. 24.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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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산 필요” 재판관 4명 전원일치...1심부터 3심까지 해산 인용
청산 절차 본격화...‘최대 수입처’ 일본 상황 한국본부 영향 전망

(시사저널=김현지 기자)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들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가평 통일교 시설과 관계자를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한 지난해 7월 가평 통일교 시설 천원궁 전경 ⓒ시사저널 임준선

일본 사법부가 통일교 해산명령을 최종 확정했다. 교단이 일본 신자들에게 약 50년 동안 헌금을 권유했고 앞으로도 불법행위를 저지를 우려가 크다는 게 이유다. 우리나라 대법원에 해당하는 일본 최고재판소는 지난 22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이처럼 결정했다. 민법상 불법행위를 근거로 종교법인 해산이 확정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은 통일교 최대 수입처로 알려진 만큼, 이번 결정이 한국 통일교 본부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도 헌금수치 목표 강제할 우려"

시사저널이 23일 확보한 결정문을 보면, 일본 최고재판소 제3소법정 재판관 4명은 통일교(현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가 제기한 종교법인 해산명령에 대한 특별항고를 전날 만장일치 의견으로 기각했다. 1심(도쿄지방재판소)과 2심(도쿄고등재판소) 재판부가 내린 해산 명령이 타당하다는 것이다. 통일교 고액 헌금 문제는 지난 2022년 7월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피살 사건을 계기로 알려졌다. 범인은 모친이 통일교에 과도하게 기부해 가정이 파탄났고, 이 때문에 교단과 관련한 정치인을 노렸다고 했다. 그러자 일본 문부과학성은 2023년 통일교 해산명령을 청구했다.

일본 최고재판소는 결정문에서 원심 판단을 토대로 "항고인(통일교)의 신자들은 1973년부터 2022년까지 장기간에 걸쳐 불법행위에 해당하는 헌금 권유행위를 지속적으로 하는 등 다수인에게 극히 거액의 재산적 또는 정신적 손해를 끼쳤다"며 "이러한 불법행위는 항고인이 일본 신자들이 무리를 해서라도 세계 각국을 위해 경제적 원조를 해야 한다는 항고인의 창시자 등 방침에 입각한 것"이라고 명시했다. 또 "신자들에게 사회통념상 상당한 범위를 벗어난 방법 등으로 달성할 수 없는 수치 목표를 정해 헌금 권유를 요구하는 등 항고인의 조직적 관여하에 이뤄진 것"이라고 했다.

문제는 과거의 행위뿐만이 아니다. 결정문에는 "(교단이 향후 신자들에게) 사회통념상 상당한 범위를 벗어난 방법 등에 의한 권유로는 달성할 수 없는 수치 목표를 정해 헌금 권유를 하도록 요구할 우려가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통일교 측이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실효성 있는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헌금 강요 문제가 향후에도 불거질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교단은 과거부터 헌금 문제가 불거지자 2009년 법률 준수를 위한 선언(컴플라이언스 선언)을 했다. 그런데도 아베 전 총리 피살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종교·결사 자유 등 통일교 주장 모두 배척

이에 대해 재판부는 "현저히 공공복지를 해친다고 명백히 인정되는 행위"라고 했다. 그러면서 "달리 실효성 있는 수단이 없다"며 해산명령을 재확인했다. 종교법인법은 법령을 위반하고 현저히 공공복리를 해친다고 명백히 인정되는 행위의 경우 법원이 종교법인 해산을 명령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해산명령이 종교·결사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통일교의 위헌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아울러 재판부는 구두변론 없이 진행된 절차가 재판받을 권리 및 공개재판 원칙에 위배된다는 통일교 측 주장도 배척했다. 최고재판소는 결정문에서 "종교법인 해산명령의 법적 효과는 '법인격의 상실'에 그친다"며 "신자들의 종교 활동 자체를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효과는 없다"고 설명했다.

윤석열 정권과의 정교유착 국정농단 의혹을 받는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지난해 9월22일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대기 장소인 서울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시사저널 이종현

일본에서 종교법인 해산 결정이 나온 건 이번이 세 번째다. 지난 1995년 지하철 화학가스 테러를 저지른 옴진리교, 2002년 고액 헌금 사기 사건을 저지른 묘카쿠지 전례가 있다. 그러나 민법상 불법행위를 해산 근거로 삼은 결정은 통일교의 경우가 처음이다.

앞으로 통일교 청산 절차는 본격화할 전망이다. 해산명령은 2심 직후인 지난 3월부터 효력이 발생한 상태였다. 법원이 선임한 청산인 이토 히사시 변호사는 당시 전국 교단 시설 400여 곳의 주요 장부를 확보하고 예금계좌 거래를 정지한 바 있다. 일본 통일교 측은 최고재판소 결정에 대해 "고등재판소 결정의 문제점을 호소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매우 유감이다"라고 밝혔다.

한국 본부에 미칠 파장도 적잖다. 일본은 전 세계에서 통일교 신자 수가 가장 많은 나라이자 교단 수입의 최대 공급처다. 실제로 일본 법원은 통일교의 일본 헌금 수입이 2006~22년 매년 400억~500억 엔대였다고 판단했다. 수입의 97% 이상은 신자들의 헌금이다. 아베 전 총리 피살 사건 이후 일본 헌금은 급감했지만, 수입이 완전히 끊기면 한국 본부의 재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시사저널 4월4일자 기사 참조). 현재 한학자 총재는 불법 정치자금 제공·횡령 등 혐의로 1심 재판을 받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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