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선진국 벽 못 넘었다..."33년째 제자리 걸음"

한국 증시의 오랜 염원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이 또 다시 실패했가.
MSCI는 23일(현지시간) 공개한 ‘2026년 연례 시장 분류 검토’를 통해 한국 증시의 선진국지수 관찰대상국 편입을 보류했다고 밝혔다.
불발 사유로는 외환시장 접근성을 지목했다. MSCI는 “오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한국의 시장당국이 발표한 조치들을 인정한다”면서도 “투자자들은 근본적인 문제들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반응을 보였다”라고 했다.
원화는 역외에서 실물 인도(delivery)가 불가능하다고도 지적했다. 원화는 한국 밖 국제 외환시장에서 실물을 주고받으며 결제할 수 없는 통화라는 의미다.
MSCI는 역내 외환시장에서 원화 거래시간이 야간으로 연장되긴 했지만, 유동성이 부족해 인덱스펀드 운용사들의 외환 운용 유연성이 여전히 제약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3월 이후 재개된 공매도 제도에 대해서도 시장 참가자들이 새롭게 도입된 시장감시규정 체계하에서 상당한 운영상 부담에 직면해 있다고 꼬집었다.
MSCI는 “잠재적 시장 재분류에 대한 협의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제기된 모든 문제가 해결되고, 개혁이 완전히 시행되며, 시장 참가자들이 변화의 지속적인 효과를 충분히 평가할 만한 충분한 시간을 가져야 한다”라고 했다.
MSCI 지수는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가 주관하는 글로벌 주가지수다. 주식 시장에선 세계 각국 증시의 순위표로 인식된다.
전 세계 펀드매니저와 기관 투자자는 이 MSCI를 참고해 각 나라에 배분할 투자금을 설정한다. 이렇게 움직이는 자금만 전 세계 2경 원으로 추산된다.
MSCI는 각 나라 증시를 선진국, 신흥국, 프런티어로 구분한다. 한국은 신흥국에 편입돼 있다. 선진국 지수에 편입된다는 건 경제 규모가 크고 주식 시장이 안정적이라는 뜻이다.
선진국 지수에 편입된 나라에 대한 전 세계 투자자들의 투자 비중이 상대적으로 커 한국이 MSCI 선진국 지수에 편입되면 현재보다 더 많은 외국인 자금이 들어오게 된다.
특히 미국 증시가 출렁이면 외국인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한국 증시의 취약성도 일부 극복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 증시는 1992년 신흥국 지수 편입 이후 33년간 제자리걸음이다. 2008년부터 본격적인 선진국 지수로 승격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수포로 돌아갔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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